영국아카데미상 수상 윤여정, 미국 아카데미상만 남았다

아시아인 최초로 여우조연상 영광

김동수 기자

kim6852@hanmail.net | 2021-04-12 09:15:59

배우 윤여정(74)이 미국 아카데미 수상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윤여정은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기준, 현지시간 11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ritish Academy Film Awards)에서 영화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 역할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지난해 '기생충'이 같은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배우로서는 한국 및 아시아 최초 수상이다.

 



이날 윤여정은 수상 직후 "안녕하세요 영국, 나는 한국 배우 윤여정이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후보에 올라 매우 영광이다, 아니 이제 후보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에든버러 공작(필립공)의 별세에 애도의 마음을 보낸다"라며 조의를 표했다.

이어진 윤여정의 소감은 시상식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윤여정은 "이번 시상식에는 특별히 고맙다, 고상한(체 하는, Snobbish) 영국 사람들이 나를 좋은 배우로 알아봐줬기 때문"이라며 "매우 행복하다, 내게 투표를 해준 이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특유의 익살스럽고 솔직한 성격이 소감에서도 드러났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 당시 진행자인 더멋 오리어리는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객석에선 폭소가 터졌다. 

앞서 윤여정은 최근 열린 미국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 시상식에서도 진솔하면서도 인상적인 소감으로 한 미국 매체가 선정한 최고의 소감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나리'의 스타 윤여정이 BAFTA 수상 소감에서 영국인들을 '고상한 체 한다'(Snobbish)고 부르는 농담을 했다"며 소감과 관련된 윤여정과의 짧은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윤여정은 버라이어티에 그와 같은 발언을 한 이유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영국에 자주 방문했고, 10년 전에는 배우로서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펠로우십 과정을 이수했다, 어쩐지 영국은 모든 것이 고상한 체 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쁜 쪽으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매우 긴 역사를 갖고 있고, 그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나는 사람들이 무척 고상한 체를 한다고 느꼈고, 그것이 나의 정직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윤여정은 이 자리에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이에 그는 "나는 오스카나 BAFTA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 한국에서 나는 오랫동안 이쪽 업계에 몸을 담았고, 국내에서는 유명하지만 세계적으로 그렇진 않다"며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묻지 말라"고 다시 한 번 위트를 발휘했다.

한편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 BAFTA)가 주관하는 영국의 영화 관련 최대 시상식이다.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우리나라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하고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영화 '미나리'가 감독상과 남우조연상(앨런 김), 여우조연상(윤여정), 외국어영화상, 음악상, 캐스팅상까지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에는 윤여정만이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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