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뻥] '라쇼몽' 진실, 너 도대체 어딨니?

서 기찬

kcsuh63@hanstar.net | 2014-08-31 23: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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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쇼몽( 羅生門, 1950, 감독: 구로자와 아키라 )’

네이버 사전에서 ‘진실’을 찾아 봤습니다.
1.거짓이 없는 사실.
2.마음에 거짓이 없이 순수하고 바름.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 ‘사실’과 ‘진실’에 대해서는 '사실(事實)’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뜻하는 말이고, '진실(眞實)'은 ‘거짓이 없는 사실'을 뜻하는 말입니다.

진실이 ‘거짓이 없는 사실’이라면 사실 중에서 거짓인 것도 있다는 말이지요?

12세기 일본, 전쟁으로 피폐해진 헤이안조 시대입니다. 폭풍우 치는 날 세 사람의 여행자(승려와 나무꾼, 평민처럼 보이는 행인)가 쓰러져 가는 라쇼몽 밑에서 한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숲 속에서 한 무사가 살해되고 그의 아내가 산적에게 강간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세 사람은 살인사건을 회상합니다. 나무꾼은 법정에서 무사의 아내, 살인 강간 혐의로 잡혀온 산적, 무당을 통해 증언하는 죽은 무사의 혼령과 함께 살인사건에 대해 증언합니다.

먼저 산적의 자백입니다. 숲길을 가다가 무사의 아내를 본 후 한 눈에 반해 그녀를 탐했는데, 그녀 역시 기꺼이 그를 받아들였고, 그런 다음 그녀의 사무라이(무사) 남편을 풀어주고 결투를 하다가 그 남편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무사의 아내 말은 좀 다릅니다. 그녀는 산적에게 강간과 치욕을 당했고, 그러자 남편까지 자신을 내쳐 그 분노로 인한 발작 상태에서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고 합니다.
죽은 무사는 혼령을 통해 증언합니다. 자신이 죽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리고 아내 말에는 반박합니다. 아내가 산적 못지않은 욕정을 보이면서 산적에게 자신을 죽이라고 요구했다고 말합니다. 살인을 해서 얻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 산적은 달아나고 아내 역시 달아나 버려 혼자 남은 자기는 자살을 했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살인범은 누구인가?’라는 미스터리 모티브로 시작하지만, 그것은 영화의 스토리를 끌고 가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사건은 분명 하나인데 관련된 사람에 따라 자기 중심적 입장에서 서로 다르게 증언합니다. 여기에 바로 영화의 주제인 인간의 이기주의와 진실의 상대성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감독(구로자와 아키라)은 각색 과정에서 원작에 나타난 허무주의적이고 인간에 대해 냉소적인 관점을 휴머니즘으로 변화시키고자 후반부에 원작에도 없는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인간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보여주려 합니다.

참, ‘라쇼몽’의 원작은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라쇼몽>(1915년)과 <숲속에서>(1921년) 두 편을 묶어 각색한 작품입니다

휴머니즘, 인간에 대한 탐구와 따뜻한 애정은 구로자와 영화 전반에 나타나는 주제입니다. 그는 카메라로 태양을 직접 찍는 것을 금하던 당시의 틀을 깨고 숲 사이로 비친 해를 과감히 찍음으로서 조명의 새로운 미학적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몽타주의 적절한 사용, 정교한 카메라 움직임, 서양음악을 재해석한 음악과 음향 효과의 적절한 사용 등으로 영화 미학을 한 단계 발전시켰습니다.
‘라쇼몽’은 당대 일본 영화의 대가들인 오즈 야스지로나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들과 비교해 서구적 스타일 영화로 자주 언급됩니다. 물론 카메라 움직임이나 복합적인 스토리 구성, 음악 등에서 서구적 영향이 많이 나타나긴 합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숨어있는 일본적인 구도나 이미지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재판관을 생략한 채 증언자들만 보여주면서 그들을 양식화된 화면 구도로 잡아내는 법정 장면이나 일부 정적인 분위기들은 매우 일본적입니다. 구로자와 감독에게는 서구적 기법을 자신의 일본적 이미지 속에 융화시키는 재주가 있습니다. 요즘 말로 ‘통섭’일수도 있고요. 그는 또 ‘단순화는 현대 예술의 중요한 미학적 테크닉의 하나’라고 주장하면서 최소한의 등장인물(엑스트라 포함 9명)과 단 몇 군데의 공간(라쇼몽, 법정, 숲 속, 강 가)만으로 경제적인 화면을 만들어 냈습니다. 마치 연극처럼.

영화 ‘라쇼몽’은 195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최우수 필름, 즉 최우수작품상 격입니다.)을 받습니다. 이후 일본영화가 국제무대에 평가를 받게 됩니다. 미조구치 겐지, 기누가사 데이노스케 등이 잇달아 세계 영화제를 석권하면서 패전으로 실의에 빠져있던 일본인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지요.
제작하고 개봉 당시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라쇼몽’이 서양 영화 평론가들에게 높이 평가 받은 이유는 색다른 동양 문화이기도 했지만 보편적인 주제의식과 영화적인 아름다움(미학)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1982년 베니스영화제는 영화 ‘라쇼몽’을 역대 대상(황금사자상) 수상작 중 최고 작품으로 선정합니다. 자존심 세고 동양 문화를 깔보던 서양 평론가들이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걸작에 대한 예의지요. 주제의식의 강렬함과 뛰어난 형식미로 인해 영화는 아직까지 영화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교과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작품 감상의 포인트는 여러 가지 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살인 사건의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각 인물마다 왜 진술이 모두 다른지 그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진실, 또는 사실은 하나일지라도 얼마든지 사람마다 그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전달하고 해석하는 데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세상의 원리를 이야기합니다. 더불어 특히 사람의 이기심이 이 진실을 왜곡하게 만들 수 도 있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발 신문, 방송에 난 기사를 100% 믿지 마세요. 적어도 관점과 논조가 서로 다른 서너 개의 기사를 정독하고 분석하고 비교하셔서 판단하셔야 합니다.
뉴스 편식, 음식 편식보다 더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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