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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는 계절을 밀어내고 어느새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은 참으로 묘한 계절이다.
더위에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금 떠올려주고, 그리워하고, 수줍게 용기 내어 찾게 만든다. 가을이 주는 서늘함은 아이러니하게도 빈 가슴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일말의 작은 기대감이 선물처럼 기다리는 계절... 그래서 난 가을이 좋다.
아무런 약속도 없이 무작정 찾아간 극장, 그 곳에서 만난 영화 은 이 계절이 내게 준 첫 번째 선물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두 번째 선물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바로 '희망'이라는 두 글자가 삶에서 삭제되었을 때 되다.
홀로 된 사람들, 상처뿐인 영혼들... 그들에게 있어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는 그다지 행복한 곳이 아니다. 한 때 잘 나가던 음악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은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고,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다른 여자와 바람난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에게서 이별통보를 받는다. 일에 대한 열정, 믿었던 사랑이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져버린 그들에게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 그것은 기적처럼 부활한다.
슬픔의 심연 속에 곤두박질 쳐버린 그레타의 노래, 그것은 루저로 전락해버린 댄에게 강렬한 음악적 영감을 준다. 마침내 댄의 음반제작 제안을 받아들인 그레타, 이 두 사람은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것들을 가능으로 바꾸어놓는다.
스튜디오도, 좋은 장비도 없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사람들, 그들의 연주와 그레타의 노래, 댄의 연출... 이 모든 것들은 뉴욕을 뜨겁게 달궈놓는다.
도심의 뒷골목,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 공원, 지하철역... 발길 닿는 공간 모두가 그들을 위한 곳이다. 사람과 음악으로 치유되어 가는 상처들, 하지만 그레타는 데이브를 잊지 못하고 그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긴다. 그녀의 마음을 오롯이 담은 노래를......
“난 바보처럼 사랑했죠”
음악은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이들의 인생에 참으로 많은 것을 선물해준다.
댄에게 다시금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고, 서먹서먹하기만 했던 딸과 아내의 외도로 인해 굳게 닫혀 버린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며 그들과 관계 회복을 가능케 하고, 변심했던 데이브가 그레타의 노래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으로 가득한 그녀는 이들과의 관계 속에 억매이지 않은 채, 사랑과 일 모두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음악으로 인해 얻은 치유법, 어쩌면 그것은 그녀가 택한 최고의 해피엔딩일지도 모른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도 음악이 남겨준 여운으로 인해 자리에서 쉽사리 일어설 수 없었다.
7년 전, 단지 음악 하나만으로 황홀했던 영화 의 존 카니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은 그가 앞으로 '음악영화' 장르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다시 힘을 얻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소재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 내러티브의 구성 역시 느슨하다. 하지만 이것이 음악과 더해지면서 관객에게 따뜻한 정서를 안겨준다.
영화의 첫 곡인 'A Step You Can't Take Back'은 그레타와 댄의 인생을 바꿔주고, 'Like a Fool'은 그레타를 떠난 데이브의 마음을 돌려놓는다. 또 데이브가 마지막에 부르는 주제곡 'Lost Stars'는 그녀에 대한 진심을 전한다. 이렇듯 영화 내내 흐르는 다양한 곡들은 작품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각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전해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그래서 이 노래들은 어떤 한마디의 명대사보다 더 진폭이 크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는 이 영화에서 관객의 시선을 붙잡아두는 가장 큰 힘이 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은 내러티브의 허점을 가득 채워주고도 남는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에필로그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레타의 홀로서기가 보다 더 완벽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고 존 카니 감독은 갑자기 의 수다쟁이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차라리 처음 시작부터 그랬듯 음악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시각예술인 영화를 청각예술화 시킨 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하다. 귀로 듣는 영화이기에 여백을 두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블록버스터 급 대작들 틈에서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무한 사랑을 받고 있는 다양성 영화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마치 고도의 기술로 무장된 디지털 과잉시대에 순수한 날것인 아날로그를 경험한 느낌이랄까?
아참, 이 글을 쓰다 보니 이 계절이 내게 줄 두 번째 선물은 어떤 것일지 기대된다.
그것이 그레타처럼 성공적인 “다시 시작하기” 라면 좋을 것 같다.
지금 잠자고 있는 것들, 잊고 있는 것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다시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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