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우리 영화 걸작 ‘카인의 후예’ 강추

서 기찬

kcsuh63@hanstar.net | 2015-02-13 17:11:53

[주말TV영화]

“모든 일은 마음먹기 탓, 굳게 닫힌 마음에서 활짝 열린 마음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새로운 눈은 열리지 않는다”
법정스님의 말씀입니다. 글로 표현하고 말로 하기엔 참 쉽지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머리에서 생각한 일이 가슴까지 가기가 참 멀기만 합니다. 가슴에서 느낀 마음을 두 발로 옮기기엔 더욱 멀지요. 그래도 이번 주말엔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두 발로 옮겨가는 훈련을 해보시지요.



▲금요일(13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 1974, 감독: 존 길러민, 어윈 앨런)’입니다.
138층의 초고층 건물 개장일에 화재가 발생합니다.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설계안대로 하지 않고 규격미달의 전선을 사용한 것이 화근. 화재신고를 받은 건물주는 화재가 발생한 순간까지 파티를 강행하며 손님들을 안심시키지만 이미 화재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글래스 타워를 집어삼킵니다. 열기에 노출된 콘크리트 내벽은 폭발하고, 화재진압을 위해 투입된 소방대원들은 동료들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하면서도 화마 속으로 전진합니다.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재앙은 수많은 희생자로 그 대가를 치르게 현실을 마치 예언처럼 보여주는 작품. 폐쇄된 공간에서 죽음이 임박한 순간에 여러 인간들이 보여주는 욕심과 탐욕, 이기심, 그리고 영웅적인 희생정신을 긴박감 있게 다룬 재난영화의 수작입니다. ‘포세이돈 어드벤쳐(The Poseidon Adventure, 1972)’와 함께. 폴 뉴먼, 스티브 맥퀸, 페이 더너웨이 주연.



▲ 토요일(14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에선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 2006, 감독: 낸시 마이어스)’가 안방을 찾아갑니다.
할리우드의 영화 예고편 제작사 사장 아만다는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운 애인을 집에서 쫓아낸 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연말 휴가를 계획합니다. 런던 인근 서리 주의 고풍스런 오두막집에 사는 신문사 기자 아이리스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둔 종무식에서 3년간 속을 끓이게 했던 직장 동료의 약혼 발표를 듣습니다. 거주지 교환 사이트를 검색하던 아만다는 아이리스의 집을 발견하고 두 사람은 서로 집을 바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기로 합니다. 180도로 변화된 환경 속에서 아만다는 아이리스의 오빠 그레엄을, 아이리스는 아만다 전 애인의 친구 마일즈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찾아갑니다.

집을 바꾸는 것만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로맨틱 홀리데이’는 이런 간단한 질문을 유쾌하고 세심하게 풀어가며 ‘그럴 수 있다’고 답합니다. 두 여성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이전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찾아가고 진정한 사랑을 찾습니다. 영화 도입부에서 아이리스는 ‘여정은 연인의 만남으로 끝을 맺는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합니다. 사랑에서 아픔을 겪은 두 여성이 크리스마스에서 연말로 이어지는 긴 연휴를 새로운 장소에서 보내며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집니다. 카메론 디아즈, 주드 로, 케이트 윈슬렛, 잭 블랙 주연.



▲ 일요일(15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준비한 작품은 ‘네 번째 의정서(The Fourth Protocol, 1987, 감독: 존 맥켄지)’입니다.
서구와 동구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소련과 영국이 서로를 견제하고자 벌이는 숨 막히는 첩보전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서도, 선악이 언제나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악당들에게도 인간적인 면모는 있으며, 아군이라고 해서 모두가 선량하거나 옳은 길만 택하지는 않습니다. 영국의 동맹국이지만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영국 시민들의 항의를 받습니다. 영화 ‘네 번째 의정서’는 정치 스릴러이자 동시에 그 시대의 시대상과 캐릭터의 깊이가 살아 있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각광받은 <자칼의 날> 원작자이자 정치 스릴러의 대가 프레데릭 포사이드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냉정한 소련 첩보원 역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과 분량은 적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조안나 캐시디, 그리고 능글맞지만 열성적인 영국 첩보원 프레스턴 역을 맡은 마이클 케인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서 고른 작품은 ‘카인의 후예(1968, 감독: 유현목)’입니다.
‘한국영화사상 빛나는 최고의 수상영화!’ ‘한국영화의 차원을 높인 경악의 명화!’
1968년 개봉 당시 홍보카피입니다.
해방의 기쁨이 가시기 전에 곧이어 몰아닥친 이념의 격동기 속에서 북한은 토지 개혁과 김일성 독재 정권 수립을 위해 온갖 만행을 자행합니다. 이러한 해방 직후의 북한 실정을 묘사한 반공 작품.
황순원의 장편소설을 유현목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긴 문예영화로 탄탄한 연출력과 시각적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김진규, 문희, 박노식, 장동희, 최봉 등 그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빛나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 장동휘의 교조주의적 연기와 김진규의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 기회주의자 박노식의 연기가 특히 압권이지요. 배우 문희는 윤정희, 남정임과 더불어 60년대 ‘스크린의 여배우 트로이카’였지요. 참 예쁩니다. 제가 다녔던 신문사 대표의 어머니시지요. 여전히 곱고 단아하신 모습입니다.
흑백 시네마스코프의 유려한 촬영은 영화의 또 하나 볼거리. 멀리서 풍경을 잡은 롱 숏으로 척박한 자연의 모습을 통해 그 당시의 사회현실을 반영합니다. 이미지 또는 기호학적 상징으로 때로는 풍요한 서정적 장면 속에서 비극적 정서를 대비시켜 영화의 드라마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연출 스타일도 돋보입니다.

▲ obs 주말 영화도 미리 보겠습니다.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익스펜더블 2(The Expendables II, 2012, 감독: 사이먼 웨스트)’를 방송합니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된 일명 ‘살인 병기’용병들 이야기 ‘익스펜더블(2010)’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실베스타 스탤론, 제이슨 스타뎀, 브루스 윌리스, 아놀드 슈왈제네거, 이연걸 등 액션 스타들이 대거 나오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B급 킬링 타임용 액션 스릴러입니다.

- 일욜 obs시네마(밤 10:10)에선 ‘옹박-무에타이의 후예(Ong-Bak, Muay Thai Warrior, 2003, 감독: 프라찬 핀카엡)’을 방송합니다. 컴퓨터그래픽은 사양합니다. 스턴트맨도 필요없습니다. 100% 리얼 액션을 추구하는 액션물입니다.'팅'(토니 쟈)은 승려 '프라 크루'에 의해 농푸라두 사원에서 자란 고아.'프라크루 스님'은 '팅'에게 고대 무에타이 무술을 훈련시키면서 절대 다른 사람을 해치는 데 무술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스승으로부터 강도 높은 무에타이 훈련을 받아 최고의 격투사가 된 '팅'은 살아가면서 선의 길을 따르기로 합니다. 하지만, 마을의 수호신인 옹박 불상의 머리가 도난 당하자 마을을 대표해 이를 찾아 나서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배운 무에타이로 혈투를 벌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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