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호
artist81@hanstar.net | 2015-02-22 05:42:42
'흐름타면 아무도 못 막는다'
진혼은 연기자 선수 위주로 구성된 팀이다. 한스타 연예인 농구대잔치가 개막되기 전 참가 7개 팀 중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팀 평균신장 186.4cm로 높이도 높이지만 선수들 개개인이 고른 개인기를 '장착'하고 있어 당연한 전망이었다. 하지만 진혼은 1월 15일 개막전에서 이름 값을 못하며 레인보우 스타즈에게 45-55로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전문가의 예상이 빗나갔다.
격렬하고 파워풀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진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경기 내내 답답함을 드러냈다. 과도한 긴장감 탓에 슛과 패스 모두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조직력 부재였다. 신성록은 “서로 바쁜 일정 탓에 대회 전 제대로 호흡을 맞춰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표를 맡고 있는 권성민은 “준비없이 나오다보니 너무 긴장했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혼자 이끌다시피한 이상윤은 10득점 6리바운드의 좋은 활약에도 표정이 어두울 수 밖에 없었다.
첫 경기에서 고개를 숙였던 진혼은 21일 아띠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 ‘장신군단’의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45-39로 승리했다. 그 중심에는 14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한 에이스 신성록의 부활이 있었다. 신성록은 실패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하는 등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첫 경기의 부진을 씻어냈다. 신성록은 경기 후 “지난 경기보다 훨씬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내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진 못했다”며 아쉬워 했다. 첫 경기에서 홀로 분전했던 이상윤도 11득점 8리바운드로 변함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3라운드는 프로-실업 여자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우먼 프레스와 경기를 가졌다. 진혼은 조직력과 외곽포를 내세운 우먼 프레스에 32-41로 끌려가며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개막전 패배를 교훈 삼은 듯 침착한 모습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상윤은 “전반을 마치고 팀원들이 작전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눴다. 뒤쳐져 있어도 조급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쿼터에 16점을 쏟아 부은 박광재의 활약으로 반격의 기틀을 마련한 진혼은 블로킹 등 탄탄한 수비를 겸비하며 56-52로 근소하게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4쿼터는 진혼의 페이스였다.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진혼의 전력이 이제야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고전했던 전반과는 달리 답답한 공격력도 제자리를 찾았다.
3쿼터에 박광재가 있었다면 4쿼터는 이상윤이 빵빵 터졌다. 이상윤은 4쿼터에만 3점포 1개를 포함 11득점을 쏟아 부었다.
결국 높이와 힘을 이용한 진혼이 우먼 프레스에 75-63. 12점차 승리를 따냈다.
이상윤은 19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권성민은 위기 때마다 경기를 조율하며 넓은 시야를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찬스를 살려주며 13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여욱환도 7득점 6리바운드와 3개의 도움과 가로채기를 기록하며 큰 몫을 해냈다.
핸드볼 레전드 최현호가 8득점 6리바운드. 센터 진광운이 10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팀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진혼은 11일 더홀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 53-48로 승리하며 3연승을 이어갔다. 지난 경기와는 달리 공격보다 수비를 앞세운 진혼은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더홀의 수비에 고전했다. 38-37 한점 차로 리드로 3쿼터를 마친 진혼은 안심할 수 없었다.
4쿼터 종료 1분 50초전. 뒷심을 발휘한 진혼의 신성록과 최현호가 연이어 득점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6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더홀이 끈질긴 추격 전을 펼쳤으나 진혼의 높이를 뛰어넘기엔 다소 어려웠다.
이 날 신성록은 20득점을 기록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입증했다. 권성민과 최현호도 8득점씩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진혼은 높이와 파워풀함을 내세워 여전히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팀 전원이 뛰어난 기량을 지닌 것은 당연한 강점이다. 다소 아쉬운 부분인 조직력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진혼은 5라운드 까지 치러진 경기 중 최고 높은 점수(75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득점할 수 있는 능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네 경기의 평균득점 편차가 무려 14점이다. 나머지 6개의 팀의 평균득점 편차는 7.4점이다. 이는 기복이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좋은 경기를 위해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밸런스를 갖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우먼 프레스를 제외한 5개의 팀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는 33개이다. 평균 신장이 가장 큰 진혼이 경기당 평균 30.25개의 가장 적은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진혼은 자타공인 강력한 우승 후보다. 또한 최근 3연승으로 흐름이 좋다. 흐름에 강한 진혼이 약점들을 조금씩 보완한다면 한스타 연예인 농구대잔치의 초대 우승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