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기찬
kcsuh63@hanstar.net | 2015-04-24 20:31:27
[광명아줌마, 다육식물에 빠지다] (5)다육이의 겨울나기
지난 주말에도 부슬부슬 비가 왔다.
비가 영원히 올 듯했지만 지금은 말짱하게 갠 하늘ㅎㅎ.
알 수 없는 것이 날씨인듯하다. 다육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날씨에 민감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핸드폰으로 오늘의 날씨나 주간 날씨를 검색하고 하루를 시작한다.생각하기 싫은 여름 나기는 지난 글에서 알아 봤고 행복한 가을은 봄과 함께 슬쩍 넘어 갔으니 이번에는 좀 많이 이른 감이 있지만 다육이의 겨울 나기를 알아보자.
다육이의 겨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다만 약간 지루할 뿐이다.
걸이대에서 노숙하던 다육이들을 실내로 들이는 시기는 대부분 첫 서리가 내리기 바로 전이라고들 한다. 11월이 깊어 지면 일기예보에 더 민감해진다. 지역마다 첫 서리 내리는 시기가 다르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언제쯤 서리가 내리는지 주목하게 된다. 첫 서리가 내린다는 예보가 내려지면 걸이대에 나가 있던 다육이들을 안으로 들여야 한다.
우선 베란다에 온도계를 설치하고 준비해둔 선반(대략 2~3단)은 베란다 벽에서 10여cm 떨어진 곳에 배치해둔다. 물론 해가 잘, 그리고 많이 들어오는 쪽으로.추위에 약한 (잎이 얇거나 털이 있거나 색이 맑은 아이 등) 다육이들은 선반의 위쪽으로 추위에 비교적 강한 (잎이 두툼하거나 백분 입은 아이 등) 다육이들은 선반의 아래쪽으로 앉혀준다. 이렇게 배치하는 이유는 찬 공기는 아래로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대류현상).
베란다 온도가 영하2~3°C이하로 떨어지지 않는한 겨울 동안 그대로 두면되는데 만약 아파트가 오래되 베란다 틈으로 찬 공기가 들어오는 곳이라면 틈 사이를 문풍지나 스티로폼으로 막아 주어야 한다. 많이 추운 날 밤에는 신문지나 뽁뽁이 비닐등으로 덮어 주고 베란다로 통하는 거실 문을 살짝열어 둔다(대류현상). 그래도 걱정이 될 땐 다육이들의 고향인 사막의 일교차가 심하고 고약한 날씨를 떠올려 보면 안심이 된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물주는 시기는 첫 서리 내리기 전 다육이들을 베란다로 들여 예방 차원으로 균제를 탄 물을 흠뻑 준다. 그리고 겨우내 굶기거나, 잎이 심하게 쭈글 거릴 때 아주 소량의 물을 주는 정도로 끝낸다. 겨울철 실내 다육이들은 왜 물을 아껴야 하고 균제를 주어야 할까? 우선 물을 아끼는 이유는 대부분의 다육이들이 겨울철에는 성장을 멈추기도 하지만 추위를 피해 실내로 들인 다육이들을 웃자라지 않게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겨울철 관리에서 또 한가지 문제는 통풍이 어렵다는 것이다. 통풍이 안되면 곰팡이 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그래서 균제를 예방 차원으로 주는것이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육이는 다육질의 잎을갖고 있고 척박한 토양과 건조한 기후에 강하다는 것이다. 겨울이지만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낮에는 베란다 창문을 살짝 열어 통풍을 시키기도 하고, 잠깐씩이지만 걸이대에 내 놓기도 한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어느덧 봄이 찾아 온다.
아직은 여름도 겨울도 먼나라 이야기, 다육이가 살찌는 향긋한 봄을 온몸으로 느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4월 오후에....
글쓴이: 백 시 현
- 선화예중,선화예고 졸업
- 이화여대 동양화과 졸업
- 현재 광명서 '백시현 미술학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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