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기찬
kcsuh63@hanstar.net | 2015-06-25 13:00:55
6월 마지막 주말 안방극장 영화 소개합니다.^^
존 스타인벡의 동명 소설 후반부를 영화화한 작품이지요. 스타인벡은 성경의 창세기전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써서 아담 트래스크와 그의 두 아들 아론과 칼의 관계를 그렸습니다. 신의 총애를 독차지하는 동생 아벨을 너무나 질투한 나머지 죽이고 마는 카인의 내적 갈등을 심리학적으로는 ‘카인 콤플렉스’라고 하는데,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다가 좌절하자 급기야는 형을 사지로 내모는 칼 트래스크의 심리가 카인 콤플렉스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 입니다. 비뚤어지고 치우친 부성애와 그로 인한 형제간의 증오와 갈등이 이 작품을 끌어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에덴의 동쪽’에서 ‘동쪽’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고 신의 분노를 사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다는 동쪽 땅을 가리키는 말로 구약성서의 창세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 이후 인간이 사는 곳은 모두 ‘에덴의 동쪽’이며, 아담에게는 카인과 아벨 두 아들이 있었는데, 신이 아벨만을 편애한다고 느낀 카인이 질투심에 못 이겨 동생 아벨을 죽였다고 하여 인간은 모두 카인의 후예로 불립니다. 이 작품은 구약에서 아담의 총애를 받은 아벨을 시기한 카인의 살인을 테마로 1차 대전 중의 캘리포니아로 무대로 옮겨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즉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받고 싶은 인간의 영원불멸의 욕망’이라고 할까요.
스타인벡의 고향이자 원작의 배경이 되는 캘리포니아 주, 살리나스 계곡의 아름다운 농지와 당시 시대상을 충실히 담았다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고뇌에 찬 둘째 아들 칼 역을 맡은 제임스 딘의 연기는 아직까지도 비평가들 사이에서 이 작품을 꼭 봐야 할 이유로 꼽힙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인 과달카날 섬 전투에 실제로 참가했었던 작가 제임스 존슨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1999년 베를린 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영상으로 철학 하는 감독’으로 불리는 테렌스 맬릭의 특징은 이번 작품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전쟁이란 자연의 본성일까?’라는 위트 이병의 질문으로 시작함으로써 다른 전쟁영화와는 다르게 전쟁 그 자체의 본질과 인간뿐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것들, 그리고 자연이 서로 또는 자기 자신과 싸우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직설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같은 해 개봉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자주 비교됩니다. 두 영화 모두 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지만 각각의 영화가 풀어내는 이야기 방식은 전혀 다르지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도 스필버그 감독답게 감상적이고 대중적으로 이야기를 푼 반면, 이 영화는 관찰자적이고 무덤덤한 자세로 전쟁과 인간에 대해 조금 더 철학적이고 깊이 있게 묘사한 서정시입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흥행 성공과 함께 아카데미를 휩쓸지만 이 영화는 7개 부문에 후보로만 올랐을 뿐 결국 수상은 하나도 하지 못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20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감독인데도 조지 클루니, 닉 놀테, 숀 펜, 존 트라볼타, 존 쿠삭 등 스타들이 조연 또는 단역으로라도 줄줄이 출연했고 게리 올드만, 미키 루크 등은 편집에서 잘렸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니 뎁, 브래드 피트, 니콜라스 케이지, 케빈 코스트너 등도 출연 대상으로 물망에 올라 감독을 만났답니다.
▲ 일요일(28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기다리는 작품은 ‘뷰티풀 마인드(A Beatiful Mind, 2001, 감독: 론 하워드)’입니다.
러셀 크로우, 제니퍼 코넬리 주연으로 정신분열증을 갖고 있는 수학 천재의 실화를 그린 휴먼 드라마입니다. 실존하는 수학자 존 내쉬의 전기 영화로 뛰어난 천재의 순탄치 않았던 삶을 통해 천재로서의 고난과 그것을 이겨내는 사랑과 강인한 인간의 의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제 2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천재 수학자, 존 내쉬는 세상의 모든 현상을 수학적으로 해석해냅니다. 비둘기의 움직임, 사람의 동선처럼 전혀 수학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현상까지 수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존 내쉬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가 2002년 제 74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고,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으며, 내쉬의 아내 알리샤 역을 맡은 제니퍼 코넬리 역시 제 74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쟁쟁한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를 감상하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임권택 감독의 반공영화로 1958년 <새벽>지에 발표한 선우휘의 동명 중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8·15 해방 후 격동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젊은 지식인들이 겪었던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격정 등을 사실주의 수법으로 그렸습니다. 해방직후 분열된 좌우익을 싸잡아서 비판하는 등 상당히 비관적이고 자조적인 분위기로 민족의 아픔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우상인 부패한 좌익 인사로는 주현, 미군과 살면서 그에게 정보를 흘려주는 주현의 정부로는 고두심, 술친구로 김희라, 송재호가 등장하고 하명중은 우유부단한 지식인(신문기자)의 모습을 연기합니다. 지금은 없어진 을지로 3가 국도극장에서 개봉되었으나 관객 3,628명으로 흥행은 참담한 실패.
* 주말 obs시네마 두 편도 미리 볼까요?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한니발(Hannibal, 2001, 감독: 리들리 스콧)’을 방송합니다.‘양들의 침묵’ 속편으로 조디 포스터 대신 줄리안 무어가 여주인공으로 나옵니다.‘침묵’은 깨지고 한니발의 복수가 시작됩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 일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한니발 라이징(Hannibal Rising, 2007, 감독: 피터 웨버)’을 방영합니다. 가르파르 울리엘, 리스 이판, 공리 등 출연.역사상 가장 지능적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어린 시절을 보여줍니다. 그가 왜, 어떻게 살인마가 되었는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동생과 숙모의 복수를 위해 잔혹하고 끔찍한 ‘피의 여정’을 시작하는 한니발을 주목하시지요. 역시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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