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 소피아 로렌, 줄리엣 비노쉬 만나는 날

서기찬

kcsuh63@naver.com | 2016-02-26 12:12:56

[미리보는 ebs tv 주말영화]


▲ 금요일(26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이 선정한 작품은 ‘해바라기(Sunflower, 1970, 감독: 비토리오 데시카)’입니다. 소피아 로렌,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루드밀라 사벨레바 등 출연.
영화의 주제는 주인공 조반나의 순애보적 사랑과 전쟁이 인간에게 남긴 상처입니다. 그러나 ‘네오리얼리즘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시카 감독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이 두 가지 주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비열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아가씨 조반나가 밀라노에서 온 세련된 안토니오에게 사랑에 빠지는 설정이나, 징집을 피하려고 약간은 과감하고 엉뚱한 꾀를 내는 안토니오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소피아 로렌이 히로인으로 나오는 영화에선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소피아 로렌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데시카 감독 외에 다른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을 때도 소피아 로렌은 화면을 장악하는 강렬한 매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줍니다. 영화는 사실주의를 지향하는 감독의 작품답게 곳곳에서 보여 지는 인간의 말초적인 모습들이 재밌습니다. 데시카 감독의 작품은 대부분 본능적인 인간의 모습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코믹적인 요소들이 숨어 있는데, 비슷한 역사의 흐름을 지닌 우리와도 그 정서적인 코드가 잘 맞습니다. 그리고 조반나가 안토니오를 찾아 떠난 여정에서 비춰지는 소련의 풍경들, 특히 해바라기가 펼쳐진 들판 같은 배경도 기억에 남을만한 명장면 입니다.


▲ 토요일(27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5)에서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Clouds of Sils Maria, 2014,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를 편성했습니다. 줄리엣 비노쉬, 크리스틴 스튜어트, 클로이 모레츠 등이 열연합니다.


배우 줄리엣 비노쉬의 실제 삶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프랑스 대표 영화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비평가로 영화 인생을 시작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199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 새로운 세대를 연 감독들 중 한 명. 자신이 흠모하는 작품들을 응용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그는 인상주의 미학을 기반으로 깊이 있고 날카로운 작품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이전 작 ‘클린’으로 장만옥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줬을 만큼 여배우에게서 완벽한 연기를 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에서 명배우 줄리엣 비노쉬 뿐 아니라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클로이 모레츠 역시 최고의 연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그만의 섬세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이 포착해 낸 배우의 삶과 세월의 흐름, 현대의 소셜 미디어에 관한 통찰력에 대해 한 해외 매체는 “감독이 여배우들에게 보내는 가장 매혹적인 러브레터!”(L’Express) 라는 극찬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 일요일(28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리멤버 타이탄(Remember The Titans, 2000, 감독: 보아즈 야킨)’입니다. 덴젤 워싱턴, 윌 패튼 등 출연.
실화를 각색해 만든 ‘리멤버 타이탄’은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이 공공연하던 시절에 백인과 흑인 학생들이 ‘풋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로 화합하고 이를 세상에 보여주는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특히, 게티즈버그 전투지에서 분(덴젤 워싱턴) 코치가 선수들을 설득하는 장면이나 어린 선수들이 코치의 지도 없이도 서로를 다독이며 완벽한 팀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은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뒤에서 계략을 꾸미고 정치를 하는 어른들과 대조적으로, 표현은 서툴지만 훨씬 쉽게 상대에게 마음을 여는 아이들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서는 ‘두레소리(2102, 감독: 조정래)’를 만나보시지요.김슬기, 조아름, 함현상 등이 나옵니다.
영화는 국악을 전공하는 예술 고등학교 학생들의 대학 입시를 소재로, 미래에 대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고민을 현실적으로 풀어내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합창반 ‘두레소리’ 활동을 통해 자율적 학습을 하고,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영화 속 아이들의 모습은 답답한 우리 교육 현실에 일침을 가하며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지요. 무엇보다도 영화 엔딩부에 아이들이 하나 되어 부르는 노래는 그동안 막혀 있었던 친구, 학교, 가족과의 소통의 순간을 맛보게 하면서 진한 카타르시스와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영화 ‘두레소리’ (제목 변경 전: 꿈꾸지 않으면)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한국 성장영화의 발견 부문에 초청되어, 관객들이 선정한 최고 작품에 수여되는 SIYFF 시선상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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