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찬
kcsuh63@naver.com | 2016-03-25 16:33:56
[미리보는 EBS 주말 TV영화]
3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꽃과 봄을 샘내는 추위가 주말을 고비로 물러난다고 합니다. 3월 마지막 주말 EBS TV영화를 미리 만나보겠습니다.
- 25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이 선택한 작품은 ‘십계 1부(The Ten Commandments, 1956, 감독: 세실 B. 데밀)’입니다. 2부는 4월1일 밤에 방송합니다. 찰턴 헤스턴, 율 브리너, 앤 백스터, 이본느 드 카를로 등 열연.
모세의 이집트 탈출 이야기는 구약성서 가운데 가장 서사적인 내용 가운데 하나입니다. 400년 동안 고통 속에 살았던 자신의 백성을 구하기 위해 하느님이 선택한 인간 모세가 자기 내부의 갈등, 한때 가족이었던 이집트 왕족들과의 갈등을 겪으며 자신에게 맡겨진 소명을 다 하는 모습에서 사명을 지닌 사람이 얼마나 강한지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경 속 인물이라는 사실을 떠나 모세라는 훌륭한 리더의 모습을 통해 오늘 날에도 현명한 리더가 되기 위해 어떤 자질들을 갖춰야 하는지 총선을 앞둔 시점,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혹성탈출’ 시리즈로 가장 우리에게 잘 알려졌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간간이 작품 활동을 했던 배우 찰턴 헤스턴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은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 26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21그램(21Grams, 2003,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을 방송합니다. 숀 펜, 베니치오 델 토로, 나오미 왓츠 등 출연.
영화는 심장이식을 통해 기적적으로 새 삶을 살게 된 한 남자의 행적을 중심으로 약물중독을 극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데 성공한 여인, 그리고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고 종교에 귀의하며 새사람이 된 가장의 이야기를 건조하게 두서없이 그려갑니다.
사람은 죽는 순간 영혼이 빠져나가며 21그램이 가벼워진다고 합니다. 사체에서 수분과 가스가 빠져나간 무게라는 설도 있지만 동물들의 경우 죽는 순간 무게 감소가 없다는 실험결과가 밝혀지기도 하는 등, 아직 현대 과학으로는 뚜렷이 증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남아있습니다. 5센트짜리 동전 5개의 무게이자 벌 새 한 마리의 무게, 초콜릿 바 하나의 무게이기도 한 21그램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영화 초반에 이해할 수 없이 나열된 몇몇 컷들이 영화 막바지에서 정교하게 마무리되며 혼란스러웠던 초반의 영상들이 엄숙하게 상기되는 독특한 경험을 안겨줍니다. ‘아모레스 페로스(Love's A Bitch, 2000)’로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얻어낸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강추^^
- 27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에서는 ‘페이스 오프(Face Off, 1997, 감독: 오우삼)’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존 트라볼타, 니콜라스 케이지, 조안 알렌, 알렉산드라 니볼라 등.
얼굴은 곧 한 사람의 정체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자신을 증오해야만 한다면... 점점 애초의 계획과는 멀어지는 악화 일로의 상황 속에서 아처(존 트라볼타)는 잠시지만 얼굴을 바꿔 대의를 행하겠다고 생각한 자신의 선택을 뼈져리게 후회합니다. 영화는 ‘얼굴 바꾸기’라는 발칙한 혹은 끔찍한 상상 속에서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줍니다.
믿고 보는 홍콩 액션물의 대가 오우삼의 스릴 넘치는 장면에 반하고 존 트라볼타와 니콜라스 케이지, 두 거물의 연기 대결에 푹 빠지게 되는 작품.
- 27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화차(2012, 감독: 변영주)’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이 원작.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 나선 남자와 전직 형사, 그리고 그녀의 모든 것이 가짜였다는 걸 알게 된 후 드러나는 충격적 미스터리를 담고 있는 작품. 원작은 잘못된 선택으로 비극에 빠진 한 개인을 빗대어, 동시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합니다. 또한 현대사회의 이면을 해부하는 신랄함과 깊이 있는 화두로 미스터리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소설 <화차>는 이미 국내 독자들을 열광시킨 베스트셀러.
독보적인 개성으로 자기만의 아우라를 완성해가는 세 명의 배우가 만났습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대중성과 완성도의 조화를 이룬 작품들로 사랑 받고 있는 이선균, 사랑스런 마스크와 개성 있는 연기로 배우로서의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 김민희, 명실상부 최고의 씬스틸러로 활약을 펼치는 조성하가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의 섬세한 감성과 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변영주 감독의 2012년 컴백 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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