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안타 박광수 "야구끝물에 상 받아 감개무량"

15타석 13타수 8안타 타율 0.615···'광수생각'이어 조선일보에 '만두군' 연재

남정식

jsnam0702@naver.com | 2016-08-17 18:51:29

제 8회 한스타 연예인 야구대회 최다안타상을 차지한 조마조마 박광수. 15타석 13타수 8안타를 쳐 타율은 0.615로 타격 3위에 올랐다. 4번타자로 활약하는 박광수가 경기 전 동료들에게 노크를 쳐주고 있다. (구민지 기자)

[한스타=남정식 기자] "예전에 젊었을 때는 곧잘 상을 타서 수상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상과는 멀어졌다는 생각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한동안 못받던 상을 받으니 감개무량이다"


조마조마의 4번타자 박광수가 최다안타상 수상자가 됐다는 말에 내놓은 첫 마디다. 강한 개성과 카리스마로 조마조마를 이끌고 있는 박광수의 소감으로서는 다소 살가운 느낌이 들어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뚝뚝한 '버럭 박광수' 생각이 떠오르자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박광수는 '희망 나눔' 제 8회 한스타 연예인 야구대회 예선 4경기에 모두 출전, 15타석 13타수 8안타로 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타율은 0.615로 타격 3위. 안타 8개 중 단타가 6개 2루타가 2개로 힘있는 중거리 타자임을 입증했다.


처음에 투수로 야구를 시작했다는 박광수는 한창 잘 던지던 4년전 무릎 연골 파열로 투수와 멀어지게 됐지만 가끔 마운드에 오르기도 한다. 지난 6월 13일 이기스전엔 선발로 나와 3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투구 후 무엇인가 포수와 사인을 주고 받는 박광수. (구민지 기자)

현재 자신을 스스로 '야구 끝물'이라고 자조(?)한 박광수는 젊은 시절 투수로 펄펄 날았다고 했다. 한스타 대회에서도 방어율상과 다승왕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4년 전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투수판에서 멀어졌다는 박광수는 실제로 지난 6월 13일 이기스전에 선발로 나와 3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호투하기도 했으며 가끔은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또 박광수는 타격에서도 7할 이상을 치기도 했고 걷는(?)듯 뛰는 지금과 달리 도루왕을 차지하기도 했다는 상상이 안가는 경력을 털어놨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광이었다는 박광수는 20년 전쯤 사회인 야구를 하며 투수와 타자, 전천후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며 전성기를 맞았다. 어렵사리 그와 얘기는 나눴다.


박광수는 이번 대회에서 친 8안타 중 단타는 6개 2루타는 2개를 때려냈다. 곧잘 큰 타구를 날리는 박광수는 4번 타자답게 힘이 좋은 중거리 타자다. (구민지 기자)

▲ 야구는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 동네야구를 하면서 선수 꿈을 꾸었다. 그런데 장비나 운동장 등 여건이 안돼 중학교 때부터 야구를 못했다. 대학 졸업 후 디자인회사를 하며 사회인 야구 있는 것 알고 시작했다. 20년 전이다. 당시 회사에서 양희은, 이문세 등 가수들의 음반자켓 디자인을 했는데 포크그룹 '동물원' 형들과 야구를 했다"


▲ 연예인 팀 조마조마와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
- "동물원 형들과 야구할 때 '다저스' 팀을 만들어 활동했다. 연예인들이 있다 보니 사회인 팀이 우리를 연예인 팀이라고 불러줬다. 그렇게 활동하다 이휘재는 '한'을 만들었고 나는 '재미삼아'를 만들었다. 이때 안재욱이 합류했다. 그때 연예인들이 본격적으로 야구에 뛰어들었고 나는 재미삼아 선수들 절반과 함께 '조마조마'를 만들었다. 사실상 조마조마를 창단한 것이다"


▲ 조마조마는 연예인 대회 말고 사회인 리그도 뛰나.
- "현재 사회인 야구리그서 활동하고 있다. 2부리그 중상위권이다. 지난 해엔 3부리그서 전승 우승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1년에 100여 경기 이상 뛰고 있다"


지난 7월 27일 천하무적과의 경기에서 덕아웃 앞 통에 앉아 동료들의 공격 모습을 지켜보는 박광수. (구민지 기자)

1990년대 말 만화 '광수생각'을 연재하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박광수.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디자인 일을 하던 그는 어떻게 만화작가가 되었을까.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잡지에 만화를 기고하다 조선일보측의 눈에 띄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적 공감 속에 공전의 히트를 친 '광수생각'은 200년 초까지 열풍을 이어가며 신문 연재만화의 트렌드를 바꾸어 놓았다. 이 후 '광수생각'은 연극으로 만들어져 전국 순회공연에서 관객 2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박광수라는 이름을 세상 속에 각인시켰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만화 성격이나 소재 등과 작가 개인사를 두고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박광수는 담담하게 이를 지켜보며 이겨냈다.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던 이기스전에서 박광수(오른쪽)가 투구 후 홈플레이트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기스 김영찬 단장이 마운드를 방문해 있다. (구민지 기자)

▲ 인기 절정에서 불현듯 TV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연기자의 꿈도 있었나.
- "아니다. 원래 영화감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연출을 하려다 안됐는데 sbs드라마 '추적자'를 연출한 조남국 PD가 조언을 해줬다. 드라마에 출연해 연기를 해봐라. 그리고 영화 현실을 들여다 보라고. 그래서 드라마에 연기자로 잠시 출연했을 뿐이다"


▲ 막상연기를 해보니 어땠나.
- "만화가 박광수가 영화감독을 하면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는 걸 알았다. 영화판은 배타적인 면이 있다. 제작자나 감독은 돈되는 영화를 배제할 수 없다. 어떤 경우 감독이든 연기자든 재능을 꽃피우기 힘들 수도 있다. 이제 연기는 할 생각이 없다. 영화판에서 난 특별대우롤 받았다. 그런데 어떤 조연출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몇 년째 기다리는데 당신이 새치기했다고"


이기스전에서 안타를 치고 1루에 출루한 박광수(왼쪽)가 도루를 하기 위해 투수를 보고 있다. 이날 박광수는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3도루를 기록했다. 박광수는 한창시절 도루왕도 차지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이기스 1루수 이철민. (구민지 기자)

▲ 그러면 영화감독에 대한 생각은.
- "상업영화 할 생각은 없다. 나중에 나이들면 내 돈가지고 단편이나 스토리보드 극영화에 대한 욕구는 있다. 써놓은 시나리오가 몇 편있어 팔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건 싫더라. 솔직히 감독에 대해선 아직 확실한게 없다"


▲ 최근에 하고 있는 활동은.
- "야구하고 있지 않나(웃음). 그리고 3월부터 조선일보 주말판에 만화 '만두군'을 연재하고 있다. 또 강연도 하고 글을 읽고 쓰고 있다. 1년에 한 두 권 출간하고 있다. 어릴 때 책을 좋아했고 많이 읽었다. 나이 차가 나는 형들의 책을 읽었다. 조숙했을 수도 있다"


▲ 이슈가 된 발언들이 있었다. 자신의 성격은.
- "난 거짓말을 못하고 안한다. 그리고 여성잡지와는 절대 인터뷰하지 않는다. 하지 않은 말도 나가고 오프 더 레코드도 자기들이 필요하면 그대로 내더라. 그래서 기자는 안믿고 매체는 믿는다.


동작이 크지 않고 힘을 빼고 던지는 듯한 박광수 특유의 투구 폼. 그러나 박광수는 생각보다 많이 맞지 투구를 한다. (구민지 기자)

▲ 일부선 괴팍하다고도 하는데.
- "그건 그 사람들 생각이고...하여간 내 생각대로 바른 소리는 한다. 그러니까 분란이 생기더라. 더 잘 지내기위해 하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오기도 한다. 지금은 되도록이면 잘 안부딪칠려고 하고 말도 잘 안하려고 노력한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희망은.
- "계속 야구하는 것이다. 좋은 책 만들고 좋은 작가 되고 싶다. (너무 소박한 것 아니냐고 묻자) 소박하다면 소박하지만 소박하게 살기가 쉽지도 않다. 나이들면 기대감도 작아진다. 사람과 삶에 대한 것도. 목표는 행복한 사람이다"


최다안타상 등 야구 이야기를 하다 박광수 인생사로 주제가 바뀐 느낌이다. 그만큼 그의 이야기는 반전도 있고 굴곡도 있어 흥미로웠다. 스스로를 '야구 끝물'이라고 했지만 아직 야구장에서는 혈기 왕성한 '끝물의 열정'을 사르고 있는 박광수였다.

한스타 6회 대회 우승팀이었던 조마조마는 올 8회 대회에서는 다득점에서 뒤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오는 9월 중 열릴 예정인 9회 대회에서는 어떤 성적을 올릴지, 또 박광수는 어떤 활약으로 야구장에서도 행복한 선수 사람이 될지 지켜 볼 일이다.


희망나눔' 제8회 한스타 연예인 야구대회는 한스타미디어와 한류닷컴이 공동주최하며 하늘병원, 의정부시 야구협회, 게임원이 공동으로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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