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나치는 왜 유태인을 학살했나? 토욜엔 ‘쉰들러 리스트’

서기찬

kcsuh63@naver.com | 2017-01-05 10:10:39

[ebs 주말 TV 영화]



- 6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천일의 앤(Anne of the Thousand Days, 1969, 감독: 찰스 재롯)’입니다. 러처드 버튼, 주느비에브 부졸드, 존 콜리코스, 앤서니 퀘일 등이 나옵니다.
‘천일의 앤’은 맥스웰 앤더슨의 1948년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국의 왕 헨리 8세(리처드 버튼)와 비운의 두 번째 부인 앤 볼린(주느비에브 부졸드)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의상상을 수상한 ‘천일의 앤’은 정확한 역사적 고증을 통한 역사 드라마라기보다는 역사를 소재로 한 러브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한 손에는 헨리 8세를, 다른 한 손으로는 영국을 움켜잡으려는 영리하고 야심만만한 앤 볼린과 아들 후계자를 원하는 호색한 헨리 8세의 궁중에서의 사랑과 암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와의 두 번의 결혼과 알콜 중독으로 피폐해져 이제는 재기불능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리차드 버튼은 이 작품으로 화려하게 스타의 자리에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단연 돋보이는 배우는 앤 볼린 역을 맡은 주느비에브 부졸드. 그녀는 반항적이고 오만하면서도 현명함을 잃지 않는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멋지게 소화해냈습니다.



- 7일 토요일 밤 10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입니다. 리암 니슨, 벤 킹슬리, 랄프 파인즈, 캐롤라인 구돌, 조나단 사갈 등 열연.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 유태인 1,100여 명의 목숨을 구했던 오스카 쉰들러라는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입니다. 의도적으로 흑백필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현재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겨우 75,6년 전, 영화 제작 당시에는 불과 5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히틀러가 유태인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었다든가, 당시 부를 장악했던 유태인이 증오의 대상이었다는 이야기만이 떠돌 뿐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유태인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유와 상관없이 잔혹했던 역사, ‘학살’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태인을 학살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았던 사실이지만, 그 ‘누구나’는 침묵하고 동조하고 방관했을 뿐입니다. 그런 시대 안에서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살리고자 했던 오스카 쉰들러라는 사람의 용기가 더욱 숭고하게 다가옵니다. 도망을 가야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몇 명을 더 살릴 수 있었다고 자책하는 모습에서 그의 인간애가 더욱 돋보입니다.



- 8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마스크 오브 조로(The Mask of Zorro, 1998, 감독: 마틴 캠벨)’가 편성됐습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앤소니 홉킨스, 캐서린 제타존스 등 출연.
멕시코의 전설적인 영웅인 조로를 그린 영화답게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이 가는 영화지만 매력적인 주인공들의 연기와 칼싸움 장면에다, 영화 곳곳을 장식해주는 적절한 유머, 그리고 화려한 소품과 의상을 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에 푹 빠질 수 있는 그야말로 킬링타임용 오락영화입니다. 세련되고 섹시하면서도 청순한 아름다움이 풍기는 캐서린 제타 존스와, 매력적인 배우인 안토니오 반데라스. 이 두 배우가 영화 중반에 선보이는 열정적인 춤 역시 영화 팬들에게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결국 이 영화로 캐서린 제타 존스는 스타덤에 올랐고, 마이클 더글라스라는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와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앤서니 홉킨스의 중후한 연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연기로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중세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는 평입니다.



- 8일 일요일 저녁 11시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모던 보이(Modern Boy, 2008, 감독: 정지우)’가 방송됩니다. 박해일, 김혜수, 김남길 등이 나옵니다.
일제시대, 총독부서 일하며 자신의 행복과 안위밖에 모르던 한 청년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운명 앞에서 만난 한 여인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 영화 ‘모던 보이’의 원작은 이지민의 장편소설 <모던보이: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입니다.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던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면서 추구하던 행복이 어떻게 시대의 현실과 마주하고 고민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재미는 별로 없습니다. 제2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기술상, 제29회 청룡영화상에서 기술상과 조명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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