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찬
kcsuh63@naver.com | 2017-05-17 16:57:22
[ebs 주말 TV 영화]
- 19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마이걸(My Girl, 1991, 감독: 하워드 지프)’입니다. 댄 애크로이드, 제이미 리 커티스, 맥컬리 컬킨, 안나 클럼스키 등 출연.
귀엽고 독특한 괴짜 소녀 베이다를 통해, 성장 중인 아이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슬픔을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1990년 ‘나홀로 집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유명 아역 맥컬리 컬킨을 비롯, ‘마이걸’로 주연 데뷔를 한 안나 클럼스키의 통통 튀는 연기가 사랑스럽습니다. 어린 아이인 두 인물의 대사와 행동도 재미난 볼거리. 여러 가지 슬픔을 다루지만 극중 인물들은 영화 후반부까지는 절대 슬프다는 말을 입에 담지 않습니다. 대신 평범하게 다가오는 가족을 밀어내거나, 유머로 둘러대거나, 엉뚱한 행동을 보여주는데 이런 불안과 슬픔을 표출하는 섬세한 묘사가 인간적입니다.
아역부터 성인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와, 밝고 가볍게 죽음을 다루는 극의 대조적인 전개가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 20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킹콩(King Kong, 1976, 감독: 존 길러민)’입니다. 제프 브리지스, 찰스 그로딘, 제시카 랭 등이 나옵니다.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외딴 섬에서 원주민들과 공존하며 살던 거대 생명체 킹콩. 어느 날 킹콩이 사는 섬에 문명화된 인간들이 찾아오면서 킹콩의 운명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1933년에 흑백필름으로 제작된 최초의 <킹콩>은 개봉당시 관객들을 경악케 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걸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 당시에 해낼 수 있던 특수 효과들인 미니어처에 의한 스톱모션 기법과 블루 스크린을 이용한 방식으로 만들어 낸 1933년 작의 특수촬영은 군더더기 없이 유연하고 자연스러웠으며 ‘미녀와 야수’ 식의 강렬한 스토리로 인해 영화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어 1976년에 존 길러민 감독이 연출한 본 작품은 1933년 작에서 보여주지 못한 스펙터클한 영상을 미니어처, 실물 크기의 인형과 로봇 등을 동원해서 재현해냈는데, 당시로선 최고의 기술력이 총 동원된 특수효과로 인해 흥행 면에서 1933년 작을 능가하는 성공을 거둬 많은 이들이 1933년 작보다 이 작품을 오리지널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세월의 흐름에 맞춰 시나리오 또한 수정되었는데 1933년의 오리지널 작이 영화를 찍기 위해 해골섬으로 갔던 것에 반해, 1976년 작품은 석유탐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킹콩 마니아로 알려진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이 2005년에 새롭게 리메이크한 <킹콩>은 당시 최고의 제작비를 쏟아 부은 블록버스터로 기록됩니다. 한편 제프 브리지스와 제시카 랭이라는 미래의 유망주들 또한 본 작품을 통해 스타의 반열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습니다.
- 21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 1993,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이 방송됩니다. 샘 닐, 로라 던, 제프 골드브럼 등 열연.
쥬라기 시대(올바른 외래어 표기는 ‘쥐라기’임.)에 만들어진 화석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추출한 공룡의 DNA를 첨단 기술로 복원한 공룡들이 일대 소동을 벌이는 내용의 SF 오락 영화. 마이클 크라이튼의 베스트셀러를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작품으로, 거액의 제작비와 ILM의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초대형 SFX로서 세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원작자인 마이클 클라이튼은 어느 인터뷰에서 영화의 포스터나 메인을 차지하는 티라노 사우러스가 알려진 바대로는 백악기의 공룡인데, 제목 ‘쥬라기 공원’과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에 대해 그는 의외로 솔직하게 그러한 사실을 몰랐음을 고백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스필버그는 티-렉스의 매력적인 이미지가 영화의 메인을 장식하기에 적절했기 때문에 사용한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한편, 과학자들은 호박에 갇혀 있던 모기로부터 과거 공룡의 DNA를 추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DNA의 불안정성도 그렇고, 호박이라는 광물은 DNA를 보관할 만한 좋은 용기가 아니라고 합니다.
- 21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홍반장(2004, 감독: 강석범)’이 편성됐습니다. 김주혁, 엄정화 주연.
"파랑새는 당신 가까이에 있어, 여길 봐, 여기에 당신의 사람이 있어~"
결혼 적령기를 살짝 넘긴 이른바 럭셔리한 치과의사가 자신의 상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동네 반장 홍반장(김주혁)은 여유 있고 따뜻한 남자입니다. 세상의 일반적인 척도로는 못 미치는 조건이지만 사랑하기에 충분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 치과의사 윤혜진(엄정화). 두 남녀가 겪어야 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그린 ‘홍반장’은 혼자 있을 땐 보잘것없는 존재였던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겐 꿈을 이룰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 귀한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이 영화에서 그리고자 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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