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갯마을 여인의 사랑과 삶의 애환 ‘갯마을’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 고은아, 황정순, 이낙훈 등 출연

서기찬

kcsuh63@naver.com | 2017-06-16 10:23:50

[ebs 주말 TV 영화]


- 16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에스토니아, 조지아 합작 영화 ‘텐저린즈:누구를 위한 전쟁인가(Tangerines, 2013, 감독: 자자 우루샤제)’입니다. 렘비트 울프삭, 엘모 누가넨, 기오르기 나카쉬제 등 출연.
1992년에 조지아에서 발생한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우리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 감독: 박광현)’을 떠올리게 합니다.
전투 중에 부상당한 적대국 지간인 두 병사가 한 지붕 아래서 치료를 받습니다. 적국의 병사가 옆방에 누워있다는 말에 부상당한 몸으로 칼을 꺼내들고 옆방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서로 식탁에 마주앉아 유치한 말싸움을 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서로 인간 대 인간으로 알아가게 되면서 경계의 끈을 늦추게 되지요. 영화는 전쟁 때문에 ‘적’이라는 악연을 맺게 된 이들이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하게 됐을 때 어떻게 변해가는 지, 그리고 전쟁이라는 적대 관계에 의해 유린되는 인간관계와 무의미하게 파괴되는 생명을 보여줍니다. 2015년 아카데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 17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제로 법칙의 비밀(The Zero Theorem, 2013, 감독: 테리 길리엄)’입니다. 크리스토퍼 왈츠, 맷 데이먼, 멜라니 티에리, 데이비드 듈리스, 루카스 헤지스 등 출연.
'제로 법칙'은 무한히 팽창한 거대한 우주도 우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뿐이며, 결국 그 우주조차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제로(0)가 된다는 법칙입니다. 코언은 수많은 연산으로 이루어진 가상 세계에서 제로법칙에 수렴하는 연산들을 찾아내는 일을 합니다. 어차피 우주도, 삶도 끝내 0에 수렴하고 말 것이라면 현재의 모든 행위에 무슨 의미를 담을 수 있을까요?. 코언의 고뇌도 이러한 것입니다. 감독 테리 길리엄은 화려한 미술적 혼돈으로 관객의 눈을 현혹하지만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생의 무상함. 테리 길리엄은 생의 존재론적 허무를 채우는 것은 그 여정에서 스스로 아름다움과 활력을 찾으려는 인간의 의지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 18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지. 아이. 제인(G. I. Jane, 1997, 감독: 리들리 스콧)’을 편성했습니다. 데미 무어, 비고 모텐슨, 앤 밴크로포트 등이 나옵니다.
‘지. 아이. 제인’에서 G.I.는 Government Issue의 약자로 미국에서는 직업 군인이란 의미로 통용되며 ‘제인(Jane)’은 한국말로 ‘순이’ 정도에 해당하는 이름입니다. 제목만 봐도 스토리가 짐작이 가지요?
리들리 스콧 감독은 우주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여성 전사를 처음 등장시킨 ‘에이리언 (Alien, 1979)’, 권위적인 남성을 죽음으로 응징하는 ‘델마와 루이스 (Thelma & Louise, 1991)’에 이어 ‘지. 아이. 제인’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조던 오닐’(데미 무어)이라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명석한 두뇌와 남성에 뒤지지 않는 체력을 지니고 있으며 여성을 차별하는 남성을 동지로서 감싸 안는, 기존의 페미니즘에서 진일보한 여성성을 선보이는 새로운 캐릭터입니다. 데미 무어는 삭발까지 감행하며 열연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흥행이나 비평 모두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예상과 달리 페미니스트들의 반응도 호불호가 갈렸다고 합니다.
한편, 2013년에 미국 해병대 역사상 처음으로 악명 높은 보병 양성 코스를 여자 교육생 3명이 남성과 동일한 조건으로 통과하면서 영화 ‘지. 아이. 제인’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 18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갯마을(1965, 감독: 김수용)’을 방송합니다. 고은아, 신영균, 황정순, 이낙훈, 이민자 등 출연.
1955년 12월 <문예>에 발표된 오영수의 단편소설이 원작으로 한 갯마을 여인의 원색적인 사랑과 삶을 통해 한국적인 소박한 정취를 보여줍니다.1960~70년대 한국영화계의 커다란 조류인 문예영화중 대표적인 작품. 1965년에 만들어진 김수용 감독의 '갯마을'은 그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까지 109편의 작품을 만든 김수용 감독은 특히, 당시 문예영화 연출의 대표 주자였습니다. 김수용 감독은 작품 수가 말해주는 그의 작품이력만큼이나 다양하면서도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주옥같은 작품들을 많이 연출한 명장이다. '갯마을' 외에도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 '만선(1967)', '사격장의 아이들(1967)', '도시로 간 처녀(1981)', '만추(1981)', '중광의 허튼 소리(1986)' 등의 걸작들을 만들었으며, 1999년엔 노익장을 과시하며 '침향'이란 영화를 만들어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제5회 대종상 여우조연상(황정순), 촬영상, 편집상. 제9회 부일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황정순), 촬영상, 음악상, 신인상(고은아, 이낙훈). 제2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신영균)



[ⓒ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