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찬
kcsuh63@naver.com | 2017-10-26 17:01:36
[ebs 주말 TV 영화]
- 27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준비한 작품은 ‘다우트(Doubt, 2009, 감독: 존 패트릭 셰인리)’입니다. 메릴 스트립,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에이미 아담스, 비올라 데이비스 등 출연.
'어느 날 화물선에 불이 나서 침몰했는데 선원 한명이 구명정을 타고 가까스로 탈출해서 돛을 올리고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방향을 잡고 고향으로 배를 몰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후 20일간 별을 볼 수가 없어서 자신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게 되자 ‘의심’이 그를 사로잡았다는 것. 과연 자신이 방향을 제대로 잡고 집으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의심과 편견에 관한 영화 ‘다우트’는 존 패트릭 셰인리 감독 자신이 희곡을 써서 무대에 올린 연극을 바탕으로 완성된 작품입니다. 그의 연극은 2004년 가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브로드웨이에 이르기까지 비평가들과 관객의 쏟아지는 찬사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연극 <다우트>는 2005년 월터 커 극장에서 첫 문을 열었고, 총 25회의 시사회와 총 525회의 공연을 했습니다. 연극의 성공을 이뤄낸 존 패트릭 셰인리는 <다우트>가 더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영화화를 결심했습니다. 존 패트릭 셰인리는 이미 영화 ‘문스트럭’의 각본가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영화‘다우트’는 별다른 음악이나 효과음 없이도 팽팽하게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배우들의 명연기가 펼쳐집니다. 메릴 스트립과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벌이는 연기 대결은 이 영화의 백미. 완전 절대 강추합니다.
- 28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일대종사(一代宗師, 2013, 감독: 양가위)’를 편성했습니다. 양조위, 장쯔이, 송혜교, 장첸, 자오번산 등이 나옵니다.
"천 가지 권법이 모두 한 길로 통한다. 가로 획(ㅡ: 쓰러진 자)과 세로 획(ㅣ: 서 있는 자)이다"
영춘권의 달인이자 이소룡의 스승인 엽문의 삶을 그린 영화 ‘일대종사’의 명대사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엽문의 생애나 영춘권 본연의 액션에 주목하기 보다는 치열한 무예의 세계 한가운데서 각각의 인물들이 느끼는 절대적인 내면의 고독에 집중합니다. 인물들이 서로 교감하고 소통 한다기 보다는 결국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는 길 위에 서 있는 인물의 실존적 고뇌를 절제된 액션으로 표현하는데 치중했습니다.
영화 속 무술 대결은 우아하고 격조 있는 고요 속의 일격을 보여줍니다. 특히 물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대표적인 장면이 엽문(양조위)과 일선천(장첸)의 빗속 액션입니다. 물은 때론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가 됩니다. 억수 같이 쏟아 내리는 장대비는 인물의 움직임을 더욱 힘 있게 보이게 하면서도 미쟝센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 대나무 숲 결투 씬과 더불어 무술 대결 장면의 미학을 완성합니다.
- 29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지난주 1편을 방송한 데 이어 ‘슈퍼맨2(Superman 2, 1980, 감독: 리처드 레스터)’를 준비했습니다. 진 핵크만, 크리스토퍼 리브, 마곳 키더 등 열연.
인간을 돕고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사명인 슈퍼맨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초인의 능력을 포기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는 강력한 적들이 나타나 지구정복을 개시합니다. 크립톤 행성의 생존자는 슈퍼맨 외에도 셋이 더 있었던 것. 슈퍼맨의 선택은?
- 29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영화는 ‘킬러들의 수다(2001, 감독: 장진)’입니다. 신현준, 정재영, 원빈, 신하균 등 출연.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의 강타자, 장진 감독의 16년 전 작품입니다. 장 감독은 지난 23일 제10회 고양-한스타 연예인 야구대회(고양 장항야구장) 개그콘서트와의 경기서 3안타를 기록하며 MVP를 수상했습니다.
4명의 킬러들과 의뢰인, 그들을 쫓는 경찰의 이야기를 세련되게 풀어낸 코믹 액션이지만 웃음 속에서 현실 사회를 비웃는 일종의 블랙코미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는 대목에서 ‘죽이고 싶은 사람이 많은 세상’, ‘킬러들이 필요한 세상’이라는 킬러 집단의 막내인 하연(원빈)의 독백에서 현대 사회가 얼마나 각박한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모순된 관계를 만들어 가는가를 알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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