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찬
kcsuh63@naver.com | 2017-11-02 14:43:34
[ebs 주말 TV 영화]
- 3일 금요일 밤 12시30분 금요극장에서 준비한 작품은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The Sweet Life, 1960,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입니다.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아니타 에크베리, 아누크 에메, 이본 퓌르노 등 출연.
영화 ‘달콤한 인생’은 제목과는 달리, 전혀 달콤하지 않은 인생을 다룹니다. 로마의 삼류 신문기자인 마르첼로와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보여 주면서 쾌락과 허무를 그립니다. 또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넘쳐나던 20세기 이탈리아에서 현대인들은 ‘달콤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도덕적 빈곤과 타락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감독은 냉정하게 조명합니다. 동시에 사람들의 선망이 되는 유명인, 상속녀, 여배우의 삶의 이면에 감춰진 퇴폐와 폭력, 고독을 대조적으로 그려냅니다.
기존의 기승전결 내러티브를 따르는 대신 에피소드 형태로 각자 하룻밤과 이튿날 아침을 다루면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감독이 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7개의 이야기에는 여러 대조가 등장하는데, 가난과 빈곤, 순수와 타락, 선망과 모멸 등의 소재를 화면에 동시에 등장시키거나 한 대상에 투영합니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또 다른 걸작 ‘길’과 ‘8½’도 강추!
- 4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Sicario, 2015, 감독: 드니 빌뇌브)’를 편성했습니다. 에밀리 블런트, 베니치오 델 토로, 조쉬 브롤린 등이 나옵니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윤리와 합리, 이상주의와 현실주의가 대립하는 영화입니다. 악행에도 차등이 있을 수 있을까요? 즉 더 큰 악을 막기 위해 행하는 작은 악은 악의로 보아야 하는가요? 선의로 보아야 하는가요? 영화는 선과 악의 경계, 목적 달성의 의지와 그 의지를 완성하는 수단에 관해 혼란한 질문을 툭툭 던집니다.
주인공 케이트가 한 치 앞을 짐작하지 못하고 사건과 상황에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은 영화를 마주하는 관객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의를 믿으며 공인된 방식으로 범죄를 처단하고 싶어 하는 케이트와 위법과 폭력으로 점철돼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거침없이 수사를 해나가는 맷과 알레한드로 중 누가 더 옳을까요? 영화는 관객이 윤리와 합리의 경계에서 길을 잃도록 만들고 그 사이에 질문을 마구 던져놓지만, 끝내 답은 내놓지 않습니다. 관객 스스로 정답을 찾아야 하니까요.
- 5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쓰리데이즈(The Next Three Days, 2010, 감독: 폴 해기스)’가 방송됩니다. 러셀 크로우, 엘리자베스 뱅크스, 리암 니슨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자신의 아내가 또는 남편이 살인누명을 받았다면?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와 진실을 지켜내기 위해 인간은 사회의 통념을 어디까지 거스를 수 있을까요?
주인공 존 브레넌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묵묵히 행동으로 실천해나갑니다. ‘007 카지노 로얄’의 각본을 담당했던 폴 해기스 감독은 007 이상의 스릴과 액션을 추구할 수도 있는 이 이야기를 아주 담담하고 투박하게 그려냅니다.
- 5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영화는 ‘전국노래자랑(2013, 감독: 이종필)’입니다. 김인권, 류현경, 김수미, 오종록, 유연석, 송해 등이 나옵니다.
‘딩동댕! 전~국~노래자랑’
매주 일요일 낮이면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멜로디. 무려 3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이 전격 영화화됐습니다. ‘전국노래자랑’은 1980년 11월 9일 첫 방송된 이후 대한민국 대표 오락 프로그램으로 시청자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연출을 맡은 이종필 감독과 스탭들은 영화의 진정성을 살리기 위해 촬영 전, ‘전국노래자랑’ 예심 무대에 직접 참가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국내 최장수 MC이자, ‘전국노래자랑’ 역사 그 자체인 사회자 송해의 특별 출연입니다.
[ⓒ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