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영화] 한 남자의 영상 유언 '8월의 크리스마스'

10일 밤 한국영화특선... 8일 '오베라는 남자', 9일 '가을의 전설', 10일 '미션 임파서블' 편성

서기찬

kcsuh63@naver.com | 2018-06-07 17:22:59

[미리 보는 ebs 주말 TV 영화]


- 6월8일 금요일 밤 1시1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오베라는 남자(A man called Ove, 2015, 감독: 하네스 홀름)’입니다. 롤프 라스가드, 바하르 파르스, 필립 버그, 이다 엥볼 등 출연.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의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가 쓴 동명소설이 원작입니다. 원작은 스웨덴에서만 80만부 이상 팔렸으며 30개국에 발간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입니다.
영화는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주제인 외로움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원작 소설처럼 오베가 외로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밝고 유쾌하게 그려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개인주의와 무관심이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처할 수 있는 상황과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고, 오베와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유가 됩니다.
그리고 삭막한 삶 속에서 이웃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힘들어하는 이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진정으로 따뜻한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합니다.



- 6월9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 1994, 감독: 에드워드 즈윅)’입니다. 브래드 피트, 안소니 홉킨스, 줄리아 오몬드 등이 나옵니다.
1880년대 말부터 196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트리스탄이란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투스텝이라는 인디언의 시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트리스탄의 짧지 않은 인생은 사랑과 애증, 이별, 고독으로 점철돼 있습니다. 어린 시절 곰 사냥을 나섰다가 목숨을 잃을 뻔하지만 곰과의 짧은 만남은 마음속 깊숙이 잠들어있던 야성을 일깨웁니다.
사랑하는 동생을 눈앞에서 잃고 그의 연인과 사랑을 나누지만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잠들어 있던 곰의 야성은 그를 방랑의 길로 인도합니다. 트리스탄의 야성과 방랑은 영화에서 그리 설득력 있게 그려지진 않지만 브래드 피트의 치렁치렁 흩날리는 금발과 우수에 잠긴 눈빛은 수많은 여성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한글 제목, ‘가을의 전설’은 유명한 오역 사례에 해당하지만 아주 인상적인 제목이기도 합니다. ‘떨어지다, 쓰러지다, 빠지다’등을 의미하는 ‘폴(Fall)’이 ‘가을’을 뜻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가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성경적 의미에서 도덕적인 ‘추락(Fall)’, 즉 ‘타락(Corrupt-Fall)’과 함께 ‘몰락(Fall Low)’도 의미한다는 점을 짐 해리슨의 원작 소설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스웨덴만 ‘가을’로 오역했지만 ‘몰락의 전설’보다는 여러 면에서 느낌이 와 닿는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 6월10일 일요일 낮 12시10분 일요시네마에선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1996, 감독: 브라인언 드 팔마)’이 영화 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톰 크루즈, 존 보이트, 엠마누엘 베아르, 헨리 제니, 장 르노 등 출연.
‘제 5전선’이란 제목으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를 영화화한 ‘미션 임파서블’은 당시 촉망받던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미남 배우 톰 크루즈 주연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짜임새 있는 줄거리와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듭니다. 톰 크루즈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와 레옹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프랑스 배우 장 르노의 약간은 어벙한 연기도 재미를 더합니다.



- 6월10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우리 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1998, 감독: 허진호)’입니다. 한석규, 심은하 호흡.
가수 김광석의 영정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이 작품은 죽음을 앞에 둔 한 남자의 따뜻한 영상 유언 같은 아름답고, 맑은 사랑 영화입니다. 단순한 멜로드라마의 관습을 넘어서 작가적 시선까지 유지하고 싶은 허진호 감독의 감각이 돋보입니다.
영화는 당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선정돼 "죽음에 대한 동양적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영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석규, 심은하 두 배우의 자연스런 연기와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의 미학이 조화를 이룬 작품. 허 감독은 자신이 존경하는 두 감독, 후샤오시엔과 오즈 야스지로의 스타일에 멜로적 감성이 스며들게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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