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영화] 천재 작가 뒤엔 명 편집자가... '지니어스'

인터뷰&칼럼 / 서기찬 / 2018-01-26 11:18:28
27일 밤 세계의 명화... 26일엔 '보리밭을 흔드는 손', 28일엔 '어 퓨 굿 맨'

[미리보는 ebs 주말 TV 영화]


- 1월26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1월 켄 로치 감독 특집 마지막 작품입니다. ‘보리밭을 흔드는 손(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2006, 감독: 켄 로치)’입니다. 킬리언 머피, 패드레익 딜레이니, 리암 커닝엄, 올라 피츠제럴드 등 출연.
영국 연방에서 벗어나려는 아일랜드의 독립전쟁과 이후 내전을 무대로 형제간의 갈등과 비극을 다룬 사회주의적 성향이 짙은 작품.
리얼리즘을 추구하기로 유명한 로치 감독의 작품답게 이 영화 역시 어느 한쪽을 미화시키려 노력하는 로맨티시스트의 시각을 버리고 그대로 냉철하게 전쟁의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몸담은 아일랜드 공화국군의 공격도 적군인 영국군의 만행만큼이나 참혹한 것으로 묘사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두 형제가 이념과 우정 사이에서 겪는 심적 갈등도 과장되지 않은 형태로 담담하게 표현됩니다. 여기에 로치와 오랫동안 함께한 촬영감독 배리 애크로이드의 촬영기법도 영화 전체의 느낌을 살리는 데 일조합니다. 시종일관 회갈색을 띠는 실내 장면들은 차분하면서도 가라앉은 느낌을 주며, 지속적으로 스크린을 메우는 흐린 하늘과 넓고 푸른 들판, 적갈색 땅 등의 대자연은 주인공들이 싸우는 목적, 즉 땅과 자유에 대해 끊임없이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합니다.



- 1월27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지니어스(Genius, 2016, 감독: 마이클 그랜디지)’를 준비했습니다. 콜린 퍼스, 주드로, 니콜 키드먼, 로라 리니, 가이 피어스 등이 나옵니다.
위대한 작품과 작가 뒤에는 그 ‘위대함’을 먼저 알아보는 눈 밝은 편집자가 있습니다. 영화는 역사적 실존 인물들인 작가 토마스 울프와 편집자 맥스 퍼킨스의 관계를 조명합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커버넌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저지 보이즈’ 등의 각본을 쓴 존 로건이 무려 15년간 준비해 각색한 작품입니다. 그는 1980년대 읽은 <맥스 퍼킨스: 천재 편집자>를 읽고 이 시나리오에 매달려왔다고 합니다.
영화 ‘지니어스’는 흔히 ‘천재 작가’라고 평가되는 이들 뒷면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온 편집자, 그간 전면에 드러나는 작가들에 비해 제대로 조명되지 않아온 편집자의 세계에 주목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화려함을 만들어내는 숨은 실력자들의 이야기지요. 콜린 퍼스는 특유의 점잖음과 기품으로 소란 떨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맥스 퍼킨스를 완성해냈습니다. 실존 인물, 실화에 바탕한 영화인만큼 우리가 익히 들어온 작가들, 헤밍웨이나 피츠 제럴드의 등장과 당시 그들의 처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주드 로, 니콜 키드먼, 로라 리니 등 인지도와 연기력에서 자기만의 입지를 다져온 배우들이 안정적인 조화를 이룹니다.



- 1월28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어 퓨 굿 맨(A Few Good Man, 1992, 감독: 로브 라이너)’이 편성됐습니다. 톰 크루즈, 잭 니콜슨, 데미 무어 등 호흡.
애론 솔킨(Aaron Sorkin)의 동명 브로드웨이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 연극은 1989년 초연된 이래 2년여에 걸쳐 497회나 무대에 올려졌습니다. 영화는 일종의 기합인 ‘코드레드’를 당하던 중 사망한 산티아고 일병의 사망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를 놓고 벌이는 법정공방을 담고 있습니다.
미 해병대는 모든 해병대원은 일반 군인 이상으로 특별하다는 신념 때문에 해병대 내에서는 별도의 특수부대를 조직하지 않을 정도이며, 소수정예를 의미하는 ‘A Few Good Men’을 구호로 사용할 정도로 자존심 강한 집단입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명예는 목숨보다 소중한 덕목. 하지만 이런 자존심이 손쉽게 오만으로 왜곡되곤 합니다. 제셉 대령(잭 니콜슨)이 극명하게 보여주는 왜곡된 조직논리는 이를 무의식적으로 추종하는 병사들에게 얼마나 위험한 영향을 끼치는지 영화를 통해 사실적으로 입증됩니다.
잭 니콜슨은 톰 크루즈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제셉 대령 역할로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1992)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 1월28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우리 영화는 ‘산타바바라(2014, 감독: 조성규)’입니다. 이상윤, 윤진서 주연.
친한 형의 배신으로 빚쟁이들에게 목숨보다 소중한 기타를 빼앗긴 음악감독 ‘정우’(이상윤)는 광고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제의를 받고 광고 AE ‘수경’(윤진서)과 만납니다. 행동하는 방식도 가치관도 달라 사사건건 충돌하던 두 사람은 어느 날 함께 와인을 마시던 중 와인과 영화 그리고 산타바바라를 동경하는 서로의 공통적인 취향을 발견하고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제6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하고 해외 유수 영화제를 석권한 와인영화의 명작 ‘사이드웨이’의 배경이 되어 화제가 되었던 와이너리를 영화 ‘산타바바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수만 톤의 와인이 무르익고 있는 오크통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정우와 수경의 낭만 데이트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 와인처럼 달콤 짜릿하게 물들일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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