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6일 밤 9시20분쯤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이 집에 살던 박모(60·여)씨와 그의 두 딸 A씨(35), B씨(32) 등이 숨져 있는 것을 집 주인인 임모(73)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27일 전했다.

임씨는 일주일 전부터 집 안에서 인기척이 없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 모녀는 각각 이불 두 채와 침대에 누워 숨진 채로 발견됐고 방안 바닥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지 1주일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가 발견됐다. 봉투 겉면에는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방안의 창문은 청테이프로 막고 방문은 침대로 막혀 있었다. 8년 전 쯤부터 세 모녀가 살아 온 집은 지하 1층에 방 두칸, 화장실 하나가 딸린 작은 집이다.

주변에 따르면 12년 전 암을 앓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며 많은 빚을 남겨 생활고에 시달렸다. 또 두 딸은 당뇨와 고혈압을 앓아 외부 출입도 잘 하지 않았으며 두 딸을 대신해 엄마인 박씨가 식당일을 하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그러나 한달 전쯤 넘어져 몸을 다치자 식당일마저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주일 전쯤 모녀가 번개탄 등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타살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모녀가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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