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법원이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불특정(nonspecific) 성'을 인정했다.
2일 AFP통신에 따르면 호주 대법원은 전원일치 판결로 "사람이 남성이나 여성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일 인정한다. 따라서 성(性)을 등록할 때 '불특정'과 같은 용어를 허용한다"며 남성이나 여성만을 인정할 수 있다는 뉴사우스웨일즈(NSW) 주(州)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노리라는 사람이 자신을 남성이나 여성으로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중성 범주를 도입해야 한다며 시작한 소송의 결과다.
이름과 성(姓)의 구분없이 노리라는 단일 이름을 사용하는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지난 1989년 여자가 되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로도 성 정체성을 찾지 못한 그는 전통적인 성의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범주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노리는 지난 2010년 NSW 주정부 산하 '출생·사망·결혼 등기소'에 자신을 '불특정'(non-specific)으로 신고하려 했으나 등기소 측은 성별을 남성 혹은 여성으로만 등록할 수 있다며 노리의 등록 신청을 거부했다.
이에 노리는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갔고 NSW 항소법원은 노리의 손을 들어줬으나 NSW 등기소 호적담당자는 이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도 "NSW 주민등록법은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NSW 등기소의 상고를 기각해 최종적으로 노리의 손을 들어줬다.
호주국제간성협회(Intersex International Australia)는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언론이 간성(intersex)과 성전환자의 정체성이 다름을 존중하고 노리의 성을 '불특정'으로 인식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지난해 6월 개인 서류의 성별 표시란에 남성, 여성과 함께 간성을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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