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0일 ‘세월호의 영웅들’이라는 제목으로 타인의 목숨을 구하다 숨진 5명의 승무원과 교사의 사연을 보도했다.
'기우는 배에서 재빨리 도망친 선원이 있었지만, 세월호엔 승객의 목숨을 구하다 숨진 영웅들도 있었다.’
영국 고급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0일(현지시간) ‘세월호의 영웅들’이라는 제목으로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다 숨진 승무원과 교사의 소식을 보도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가장 먼저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45)씨의 사연을 전했다. 양씨는 사고 당일 배가 거의 90도로 기울어지자 아내 안소현(43)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배가 많이 기울어졌다. 통장에 있는 돈은 아이 등록금으로 쓰라”고 말했고, 아내가 “지금 상황이 어떠냐”고 다급히 묻었지만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해. 길게 통화 못 해. 끊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양씨의 아내는 “남편은 도망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을 구하려 했다.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어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한 사람은 또 있다’며 여러 학생을 구조했지만 정작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한 승무원 박지영(22)씨의 사연도 알렸다. 박씨는 주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며 탈출을 도왔지만, 정작 자신이 입을 구명조끼는 남에게 주고 사고 첫날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생존한 학생들이 박씨에게 ‘왜 언니는 구명조끼 안 입어요’라고 물었을 때 ‘나는 괜찮아. 너희가 모두 탈출하면 나도 나갈거야’라고 말했다”면서 “박씨의 희생으로 20여명의 학생이 목숨을 건졌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각각 승무원과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한 정현선(28)씨와 남자친구 김기웅(28)씨의 사연도 밝혔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지만 승객들을 구하다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단원고 교사 남윤철(36)씨도 영웅으로 소개됐다. 남씨는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하다 숨졌다. 텔레그래프는 “배가 기울기 시작하자 남씨는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선실로 내려갔다”며 ‘구명조끼를 던져준 게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이었다’는 생존 학생의 증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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