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일주일째를 맞은 22일 구조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 사이에서 선체 인양에 대한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전날 29구의 시신을 수습해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후 하룻동안 가장 많은 시신을 수습했다. 이날 오전에도 10구를 수습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존자 구조는 없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존 가능성을 바랐던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 점점 바래지고 있다.
이날 진도 팽목항 가족대기실에서 만난 한 실종자 가족은 "대다수 가족들은 생존에 대한 희망이 거의 사라졌다고 마음을 굳히는 것 같다"며 "시신이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선체를 인양해 아이 얼굴이라도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대기실 곳곳에서는 가족들이 10여명씩 원을 만들고 앉아 선체 인양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한 대기실에서는 '구조 우선'과 시신 수습을 위한 '선체 인양'을 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고 그중 한 가족은 "구조가 끝나기 전에 절대 인양은 안 된다"며 흐느꼈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김모(18)양의 어머니는 "다들 알면서도 아직은 인양 이야기를 꺼내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했지만 처음과 달리 어느 정도 상황을 인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대다수 가족들은 "잘 모르겠다", "잘 아시겠지만 (본인이)가족이라고 생각해 봐라", "그만 하시라" 등 인양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도 불쾌해했다.
단원고 2학년 이모(18)군의 삼촌은 "당사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안에서도 논의가 분분한 것 같다"며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학부모 대표가 의견을 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실종자 학부모 대표 10명은 정홍원 국무총리 등과 면담 후 "생존에 비중을 둬 구조에 집중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구조작업이 점점 길어지고 기대했던 생존자는 단 한 명도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선 구조, 후 인양'을 주장하는 가족들의 고뇌는 더욱 절박해질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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