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기찬
kcsuh63@hanstar.net | 2014-05-15 17:28:22
5월 셋째 주 주말입니다. 갑자기 수은주의 눈금이 높아졌습니다. 성급한 여름이 봄과 이별을 재촉합니다. 오랫동안 잊지 못할, 아니 평생 잊기 힘든 2014년 봄이 지나고 있습니다.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는 이 일상적인 일이 얼마나 고맙고 아름다운지 모르겠습니다. 주말 TV 영화 보겠습니다.
▲ 금요일(16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 1962, 감독: 데이비드 린)’ 2부를 방송합니다. 지난주에 1부 보셨습니까?
아랍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한 영국인 로렌스라는 전쟁 영웅의 내면과 광활한 사막의 풍광을 70mm 와이드 스크린 화면으로 찍은 대작입니다. 피터 오툴, 알렉 기네스, 앤서니 퀸, 잭 호킨스, 호세 페레, 오마 샤리프 등이 나옵니다. 아카데미 7개 부문(작품, 감독, 촬영, 음악, 편집, 미술, 녹음) 수상에 빛나는 전기 영화의 걸작입니다. 마틴 스콜세지가 “내 영화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극찬한 작품이지요.
데이비드 린 감독의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콰이강의 다리(1981)’, ‘닥터 지바고(1965)’, ‘인도로 가는 길(1986)’ 등이 있습니다. 한 인물의 고뇌와 시대적인 사명, 방황을 거대한 자연과 역사적 흐름의 조류 속에 녹여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감독입니다.
- 같은 날 kbs1 명화극장(밤 12:10)은 비행기 공중 납치 이야기 ‘파이널 디시전(Executive Decision, 1996, 감독: 스튜어트 베이어드)’을 준비했습니다.
조엘 실버가 제작을 맡았고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과 커트 러셀, 그리고 이제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으로 스타가 된 할 베리가 출연한 고공 액션 영화입니다.
승객 460명을 태우고 그리스 아테네를 출발한 워싱턴행 747 기종 343 민항기가 무자비하고 악명 높은 테러 조직에 의해 공중 납치됩니다. 그들의 요구 조건은 영국에 수감 중이며 곧 미국으로 소환될 예정인 아랍 테러 조직의 지도자 야파(Jaffa : 안드레아스 캇수라스 분)와, 기내에 탑승하고 있는 460명의 생명과 맞교환입니다. 커트 러셀과 스티븐 시걸의 활약이 제법 스릴 있습니다. 킬링 타임용.
▲ 토요일(17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가 고른 작품은 ‘인사이더(The Insider, 1999, 감독: 마이클 만)’입니다. 자본주의와 언론 자유의 대표적인 국가라 일컫는 미국, 대기업과 거대 언론사의 허상이 까발려지는 영화입니다. 추적, 탐사 보도의 대명사인 CBS 방송의 치부와 담배회사의 비리, 횡포를 들춰냅니다.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우, 그리고 ‘대부’, ‘여인의 향기’로 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알 파치노가 만나 연기 대결을 펼친 ‘인사이더’는 정의와 진실이라는 사회성 짙은 소재를 진지하고 흥미롭게 풀어나갑니다. 미국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도 구미를 당깁니다.
▲ 일요일(18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를 절대로 놓치지 마세요. ‘헬프(The Help, 2011, 감독: 테이트 테일러)’입니다.
흑인 가정부와 친구가 된 주인공이 그들의 인생을 책으로 옮기면서 시작되는 유쾌한 반란과 세상을 향한 용기 있는 고백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완전 강추!!^^
1963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 흑인 가정부는 백인 주인과 화장실도 같이 쓸 수 없는 시대입니다. 불과 50년 전 이야깁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스키터(엠마 스톤)는 대학을 졸업하고 작가가 될 열의에 차 있는 백인 여성. 스키터는 백인과 흑인의 관계에 대한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흑인 가정부들을 인터뷰하려 합니다. 흑인들은 처음에는 입을 열기를 주저하지만, 결국 한 사람이 인터뷰에 응하고 집안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로 주인집에서 쫓겨난 미니가 폭로전에 가담합니다. 백인 주인들의 부당한 처우에 진저리가 난 가정부들이 점차 추가로 인터뷰에 응하기 시작하고, 그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남부 지역 사회를 뒤흔들어놓을 만한 책이 탄생하게 됩니다.
아직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시대에 인종차별이 그 어느 곳보다 심했던 남부의 상류사회의 뒷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성의 미덕은 결혼해서 좋은 가정을 꾸리고 지역 사회에서 존중받으며 사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 기자가 되어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는 여주인공 스키터와 더 이상 복종만 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백인 주인들의 만행에 반기를 드는 흑인 가정부들을 통해 조금씩 사회가 변화해가기 시작합니다.
-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감독: 민규동)’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 크리스마스 에디션(2003)’입니다.
두근두근, 콩닥콩닥...
사랑이 싹트는 커플들의 기분 좋은 설렘을 그린 영화입니다. 감독은 하나의 독립된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옴니버스 영화와는 달리, 촘촘히 얽혀 있는 갖가지 사랑 이야기를 하나의 구조 안에서 새롭고 독특한 구성으로 그려냅니다. 사랑에 제대로 미친 남녀들이 엮어내는 ‘7일간의 기적 같은 연애 이야기’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엄정화, 임창정, 김수로, 황정민 등 개성파 흥행 배우들은 물론 중견배우 주현, 오미희, 천호진도 함께 호흡을 맞춥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경호와 ‘올드보이’ 윤진서, ‘마파도’서영희도 가세했습니다. 사랑하고 싶어지는, 사랑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지금 당장 사랑합시다.
▲ obs 주말 세 편도 미리 엿보겠습니다.
- 금요시네마(밤 11:05)는 ‘가디언(The Guardian, 2006, 감독: 앤드루 데이비스)’입니다. 미국 해양구조요원을 양성하는 학교의 교관과 훈련생 이야기를 담은 액션 드라마입니다. 애쉬튼 커처, 케빈 코스트너 출연.
- 토요시네마(밤 10:15)는 ‘로봇 앤 프랭크(Robot & Frank, 2012, 감독: 제이크 슈레이어)’입니다. 은퇴한 금고털이범이 지상 최고의 파트너를 만납니다. 아들이 보내준 로봇이 바로 그 상대. 인간과 로봇이 펼치는 유쾌한 한 탕! 기대하세요.
- 일요시네마(밤 10:15)는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The Duchess, 2008, 감독: 사울 딥)’입니다. 런던 사교계의 여왕, 데본셔 가의 공작부인 조지아나의 사랑과 욕망, 위기를 그린 멜로물입니다. ‘안나 카레니나(2012)’, ‘어톤먼트(2007)’, ‘오만과 편견(2005)’서 숨 막히는 미모를 자랑하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스캔들의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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