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대 신민아 vs 30대 신민아

서 기찬

kcsuh63@hanstar.net | 2014-10-11 13: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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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가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의사랑 나의신부' 출연 비화를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언론시사회때 모습.( News1)


[뉴스1] 신민아는 1998년 패션잡지 키키 1기 전속모델로 데뷔했다. 15세 중학생이었던 신민아는 또래에 비해 월등히 긴 팔다리와 웃을 때 쏙 들어가는 보조개가 인상적인 개성 있는 마스크를 지닌 모델로 여학생들의 워너비로 떠올랐다. 모델로 승승장구하던 중 본명 양민아에서 신민아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배우로 변신했고, 영화 '화산고'와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 출연하며서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블루칩으로 성장했다.

드라마 '때려', '이 죽일놈의 사랑', 영화 '달콤한 인생', '미녀와 야수'와 각종 CF를 통해 신민아는 범접할 수 없는 '여신'으로 자리 잡았다. 이승기와 손잡은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백치미 넘치는 구미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대중들에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오는 8일 개봉을 앞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 이명세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결혼을 소재로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신민아는 극중 애교 넘치고 사랑스럽다가도 때론 잔소리를 퍼붓는 현실적인 아내의 모습을 소화하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생각보다 기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부담과 걱정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기쁘고 좋아요. 사실 전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걸 모른 채 시나리오를 접했어요. '집들이 노래 신', '자장면 신' 등 임팩트 있는 장면을 보고서야 리메이크작이라는 걸 알았죠. 그래서 일부러 촬영하기 전 원작을 찾아봤어요."

이번 영화에서는 신민아의 애드리브가 많았다. 시나리오에 없었던 영민의 바지 벗기 장면은 신민아의 아이디어였다. 또 결혼 초반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는 모습들은 신민아와 조정석의 합작품이었다.

배우 신민아와 조정석이 지난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 분수광장에서 열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무비토크에서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있다.(뉴스1)


"조정석 오빠는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웃기다고 하더라고요. 오빠랑 저랑 개그코드가 맞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이야기하면서 바뀌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게 영화에도 도움이 된 것 같아서 좋고요."

24년 만에 리메이크된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 미영은 원작의 미영과 분명히 달랐다. 시대적 배경이 다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원작과 다른 매력을 표현하고자 한 신민아의 노력이 컸다. 남편 영민과의 결혼생활은 물론 30대 직업을 가진 여성에 대한 고민도 잘 그려냈다.

"그림을 전공한 미영이가 입시 미술학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잖아요. 미영이가 전공을 살리긴 했지만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지는 순간이 있어요. 미영이가 저랑 비슷한 나이잖아요. 저도 배우 일을 하면서 그럴 때가 있었거든요. 구체적으로 계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모든 일들이 계속 만족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결혼은 안 했지만 일하는 30대 여성이 겪는 고충, 거기에 결혼하면서 겪는 힘든 일들을 여자의 입장에서 많이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자 노력했어요."

극중 남편으로 호흡을 맞춘 조정석은 신민아의 추천으로 성사됐다. 조정석은 신민아를 '웃기는 여신'이라 칭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신민아 역시 조정석과 '개그코드'가 같아서 촬영 내내 즐거웠다며 최고의 파트너로 꼽았다.

"사실 시나리오를 보고 '영민이 나쁘게 보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역시 오빠가 안 밉고 사랑스럽게 잘 표현했더라고요. 극중 영민만 본다면 썩 매력적이진 않은데 오빠가 잘 살린 것 같아요. 그리고 시나리오를 받고 조정석 오빠랑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영화 '건축학개론' 속 납득이를 보고 정말 많이 웃었거든요. 오빠는 개그를 뻔하지 않고 고급스럽게 표현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온 신민아. 30대에 입문했지만 결혼을 남의 일로만 느껴졌다는 그가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결혼을 꿈꿨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신혼부부를 소재로 다뤘지만 결국은 사랑 얘기 같아요. 신혼부부는 물론 오래 만난 커플이 공감을 할 것 같아요. 권태기라기보다 서로 만났을 때 떨리거나 설레는 화학적인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순간이 오잖아요.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들도 공감할 것 같아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건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걸 몰랐던 것 같아요. 결혼은 그저 남의 일, 저에게 아주 먼 얘기라고 생각한 거죠. 또 제 주위에 결혼한 사람들이 별로 없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처음으로 동반자가 생기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생긴다는 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 보면 때로는 매너리즘에 빠지기도하고 슬럼프를 겪기 마련이다. 데뷔 16년 차 신민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힘든 마음을 해결하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부지런히 뭔가 하려고 해요. 나 스스로 부지런히 행동하는 게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지는 같아요. 쓸데없는 걱정을 할 시간도 없게 말이죠. 무릎이 아파서 필라테스 운동을 시작했는데 정말 좋아요. 운동을 진짜 안 좋아했었는데 중독성이 있어요.(웃음)"

신민아가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의사랑 나의신부' 조정석과의 연기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은 지난 달 20일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열린 도심 속 자연에서 캠핑과 콘서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라푸마 '리듬캠핑'에 참석했을때 모습.(뉴스1)


신민아는 자신의 '여신' 이미지에 대해 화보나 CF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일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는 웃기고 편한 사람이라며 이제는 자신의 본 모습으로 대중과 마주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예능 프로그램이 대중과 가까워지는 방법이라면 배우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편한 사람인데 대중들은 현실과 떨어진 화보와 광고 속 이미지만 기억해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현실적인 캐릭터도 많이 했는데 말이죠.(웃음) 이제는 좀 편안한 사람으로 비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10대 모델 시절 개성 있는 마스크를 지닌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 20대는 화보와 광고 속 모습을 통해 여신으로 대중의 사랑 받았던 신민아가 어느덧 데뷔 16년 차에 접어들었다. 30대에 입문한 그는 여신 이미지를 벗고 편안한 사람으로 대중과 다가서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자신의 실제 성격이 가장 잘 녹아든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배우로 우뚝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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