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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TV영화]
영화 '남부군(南部軍, North Korean Partisan In South Korea, 1990, 감독: 정지영)' 포스터.
한국전쟁 당시 합동통신 기자였던 이태(李泰, 1922~1997)는 서울에서 인민군에게 체포되어 북한 조선통신 기자가 됩니다. 그는 1950년 9월, 순창 엽운산에서 빨치산으로 입산, 남부군에 가담하여 실제 빨치산(Partizan)으로 활동하다가 1952년 3월에 토벌대에 체포됩니다. 영화 ‘남부군(1990, 감독: 정지영)’은 그가 직접 경험한 지리산 빨치산 활동과 왜 남과 북이 갈라서고 왜 동족끼리 죽이고 죽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 사유를 보여줍니다. 영화는 지리산에 갇힌 남부군이 남한의 토벌대에 쫓기면서 결국 북한에서도 버림받는다는 비극적인 운명으로 결론짓습니다. 일요일 밤(ebs 11시)에 찾아갑니다.
▲ 금요일(12월12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 준비한 작품은 ‘클레오파트라(Cleopatra, 1963, 감독: 조셉 L. 맨케비츠) 2부’입니다. 지난주에 1부를 방송했습니다.
카이사르의 시대부터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의 삼두정치, 그리고 옥타비아누스가 결국 최후의 승자로 남아 로마의 초대 황제로 오르는 발판을 마련하기까지의 숨 가쁜 역사적 현장에 서 있었던 여인, 클레오파트라의 삶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처드 버튼, 렉스 해리스, 로버트 스티븐스 등 출연.
1932년 영국 런던에서 미국인 부부의 둘째로 태어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0살 때 ‘귀로’(1942)로 데뷔한 뒤 ‘녹원의 천사’(1944)에서 귀여운 아역배우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작은 아씨들’(1949), ‘신부의 아버지’(1950) 등을 거친 그녀는 ‘젊은이의 양지’(1951), ‘자이언트’(1956)에서 성인 배우로 발돋움했습니다. 테일러는 아역 출신 배우로서는 드물게 스타의 신전에 올라섰고, 당대 미인의 어떤 표본처럼 간주됐습니다. 유일하게 두 번 결혼했던 리처드 버튼과 연기한 ‘클레오파트라’(1963)에서는 아예 미의 상징인 클레오파트라가 됐지요. 테일러는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에서 역사상 최초로 100만 달러의 개런티를 받았습니다.
테일러는 70년의 연기 생활 동안 50편이 넘는 영화를 찍었으며 두 번의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콜걸을 연기한 ‘버터필드 8’(1960)로 첫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1966)는 그녀에게 두 번째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안겼지요. 감독 마이크 니콜스는 테일러를 “가장 위대한 여배우 중 한 명으로 생각 한다”며 치켜세웠습니다.
테일러는 데보라 카의 기품, 오드리 헵번의 발랄함, 그레이스 켈리의 우아함, 마릴린 먼로의 관능미와는 다른 절대 미(美)의 배우였습니다. 수많은 ‘세기의 미인’들이 있었지만 테일러만큼 그 어마어마한 명칭에 어울리는 배우는 드물었습니다. ‘클레오파트라’의 조셉 맨케비츠 감독은 테일러가 18살일 때 프랑스 칸에서 처음 그녀를 보았다고 기억합니다. “그녀는 내 생애에서 가장 놀랍도록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순수 그 자체였다.” 맨케비츠는 또 “그녀의 삶 자체가 일종의 연기”였다면서 그녀의 삶은 “스크린 위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테일러의 영화’는 막을 내렸습니다. 그녀의 죽음(2011년)과 함께 고전 할리우드라 불렸던 시대의 흔적도 사라졌습니다. 배우 조앤 콜린스의 한마디가 그녀의 죽음을 명확히 설명해줍니다. “그녀는 할리우드의 마지막 아이콘이었다.”
- 같은 날 kbs 1 명화극장(밤12:20)에서는 우리 영화 ‘해결사(2010, 감독: 권혁재)’가 방송됩니다.
‘죽거나 나쁘거나(2000)’, ‘피도 눈물도 없이(2002)’, ‘부당거래(2010)’의 류승완 감독이 각본에 참여했고 그의 조감독 출신인 권혁재 감독이 만든 첫 영화입니다. 살인범으로 몰린 전직 형사(설경구)를 소재로 한 코믹 액션 스릴러입니다. 엉뚱하면서도 독특한 캐릭터, 강한 액션과 코미디의 조합 등 류승완 감독 스타일이 곳곳에 묻어있습니다. 그러나 스토리의 빈곤, 감독의 연출력 부족과 산만하고 번잡한 느낌의 B급 오락영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명화극장’에서 방송하기는 많이 부족한 작품입니다.
▲ 토요일(12월13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시간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 2003, 감독: 소피아 코폴라)’가 방송됩니다. 빌 머레이, 스칼렛 요한슨 주연, ‘대부’의 코폴라 감독의 딸 소피아가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영화의 주된 주제는 ‘방황’입니다. 사회와 직장, 인간관계에서 방황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적, 감정적, 영적 방황까지 모든 형태에 있어서의 방황을 다룹니다. 샬롯과 밥은 둘 다 길을 잃은 영혼입니다. 그들은 각자의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그저 이름뿐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지요. 샬롯은 남편 존을 따라 일본에 왔지만 존은 시종일관 아내와 떨어져 있으려고만 하고 그녀의 기분을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중년의 유부남이자 왕년의 스타인 밥도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가족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합니다. 서로 성별도, 나이도 다르지만 그들이 느끼는 공허함과 외로움, 슬픔과 지루함은 공통적인 것입니다.
게다가 이들이 와 있는 곳은 머나먼 나라 일본. 인종도, 문화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에 왔기 때문에 샬롯과 밥은 서로의 존재를 찾게 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드러나는 영화의 또 다른 주제는 ‘소통’입니다. 우리는 화려한 도시에 살면서 얼마나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사는가요? 지인과 가족 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던 샬롯과 밥은 점점 친해지면서 편견과 경계심을 버리고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게 됩니다. 결국 감독은 현대사회에서 삶의 의미와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영상 메시지를 남깁니다.
▲ 일요일(12월14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풋루즈(Footloose, 1984,감독: 허버트 로스)’입니다.
1980년대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미국 시골 마을 보먼트, 목사가 중심이 되어 시끄러운 록음악과 춤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지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발랄한 10대들은 졸업기념 댄스파티를 준비합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진보 문화를 두려워하는 기성세대와 춤으로 상징되는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는 젊은 세대 간의 갈등을 그리면서도 소통하고 화해하는 희망도 빼놓지 않습니다.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선 ‘남부군(1990, 감독: 정지영)’이 찾아갑니다.
한국전쟁 막바지에 지리산을 거점으로 활동한 빨치산 수기, 이태의 소설 ‘남부군’을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이념 속에 매몰되는 인간의 극적인 삶과 고뇌를 사회주의자들의 시각에서 그려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제작기간 3년에 엑스트라가 3만 명, 항공기까지 지원받은 당시로써는 보기 드문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안성기, 최민수, 이혜영 등이 출연했으며 CF스타였던 최진실, 가수 임창정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 obs 주말 영화도 미리 보겠습니다.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2010, 감독: 팀 버튼)’를 방영합니다. 엉뚱하고 4차원적인 팀 버튼의 상상력,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동화보다 더 기발하고 이상한 그만의 원더랜드(wonderland)속으로 빠져보시지요. 조니 뎁,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 크리스핀 글로버, 미아 와시코브스카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 일욜 obs시네마(밤 10:10)는 ‘댄 인 러브(Dan In Real Life, 2007, 감독: 피터 헤지스)’를 준비했습니다. 좌충우돌 사춘기 세 딸을 키우는, 사랑에 눈먼 싱글 대디의 고달픈(?) 사랑 만들기입니다. 우연히 만나 가슴을 뛰게 만든 여자가 꽃미남 동생의 여친이라니!. 헐! 게다가 세 딸은 아빠의 사랑을 결사반대 합니다. 댄은 이 위기를 어떻게 뚫고 사랑을 쟁취할까요? 스티브 카렐, 줄리엣 비노쉬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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