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진욱. 표정만으로도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조성호 기자)
“언어 장벽을 넘는 넌버벌 코미디를 하는 팀이 것이 최종 목표다. 국내를 넘어서 세계를 웃기고 싶다”
tvN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 중인 연예인 야구단 라바 정진욱의 목표는 야무졌다. 세계를 웃음으로 뒤덮고 싶다는 정진욱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만났다.
이재형, 한현민과 개그팀 ‘졸탄’에서 함께하고 있는 정진욱은 막내지만 팀의 리더를 맡고 있다. 정진욱은 “막내가 리더를 맡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맡게 됐다”며 “리더지만 심부름을 잘 하는 동생이다. 막내로서의 역할도 다 한다”라고 했다. "이재형과 한현민이 '이것좀 갖다 버려라 리더' 이런 식으로 말해준다. 그 말이 그렇게 듣기가 좋다”며 남다른 생각을 전했다.
정진욱은 “우리는 MC, 리포터, 더빙, 영화, 연극, 시트콤 등 모든 분야가 가능하다”며 ‘졸탄’을 자랑했다. “그런데 부부 프로그램은 이재형이 못 나간다. 한현민과 나는 해외로케 촬영이 힘들다"고 말해 궁금하게 했다. 정진욱은 "이재형은 미혼이라서 힘들고 나와 한현민은 외박하려면 아내와 합의를 봐야하기 때문이다”라고 답해 웃음이 터지게 했다.
정진욱은 개그 욕심이 생겼는 지 “제일 잘하는 것은 사회를 보는 것이다. 단, 김일성 추모행사와 장례식 사회, 신사참배 진행과 알카에다 모임 사회는 절대로 안본다”고 말해 다시 한번 빵 터지게 했다. 잠시 대화를 중단하고 크게 숨을 쉰 뒤 가까스로 웃음을 진정시켰다.
정진욱은 어린 시절부터 다른 이들을 웃기는 것을 상당히 좋아했다. “언제부터인지 항상 남들을 웃기면서 지냈다. 대부분 다 웃었는데 일부 안웃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면 그 사람을 웃기기 위해 심각하게 고민 했다. 개그 욕심이 상당히 강했다”고 했다.
정진욱은 ‘졸탄’에서의 생활이 상당히 행복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진욱도 무대에 서기까지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다. “지금 어려운 상황의 개그맨들이 많다. 나도 1년 정도 경제적 수입이 전혀 없이 코너 검사만 맡으러 다녔다. 정말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다. 그래서 내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알고 있다”며 진지하게 말했다.
정진욱의 무명 시절이 짧지는 않았다. “2003년도에 웃찾사에서 방송을 시작했는데 선배들의 뒤를 받쳐주는 엑스트라로 많이 출연했다. 그러던 와중 해군 홍보단 MC병으로 군대를 갔다. 내가 활동할 때는 웃찾사는 인기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니 위상이 높아져 있더라. 내가 다시 활동하니까 인기가 떨어졌다. 그러다가 웃찾사가 잠시 없어졌다”며 폭소했다. 그러면서 “본격적 시작은 ‘졸탄’을 결성한 2008년도 부터라고 해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졸탄’도 국내에선 코미디 공연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탓에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가 쉽지 않았다. “출연하고 있는 tvN 시트콤 ‘푸른 거탑’과 ‘코미디 빅리그'가 모두 잘 풀렸다. 그 덕에 나 뿐만 아니라 ‘졸탄’도 현재 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정진욱은 이로 인해 “결혼도 할 수 있었다”며 “CJ E&M이 나를 살렸다. CJ E&M 파이팅”이라며 장난스런 말을 건넸다.지난 2013년 2월 결혼식을 올린 정진욱은 속도위반임을 밝힌바 있다. 정진욱은 “열애설이 터지고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서 1위를 했다. 하루종일 기쁘더라. 그래서 그 날 아기를 갖게된 것 같다”며 박장대소 했다.
‘졸탄’은 인지도가 크지는 않지만 나름 순항하고 있다.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일궈낸 결과라는 점이 값지다.
어려운 시절을 회상하며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정진욱.
‘졸탄’은 현재 ‘코미디 빅리그’에선 제각기 다른 코너를 하고 있다. 무언가 사연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진욱은 “다른 코너에서 인원이 필요하게 돼서 들어간거다. 한현민은 할아버지 역할을 잘하고, 나는 어리버리한 역할을 잘한다. 이재형도 그렇고 각자 장기가 있어서 필요에 따라 선택된 것이다”라는 이유를 밝혔다.
정진욱은 “예전에 했던 것처럼 팀으로 코너를 들어가기 위해 연습 중이다. 다음 시즌에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인보다 팀 이라는 느낌이 굉장히 좋다”는 정진욱은 “우리의 롤모델은 ‘컬투’ 선배들이다. '컬투'는 오랜시간을 함께 해서 그런지 워낙 탄탄한 팀이다. 우리도 팀 브랜드 위상을 충실히 쌓아서 공연 위주로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어“그냥 웃기는거보다 공연을 통해 연기적인 면을 보여주며 웃기는게 더 좋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홍대 인근에서 ‘졸탄 극장’이라는 공연을 했던 ‘졸탄’은 현재 각자 바쁜 스케줄 탓에 공연을 잠시 쉬고 있는 상황이다.
정진욱은 “아직 ‘컬투’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내용이 탄탄하면 된다. 그러면 입소문을 통해 관객들이 찾아오더라”라고 전했다.
정진욱은 “넌버벌 코미디를 하는 것이 나와 팀의 꿈이다. 언어 장벽이 없어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웃길 수 있다. 국내를 넘어서 세계를 웃기는 것이 최종 목표다”라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넌버벌 코미디는 대사 없이 몸짓과 소리만으로 펼쳐지는 공연이다. 국내에선 퍼포먼스 코미디언 그룹 ‘옹알스’가 유일하게 넌버벌 코미디를 펼치는 팀이다. 오히려 국내보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옹알스는 현재 세계 3대 코미디 축제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호주)에 참가 중이다.
정진욱은 “옹알스를 잘 알고 있다”며 “언젠가는 우리도 외국 유명 페스티벌에 참가해 축제도 즐기고 ‘졸탄’을 널리 알리고 싶다. 또 세계적으로 한국의 코미디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 날짜를 지금 꼭 얘기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죠?”라는 뜬금없는 말로 웃음을 안겼다.
정진욱은 “넌버벌 코미디는 하나를 탄탄하게 만들면 계속 발전시켜서 이어나갈 수 있다. 방송은 한주마다 새롭게 변신해야 하기 때문에 넌버벌을 하긴 힘들다. 넌버벌을 시작하면 ‘옹알스’처럼 공연 위주로 갈 수 밖에 없다”라는 현실을 털어놨다. 또 “평생을 코미디를 하고 싶다. 방송은 언젠가 한계가 다가온다”며 “공연은 나이를 먹어도 꾸준히 코미디를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졸탄’이라는 이름은 개그팀이라 우스꽝스러운 의미로 여겨질 수 있지만 ‘불빛 졸’에 ‘태어날 탄’으로 '빛이 태어난다'는 깊은 뜻이 있다.
“평생 코미디를 하고 싶다. 국내를 넘어서 세계로 뻗어나가 웃기고 싶다”는 정진욱의 야망이 아름답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종종 웃음을 참지 못하게 했던 정진욱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저한테 딱히 건질게 있었나요? 제가 말한 것들이 이상하게 왜곡되지는 않죠?”라고 말해 마지막까지 폭소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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