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일욜 정윤희 ‘사랑하는 사람아’

서 기찬

kcsuh63@hanstar.net | 2015-04-16 19:34:25

정윤희 주연의 영화‘사랑하는 사람아(1981, 감독: 장일호)’ 포스터. 한진희, 김민희, 김진규, 문정숙 등도 출연.


2015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자식과 가족, 동료를 잃은 희생자 가족들의 밀물 같은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번 주말 TV영화를 소개합니다.



▲금요일(17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프랑스 영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Ascenseur pour l'echafaud, 1958, 감독: 루이 말)’입니다.
루이 말 감독이 25세에 선보인 첫 장편영화로 노엘 칼레프의 동명 서스펜스 소설을 스크린에 옮겼습니다. 루이 말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 금지된 사랑을 다룬 이 영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두 연인이 범죄를 저지르고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그립니다. 초반부터 범죄의 동기와 범인이 밝혀져 있고 여기에 우연과 오해 가운데 또 다른 범죄가 맞물리는 구조입니다. 범죄소설 원작의 서스펜스를 잘 살리면서도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차원을 증폭시켜 흥미진진하면서도 절절하게 아름다운 걸작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영화는 연극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잔 모로를 스타급 영화배우로 등극시킨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후 루이 말 감독의 ‘연인들(1958)’, ‘도깨비불(1963)’에서도 주연을 맡은 잔 모로는 프랑수아 트뤼포 등 누벨바그 감독들의 작품에 다수 출연하며 누벨바그의 여신이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습니다. 남자주인공 쥘리앙 역의 모리스 로네 역시 이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고 몇 년 후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알랭 들롱의 질투를 유발하는 부잣집 아들 역을 맡으며 다시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셰리에 형사 역은 프랑스 범죄영화의 단골, 리노 벤추라가 맡았습니다.



▲ 토요일(18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5)에선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1998,감독: 빌 어거스트)’을 방송합니다.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도둑인 장발장(리암 니슨)과 자베르 경감(제프리 러쉬)이라는 서로 너무나 다른 두 명의 인물을 대조시키고 있습니다. 장발장과 자베르라는 대조적인 등장인물의 삶과 성격을 비교해보면서 영화를 감상하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2012년 톰 후퍼가 연출한 ‘레미제라블’의 장발장(휴 잭맨), 자베르(러셀 크로우)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팡틴 역은, 98년작은 우마 서먼, 2012년작은 앤 해서웨이가 연기했습니다. 전 우마 서먼 팬.
장발장은 도둑입니다. 장 발장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생존이었으며, 도덕이나 체면, 감정은 그에게 사치였습니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 빵을 훔치고, 자신에게 사랑을 베풀어준 주교를 폭행하고 은그릇과 은수저를 훔쳐 달아납니다. 그러나 장발장은 주교의 따뜻한 사랑에 감동을 받아 새사람이 되어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지요. 주교는 경찰에 잡혀온 장발장에게 은촛대까지 챙겨주면서 “나는 이것으로 당신의 영혼을 샀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순간 장 발장은 크게 깨닫고, 이후 그의 인생은 성실과 겸손,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삶으로 변합니다. 장발장은 가난하고 불쌍한 창녀인 팡틴을 사랑하고, 팡틴의 딸을 위해 마지막까지 헌신합니다. 게다가 자신을 다시 감옥으로 보내기 위해 평생을 따라다니는 자베르 형사에게 복수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는 복수하지 않고 그를 풀어줍니다.
자베르는 법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는 절대 법에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으며, 평생 법을 어긴 많은 불쌍한 사람들을 추적합니다. 창녀였던 어머니와 도둑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 때문에 자베르는 더욱 더 무자비한 냉혈한이 되지요. 자베르는 법과 도덕을 철저하게 지키며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불쌍한 사람들을 경멸합니다. 그리고 평생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하고 비정한 삶을 살아갑니다.


▲ 일요일(19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마련한 작품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 2010, 감독: 라이언 머피)’입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감상하는 일은 체화돼있는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 수 있는 두 시간 남짓의 힐링 여행입니다.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는 인생이 사실은 어디서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망가져있다면 모든 것을 멈추고 삶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용기나 여유를 가진 사람은 많지 않기에 영화 속 주인공 리즈(줄리아 로버츠)의 여행은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영화는 삭막한 뉴욕 맨해튼에서 산송장처럼 말라가던 리즈가 조금씩 다시 소생돼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3개국의 이국적인 풍경과 낭만적인 음악을 통해 바쁜 일상에서 느낄 수 없던 여유를 전달합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맛있는 먹거리로 눈을 사로잡고, 인도에서는 먼지 낀 석양으로 먹먹하게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리고 발리에서는 눈부신 바다와 평온한 해변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자, 지금 당신은 떠날 수 있습니까?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서 고른 작품은 ‘70~80년대 3대 여신(유지인, 장미희와 함께)’ 중 한 명이지요. 정윤희 주연의 ‘사랑하는 사람아(1981, 감독: 장일호)’입니다. 한진희, 김민희, 김진규, 문정숙 등도 출연.영화 내용, 연기, 감독의 연출.... 뭐 이런 것 무시하고 정윤희가 나오는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꼭 다시 보고 싶은, 봐야만 하는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최고 아름다운 여배우입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는....
멜로드라마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장일호 감독의 비교적 후기에 속하는 작품인데 개봉 당시 서울에서는 별로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반면 지방에서 의외로 성적이 좋았는데 특기할만한 것은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특히 대만에서는 그 동안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한국영화, 예를 들어 신상옥 감독의 ‘빨간 마후라’, 정소영 감독의 ‘미워도 다시 한번’ 등에 버금가는 흥행 성적을 올렸다고 한다. 첫 편의 흥행에 힘입어 이 영화는 계속해서 2부, 3부까지 제작되었습니다.

* 주말 obs시네마 두 편도 살짝 엿볼까요.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인크레더블 헐크(The Incredible Hulk, 2008,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를 방송합니다. 마블 코믹스의 최고 인기 슈퍼히어로인 2003년도 작품 ‘헐크’의 속편입니다. 작품성에 주력한 전편에 비해 오락성에 중점을 둔 블록버스터^^.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왜 헐크 바지는 찢어지지 않을까요? ㅋㅋ

- 일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써로게이트(Surrogates, 2009, 감독: 조나단 모스토우)’를 방영합니다.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액션 SF스릴러물입니다. ‘대리, 대행자’등의 사전적 의미를 가진 ‘써로게이트’는 한 과학자가 인간의 존엄성과 기계의 무한한 능력을 결합하여 발명한 대리 로봇 즉 써로게이트를 통해 100% 안전한 삶을 영위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러나 써로게이트가 공격을 당해 그 사용자가 죽음을 당하는 전대미문의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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