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기찬
kcsuh63@hanstar.net | 2015-05-14 11:04:02
13일 예비군 총기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현장을 목격한 한 예비군의 글이 화제다. 익명의 이예비군은 총기 난사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 모씨 앞 열에서 사격을 한 후 잠시 쉬고 있다가 최 씨의 돌발적인 난사를 목격했다고 한다.
내무반에 모포를 뒤집어쓰고 기록한 현장 고백을 그대로 옮긴다. 내용상 맞춤법이 다소 틀려도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그대로 전재한다.
< 내곡동 총기 난사 목격담>
씨발 지금 내무반 들와서 글 쓰고 있는데 손이 다 떨린다. 진짜 먼일 인가 싶다. 나도 그 자리에 있어서 사고 당할 뻔 했는데...
인간이란게 좃나 대단한 게 진짜 위기일발 상황이 되니까 오히려 정신이 말짱해지더라.. 지금도 진짜 한편으로는 너무 다행이라서 떨리면서도 왠지 인생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뭔가 새로 사는 느낌도 들긴 한데.. 정신은 정말 어느 때보다 말짱하다.. 촉각이 곤두섰다 해야 하나.
어쨋든 사고났을때 상황이... 12시 가까이 엿지 싶다. 사격 다하고 오늘 군대리아나 온다 캐서 아재들 막 썰 풀고 있엇음. 총기 난사한 새끼가 바로 나 사격하고 바로 다음 대기열이었는데.
지금생각해보니까 사격장 가는 도중 내내 내 옆옆에 있던 새끼였다..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하여튼 내무반에서 화장실 갈 때, 지나가다가 한번 잠깐 봤는데 표정 ㅆㅆㅎㅌㅊ 먼가 그냥 침침하더라.
오늘 버스타고 여기 도착해서. 짐 풀고 식사하고 10시부터 바로 예비군 훈련 시작했었다. 어쨋든 PRI장 옆으로 가서 대기하고 있었고, 미리 온 앞소대 새끼들 사격 다 할때까지 그냥 옆 아재랑 얘기하면서 폰꺼내서 카톡 하고 있었다. 한 20분 기다리니까 우리차례되서 올라갔음 머 부사관 새끼들 안전수칙 얘기하길래 그냥 뻔하게 듣고 흘리는 분위기였음.
(시발 근데 부사관새끼들이 무슨 일이등병처럼 말하는거나 행동하는거나 어리버리하게 해가지고 진짜 오늘 사고 책임에도 문제가 있음.)
어든 내 대기열이 총 10열 중에 4열이었음.
기억나는건 2열중에 어떤 미친새끼는 사격 시작하니까 탕 -----------탕-----------탕 이렇게 쏘는 게 아니라 타타타타타탕 이따구로 막갈기면서 쏘는 새끼도 있었음 키도 좃만하던데 그때 확성기 들고 있던 중위새끼는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합니다” 이딴 소리나 그냥 형식적으로 쳐 하고있고.. 아 글고 또 기억나는 건 어떤 유통사업 한다는 돼지새끼는 이어플러그 안줘예? 하면서 사투리가 존나 웃긴 놈이었음.
부사관이랑 아침부터 계속 농담따먹기 하던새낀데 말투 좃나 웃긴새끼였음.. 하여튼 이때까진 분위개 개 훈훈.
글고 어케어케 노가리 까다가 내차례되서 머 사격 뻔한대로 하고.
지금 생각해보니까 일단 총 거치대에 놓고 핀으로 걸고 그담에 탄창 나눠는데, 아직도 그미친새끼는 어떻게 그 순간에 고정핀 풀고 총기 난사한건지 모르겠다. 어쨋든 내차례까지 사격 다 하고, 좌경계총 해가 지고 내려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임. 그새끼 있던열 대기하던 걸 내려가면서 봤는데, 어떤 한 새끼 좌경계총 시키는대로 제대로 안하면서 총 병신같이 들고있던 새끼 있었음. 확성기로 똑똑히 들었음 "거기 3번째 총 똑바로 듭니다. 안들려요? 똑바로듭니다" 그새낀지 얼굴은 제대로 못봤는데 아마 맞을 듯.. 난 별 생각없이 내려와서 못본거임.
글고 사격 끝난놈들은 약간 시원한데 옆쪽에 줄 마춰서 방탄 벗고 앉거나 누워서 졸고 있었다. 나는 카톡 몰래하면서 옆에 아재랑 노가리 까던 중이었음. 머 확성기로 총 거치, 탄창보급, 5발 이상무 이런소리 좀 들리나 싶더니..... 갑자기 진짜 그쪽에서 좃나크게 " 야! 야 야 ! 뭐야저거 야! 야" 이러더라.
그래서 여기 쉬고있던 사람들 머지머지 하면서 사격장쪽 는데 (거리 별로 안멀었음 10m 정도) 이미 그새끼가 이쪽으로 총 겨누고있더라. 씨발.
여기까지 그냥 일동 얼음이었음. 머고 씨발 먼데 저 새끼 도랏나? 웅성웅성 한 2초? 정도 수군수군 거리다가 바로그때 총소리랑 함께 고대로 한명 뒤로 팡 하고 팅겨 나갔음. 여기서 다시 1초동안 일동얼음.. 튈 생각도 안들고 아무 생각도 안들고 1초간 얼음이었음.
진짜 그 1초 동안 시간 멈춘 줄 알앗다. 그리고 나서 1초뒤에 바로 진짜 좃나소리지르면서 전부다 개처럼 일어서서 튀기 시작했다.
그때 한번더 총성이랑 동시에 내 오른쪽 대각선 앞쪽으로 좃나 빨리 튀던 사람이었는데.. 달려나가면서 쓰러지더라 상체는 맞아서뒤로 고꾸라지는데 하체는 막 달리면서 옆으로 쓰러지더라
진심 나도 이렇게 죽는 줄 알았다.
마음은 좃나 더빨리 달아나야해 달아나야해 이러는데 마음처럼 안되더라, 순간적으로 총 안 맏으려면 S자로 그리면서 가야 된다라는 생각도 들었는데(진짜 이상하게 위기상황 되니까 정신이 오히려 더 날카로워짐). 이미 몸은 직선으로 진짜 고꾸라지듯이 달렸다.
옆에보니까 부사관이나 뭐나 그냥 서로 뒤지기 싫어서 먼저튀고 있었음. 그 짧은 순간에 서로 안맞으면서 지보다 더 느린 쌔끼 고기방패삼아서 그 앞으로 끼어들고 난리도 아니었음. 상황 ㄹㅇ 미쳤었다.. 어쨋든 튀는 도중에도 총성 몇번 더 울렸었다.
쉬고 있던 사람들 쪽으로 2발정도 발사하고 지 옆에 사격 같이 하던.새끼들도 튀니까 글로 나머지 발사한 듯. 아 그리고 폰으로 뉴스 보니까 4발 발사 다 하던데, 그 옆에 다른 새끼도 스스로 자기 방어하려고 몇발 발사한 듯 싶었다. 다들 총기 탄창은 끼우고 있었으니까.
하여튼 처음 두발은 비교적 빠르게 발사는데, 3,4번째 격발은 먼가 타탕 타타탕 하면서 서로 안맞으려고 사격한 소리도 분명히 있었음
하여튼 진짜 거의 한 500m되는 거리 1분도 안되서 좃나 빨리 튀고 내려오는데 확성기로 알라후아크발? 이런소리들리더니 마지막 총성이 울렸다. 아마 최후의 한발로 승천한 것같더라.
아까 헌병오고 전 구역 통제되고 난리났었다. 지금은 내무반 들어와서 추가 지시 있을때까지 그냥 있어라카는데.원래 폰 냈어야하는데 내무반 상사 한명씩 다 와서 내무반 통제하고있고, 폰 가지고있는거 없냐고하면서 빨리 내라고 닥달한다. 그래도 난 폰 가지고 혹시몰라서 엄마아빠 사랑한다 카톡하려고 안냈다. 진짜 너무무섭다. 잠시 상사 어디갔을 모포 뒤집어쓰고 글 쓰고 있다.
지금 현장에 있던 사람들 내무반에 2개로 나눠서 대기중인데 한명씩 불려 나가고 있음.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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