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선발 출전은 시즌 개막 후 두번째 이지만 유격수 선발은 처음이다.
김하성은 7일 오전 11시1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리는 2021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한다.
사흘 만의 선발 출전이다. 김하성은 지난 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마수걸이 안타와 타점, 멀티히트를 모두 신고했다.
김하성에게 주전 유격수로 뛸 기회가 찾아왔다. 개막이후 유격수 주전으로 뛰었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을 당해서다. 결과에 따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재활 기간이 결정될 텐데, 분명한 건 '공백'이 생겼고 김하성이 제1옵션이라는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2-3으로 졌다. 이틀 간 총 3득점에 그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뺏겼다. 패배보다 상처가 컸던 건 '차세대 스타'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이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날 3회말 2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극심한 왼쪽 어깨 통증을 호소, 김하성과 교체됐다.
타티스 주니어의 왼쪽 어깨가 아픈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개막 전 시범경기에서도 수비 도중 같은 부위에 이상을 느껴 잠시 전력에서 이탈한 적이 있다. 고질적인 부상 부위지만, 이번이 가장 심각한 상태로 보인다. 제이슨 팅글러 감독은 "타티스 주니어가 지금껏 가장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며 우려했다.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 기간은 7일 정밀검사 이후 가늠할 수 있다. 팅글러 감독도 말을 최대한 아꼈는데 서둘러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26일까지 휴식일이 하루뿐일 정도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팅글러 감독이 가장 먼저 언급한 이름은 김하성이다. 호르헤 마테오, 투쿠피타 마르카노,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옵션이 될 수 있지만, 멀티 백업 내야수 김하성을 기용함으로써 기존 틀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김하성으로선 절호의 찬스다. 샌디에이고 입단 후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뛰었으며 심지어 좌익수를 소화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매니 마차도와 타티스 주니어가 각각 3루수, 유격수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2루수 경쟁에서 김하성보다 한 발 앞선 건 크로넨워스였다.
타티스 주니어가 전력에서 이탈해있는 동안 꾸준한 출전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때 김하성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
김하성이 가장 익숙하고 자신 있는 포지션인 유격수를 맡게 된 것은 긍정적이다. 그는 탁월한 공격과 수비 능력을 겸비한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유격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그의 수비 능력은 뒤지지 않고 실제로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에서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다. 샌디에이고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19번의 시범경기에서 절반이 넘는 11경기를 유격수로 뛰었다.
꾸준한 선발 출전은 김하성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그가 출전한 4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것은 한 번밖에 없다. 공교롭게 그의 안타가 터진 것은 선발로 뛰었을 때뿐이었다. 교체 출전해 3타석을 소화한 6일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데뷔 안타를 친 뒤 "KBO리그에선 주전으로 뛰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루틴이 있었다. 대타가 쉬운 건 아니다"며 "선발 출전했을 때 최대한 좋은 결과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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