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타= 이영희 기자] '정년이' 없는 주말, 이젠 뭘 봐야하나.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가 막을 내렸다. '정년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정년이' 12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마의 15% 벽을 돌파하며 아름다운 매조지를 했다. 전국 평균 16.5%, 최고 18.2%, 2049 전국 최고 5.9%를 돌파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 타이틀을 수성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정년이' 최종화에서는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재정난에 빠진 '매란국극단'이 여력을 모두 짜내어, 매란의 마지막 공연이자 지금껏 매란에서 보여준 적 없는 새롭고 실험적인 국극 '쌍탑전설' 무대를 올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오디션을 통해 주인공인 백제의 석공 '아사달' 역은 정년이(김태리)에게 돌아갔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 영서(신예은)는 기꺼이 아사달의 재능을 동경하면서도 시기하는 석공 '달비' 역을 맡았다. 그리고 정년이와 영서는 매란을 아끼는 모든 이들의 응원 속에 무대에 올라 혼신의 연기를 선보였고, 무대를 빛내는 모든 별들의 열정은 매란의 무대가 이것으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했다. 특히 정년이는 지금까지 '매란의 왕자'로 군림했던 옥경(정은채)과는 180도 다른, 광기에 사로잡힌 예술가라는 신선한 남역을 선보이며 '매란의 새로운 왕자'이자 무대 위 가장 빛나는 별이 되었다.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강소복 역), 정은채, 김윤혜를 비롯해 특별출연한 문소리에 이르기까지, '정년이'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예술가의 경지에 오른 듯한 열연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김태리는 원작의 뮤즈 답게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윤정년 그 자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고, 신예은은 김태리의 유일한 라이벌이자 벗으로서 양대산맥을 형성했다. 또한 라미란은 매란의 단장다운 강직함과 무게감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이와 함께 정은채는 국극계의 황태자로서 남다른 아우라를 뿜어내 '정은채의 재발견'이라는 호응을 얻었고, 김윤혜 역시 히로인으로서의 매혹적인 존재감과 점점 몰락의 길로 향하는 뒤틀린 내면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극에 텐션을 불어넣었다. 뿐만 아니라 문소리는 '한스러운 예인의 길'을 묘사하는 상징으로서 극에 깊이를 더하는 연기력을 뽐냈다.
뿐만 아니라 우다비(홍주란 역), 이세영(백도앵 역), 현승희(박초록 역), 정라엘(서복실 역), 조아영(진연홍 역), 류승수(고부장 역), 장혜진(한기주 역), 오경화(윤정자 역), 민경아(허영인 역) 등 탄탄한 연기 내공과 신선한 매력을 갖춘 배우들이 고루 주목을 받으며 '정년이'의 세계관을 탄탄하게 완성했다.
더불어 '정년이'는 1950년대 당시 여성들의 '꿈'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채롭고 깊이 있게 조명했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정년이와 영서, 평생을 건 꿈이 무너진 절망의 순간에서 제자들을 통해 또 다른 꿈을 찾게 된 소복, 희미해진 꿈으로 인해 피폐해진 옥경, 꿈을 향한 집착으로 인해 소중한 것들을 놓쳐버린 혜랑, 시대적 한계에 부딪혀 자신의 꿈을 놓아버린 주란, 나아가 현실에 치여 꿈을 꿔본 적도 없는 정자까지. 이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그 시절 여성들의 꿈은 때로는 공감과 안타까움을, 때로는 벅찬 감동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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