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버지는 술주정꾼이었다. 나는 그 주정꾼한테 배운 것 같다"
배우 백일섭이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7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7년 절연' 백일섭 부녀의 생애 첫 야외 데이트가 공개됐다.
이날 백일섭은 딸, 사이와 함께 식사를 하던 중 벨소리가 울리자 "누나"라며 "어머니는 같은 어머니인데 아버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백일섭은 "이 누님이 나를 서울로 올려보냈다. '넌 친엄마한테 가라 여수에 있으면 사람 안되겠다'했다. 몇번 집에 와서 (서울 가라고) 차비도 주고 가셨다. (누나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 몇번 주셨는데 다 까먹어버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와서 '이게 마지막이다. 빨리 올라가라'라고 하셔서 1학년 끝나고 여름방학 때 서울로 올라갔다. 가방하나 딱 들고 어머니한테 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엄마라고 부른 사람이 4명이었다"며 "고등학교 1학년 때 서울에 올라왔더니 다른 아버지가 있었다. 마음이 상했다. 난 친엄마가 혼자 사는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백일섭의 딸은 "지금 생각하면 고등학교 1학년은 아기 같은 나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위 또한 "아버님이 덩치는 크셨지만 마음이 되게…"라고 공감을 표했다. 그러자 백일섭은 "여수에서는 다른 어머니랑 살았고 진짜 어머니에게는 다른 아버지가 있으니까 정이 안가는거다. 그런데 엄마는 미안해서 안절부절 못하니까 그 모습을 보니까 더 가슴이 아픈거다. 마음이 한 쪽이 항상 허전했다"고 고백했다.
새아버지에 대해서는 "술주정꾼이었다. 나는 그 주정꾼한테 배운 것 같다 그런다. 집에 가면 소리 지르는 모습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서 배웠나보다"고 말하며 씁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느날 새아버지가 나보고 성을 바꾸라고 했다. 김씨였다. 김씨로 바꾸라는 이야기다. 백씨에서 김씨로 바꾸라니까 완전히 기분이 난장판이었다. 사는 내내 기분이 안좋았다"고 새아버지와 불화도 털어놨다.
그무렵 백일섭이 만난 친구가 가수 남진이라고. 그는 "걔네 집은 장위동에 살았는데 집이 가까웠다. 방이 한 세개 됐는데 맨날 그 집에 갔다. 남진이가 일 없는 날은 맨날 거기서 살았다. 그렇게 집에서 나와 살게 됐다"고 말했다.
백일섭의 이야기를 들은 딸은 "아빠의 어린 시절을 설명 해주면서 소통을 시작하고 싶으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빠도 (어린시절의) 영향을 받았겠다는 짐작은 하고 있었다. 아빠가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이 아니고 나름의 아픔이 있었으니 그랬을 수 있겠다는 짐작은 하고 있었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내가 나이가 들고 아이들을 키워보니까 그 나이가 어떤 나이인지 체감을 하지 않나. 조금 더 아빠가 힘드셨다는게 와닿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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