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타= 이영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12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일명 방송4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번 결정은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19번째 거부권 행사로 기록되며, 방송 관련 법안에 대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의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방송 4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방송 4법의 재의 요구 대상에는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법이 포함된다. 이 법안들은 윤 대통령이 이미 한번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는 방송 3법의 수정안으로, 야당이 강행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러한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방송 관련 법안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와 제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사안임을 강조했다.
특히 방송 3법은 KBS, MBC, EBS 등 주요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 및 방송학회 등에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통위법의 경우,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려 '2인 체제'를 방지하는 것이 목표다. 여권은 이렇게 제정된 4개 법안을 '야당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중이던 6일에도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방송 4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으며, 이 법안들이 공영방송의 편향성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재의요구안의 발동 시점이 늦춰진 이유는 대통령의 휴가 기간이라는 점과 시급성이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번 방송법 관련 거부권 행사는 두 번째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도 방송 3법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러한 연속적인 거부권 행사는 방송 관련 법안에 대한 여야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앞으로의 정치적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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