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MLB)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잡으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통산 4승 중 3승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기록했을 정도로 '천적'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김광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3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 부진을 지우는 역투였다. 평균자책점을 9.00에서 4.15로 낮췄다.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20년 9월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의 6개(7이닝)였다.
김광현은 팀이 5-1로 앞선 6회초 2사에 교체됐고, 세인트루이스 불펜이 힘겹게 리드를 지켰다.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은 시즌 첫 승 사냥에 성공했다.
신시내티는 올해 팀 OPS(0.814) 1위에 오를 정도로 막강한 화력을 과시했지만, 천적 김광현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신시내티와 2차례 대결해 6이닝 무실점,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올해 유난히 첫 이닝부터 흔들렸는데, 이날은 달랐다. 1회초 선두타자 제시 윈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후 까다로운 닉 카스테야노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았다. 이어 예리한 슬라이더로 에우제니오 수아레즈, 조이 보토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초에도 김광현의 역투가 펼쳐졌다. 1사 후 닉 센젤이 2루타를 때렸는데, 김광현은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조나단 인디아를 유격수 땅볼, 타일러 스티븐슨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김광현의 삼진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3회초와 4회초, 5회초에 탈삼진 2개씩을 잡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초 2사 후 알렉스 블랜디노, 센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이날 처음으로 한 이닝에 주자 2명을 내보냈다. 그러나 김광현은 공 1개로 인디아를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그러나 6회초에 김광현의 무실점이 깨졌다. 카스테야노스에게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84.6마일 슬라이더가 밋밋했고, 타구는 외야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김광현의 시즌 첫 피홈런으로 홈구장에서 홈런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 방을 맞은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았고 수아레즈를 중견수 뜬공, 보토를 투수 땅볼로 잡은 뒤 강판했다. 투구 수는 총 85개였다.
안산공고 4번타자 출신인 김광현은 이날 메이저리그 마수걸이 안타도 기록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소니 그레이의 79.7마일 커브를 때렸고 행운의 내야안타로 연결됐다. 후속타자 토미 에드먼의 내야땅볼로 선행주자 김광현이 아웃됐으나, 세인트루이스는 이후 4타자 연속 안타 4점을 뽑으며 5-0으로 달아났다.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기울어지는 듯 보였으나 세인트루이스는 신시내티의 마지막 반격에 고전했다.
9회초 1사 1루에서 우익수 저스틴 윌리엄스와 중견수 딜런 칼슨이 인디아의 타구를 서로 미룬 것이 화근이었다. 인디아의 1타점 3루타가 됐고, 세인트루이스 마운드가 급격히 흔들렸다.
이후 3타자 연속 볼넷에 폭투까지 이어지면서 5-4, 1점 차까지 쫓겼다. 안타 하나면 역전이 될 수 있는 2사 2, 3루에서 알렉스 레예스가 수아레즈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김광현도 마침내 웃을 수 있었다.
세인트루이스는 5-4로 승리하며 신시내티를 5연패 늪에 빠트렸다. 9승10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공동 3위로 도약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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