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전에서 추월을 시도하다 박승희(22·화성시청)를 밀어 넘어뜨린 엘리스 크리스티(23·영국)가 사이버 테러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SNS 계정을 폐쇄했다.
영국의 BBC는 16일(이하 한국시간) '크리스티가 사이버 공격(cyber abuse)의 타깃이 됐다'는 기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크리스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경기 직후 몇몇 사람들이 나를 위협했으며 괴롭힘을 당했다"며 "며칠간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인터넷 악플 공세에도 대응해야 했다"며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크리스티가 말한 문제의 경기는 지난 13일 쇼트트랙 여자 500m 종목 결승전 경기다. 이 경기에서 크리스티는 코너를 돌다 이탈리아 선수와 충돌, 경기 초반 선두를 달리던 박승희를 넘어지게 한 바 있다.
경기 직후 수많은 한국 네티즌들이 크리스티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몰려가 악성 댓글을 달았다.
수천 개의 악성 댓글이 달리자 크리스티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죄송하다. 난 레이스를 했을 뿐 충돌을 의도하지 않았다"며 "박승희에게 문제가 없길 바란다. 그녀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14일에는 "연쇄충돌을 의도하진 않았다"며 "지금 매우 처참한 심경이지만 심판의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다시 한 번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악플이 이어지자 크리스티는 영국 대표팀과 상의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닫기로 결정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도 '크리스티가 성난 한국인들의 트위터 악플 공세로 올림픽 실격보다 더한 마음고생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럽선수권 챔피언 크리스티는 영국 쇼트트랙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으나 500m에 이어 15일 1500m 결승에서도 결승선보다 안쪽으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돼 실격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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