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없으면 삶도 없다. 만물이 다 그렇다.
우주의 원리, 생명의 큰 흐름이야 잠시도 쉬는 법이 없겠지만, 그 속에 몸을 맡긴 채 흘러가는 모든 존재는 쉬어야 한다.
사람도 잘 쉬어야만, 멋도 있고 맛도 스며들어
삶이 제 스스로를 사랑하는 행복이라는 게 찾아 온다
쉼
무한히 펼쳐진 공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
몸을 맡긴 채 흘러가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
잠시도 쉬지 않는다는
지고(至高)의 원리 속에서
그래도 틈을 내어 쉬어야 한다
그것은 운명이요 축복이다
꽃이 쉬어야 열매를 맺고
박자를 쉬어야 노래가 되고
붓질을 쉬어야 그림이 되고
마음을 쉬어야 시가 나오듯
사람도 잘 쉬어야만
맛도 있고 멋도 스며들어
삶이 제 스스로를 사랑하는
행복이라는 게 찾아 온다
소산
〈 관련고전〉
ㅇ 一張一弛 文武之道也 (禮記雜記下 )
일장일이 문무지도야 (예기잡기하 )
한 번 당기고 한번 풀어 주는 것이 문왕과 무왕의 통치방법이다
은(殷)나라의 폭군 주(紂)왕을 물리치고, 주(周)나라를 세운 문왕과 무왕은 공자도 성군으로 존중했던 분들입니다. 이들이 백성을 다스릴 때, 마치 활을 사용하는 것처럼 했다는 겁니다.
우리가 활을 쏠때 당기기만 하면 되겠습니까? 물론 안 되겠지요. 계속 당기기만 하면 활시위가 늘어나거나 활이 부러져 아예 활을 못쓰게 될 겁니다. 적절한 때에 놓을 수 있어야 화살이 날아가지요.
이는 정치를 함에 있어 엄격함과 너그러움을 함께 썼다는 얘깁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정치를 하는데 있어서 규제와 자율이 잘 조회되어야 한다” 뭐 이런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오늘날에는 일이나 생활을 함에 있어서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안배한다는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우리가 노래를 부를 때도 강약과 고저, 그리고 장단이 있어야 하겠지요. 이는 세상만사에 다 적용되는 법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동양철학에서는 ‘음양(陰陽)’이라고 하지요 『周易(주역)』에서는 “한번 음(陰)하고, 한번 양(陽)하는 것이 바로 도(道)이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일만하고 살 수 있습니까? 당연히 휴식이 있어야겠지요. 만약에 낮만 계속된다면 우리는 살 수가 없습니다. 밤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말로 유명한 파스칼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이 겪는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틀어 앉아 휴식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20세기의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시 한 것은 “노력과 침묵 그리고 휴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일장일이(一場一弛)”(한번 긴장했으면, 한번 풀어준다)는 이 말은 복잡한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그 어떤 보약보다도 좋은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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