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선체에서 구명조끼 끈으로 서로를 묶은 남녀 고교생의 시신이 발견됐다.
24일 경향신문은 지난 22일에 세월호 수색작업 중 한 잠수부가 구명조끼 끈으로 묶여진 남녀 고교생 시신 2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을 물속에서 처음 발견한 잠수경력 35년째인 K(58)씨는 "어린 학생들이 (죽음의 공포 앞에서) 얼마나 무섭고 힘들고 괴로웠겠느냐"며 "나름대로 함께 공포에 맞서려고, 살려고 서로의 몸을 끈으로 묶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했다.
당시 K씨는 세월호 안에서 청바지 차림에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남학생 주검을 찾았다. 고인에 대한 예의를 표한 후 시신을 배 밖으로 끌고 나오려고 했는데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구명조끼 아래쪽 끈에 맨발 상태의 여학생 주검이 연결돼 있었다.
K씨는 "연결된 끈을 풀고 남학생 시신을 밀어 올리려는데 웬일인지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고 전언했다. 이어 "보통 시신은 물속에서 떠오르게 마련"이라며 "'이 아이들이 떨어지기 싫어서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혼자서 희생자 두 명을 수습할 수 없었던 K씨는 후배 잠수부를 불러 시신을 수습했으며 시신은 팽목항으로 옮겨져 제각각 안산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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