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역린'(감독 이재규)의 현빈이냐, 액션 '표적'(감독 창감독)의 류승룡이냐.
30일 두 기대작들이 3,4월 침체된 한국영화를 구하러 나섰다. 주연은 각각 현빈과 류승룡.
30일 오후 12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역린'과 '표적'은 각각 실시간 예매율 1위, 3위에 올라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역린'은 예매율 56.2%로 2위인 할리우드 영웅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감독 마크 웹)의 20.1%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역린'은 배우 현빈의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정재영, 조정석, 한지민, 박성웅, 정은채 등 화려한 캐스팅과 드라마 '다모'를 만든 이재규 감독의 연출력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조선 22대왕 정조 암살 시도 사건인 정유역변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팩션(사실에 허구가 더해진 이야기) 사극이라는 점도 흥미를 자아낸다. '역린'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엇갈린 운명과 숨막히는 24시간을 그린 작품이다.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예매율 통계에 따르면 '역린'은 현빈의 복귀작이라는 점과 정조를 중심으로 한 극적인 요소에 힘입어 여성 관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의 전체 예매자 중 65%가 여성 관객이다.
'표적'은 영진위 실시간 예매율 11.6%로 3위를 차지했다. '표적'은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린 여훈(류승룡 분)과 아내를 구하려 그와 위험한 동행을 하게 된 의사 태준(이진욱 분), 이들을 쫓는 두 형사가 펼치는 36시간 동안의 치열한 추격을 그린 액션영화다.연기와 흥행력을 동시에 갖춘 류승룡이 펼칠 액션연기라는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역린'에 못지 않게 류승룡을 필두로 이진욱, 유준상, 김성령, 조은지, 진구, 조여정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여럿 출연한다.또한 제67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면서 작품성을 미리 인정받았다. 해당 부문에서는 액션, 스릴러, 공포, SF 등 장르영화 중 독특한 작품성과 흡입력을 가진 감독들의 작품 중 매회 2~3편을 선정해 초청한다. 한국영화로는 2005년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초청됐다.
맥스무비는 '표적'이 '역린'과 다르게 남성 관객 예매율이 52%로 절반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한 50대 이상 관객 예매율이 전 세대 중 31%로 중장년 관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중장년 관객은 극장가 흥행의 청신호로 읽히기에 고무적인 상황이다.'역린'과 '표적'이 이러한 관심을 토대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감독 조 루소·안소니 루소)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장악한 극장가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국적별 점유율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미국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한국영화를 역전했다.지난 2월에는 한국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이 51.6%로 미국영화의 45.9%를 앞질렀으나 3월에는 크게 뒤처졌다. 3월 미국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71.6%였다. 한국영화의 25.3%보다 50%포인트 가깝게 차이가 났다. 4월1일부터 29일까지 통계 격차는 더 크다. 미국영화는 78.4%, 한국영화는 18.1%였다.
노동절인 1일부터 시작되는 5월 연휴를 맞아 '역린'과 '표적'이 '쌍끌이 흥행'으로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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