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야구 마운드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준급 선수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 이들은 젊고 건강한 신체에서 나오는빠른 공을뿌리며 연예인 야구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고 있다.
라바 투수 윤한솔. 스물아홉의 젊은 피.그는 지난 13일 한스타 야구 봉사리그 한국거래소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4이닝을 완투하며1피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콜드게임 승리를 수확했다.구원과 마무리로 닦은 경험이 묻어나는 놀라운 역투였다.
그런데 툭히 그가 주목되는 것은 단순히 승리투수라는 점 보다그가기록한 경기 내용이다. 17타자를 맞아 단 하나의 안타에 볼넷 2개만 주고삼진을 6개나 뽑아냈다. 상대 타선을 고려하더라도 볼 스피드나 제구가 사회인 야구 정상급 실력임을 입증한 것이다.라바의 신세대에이스로서 손색이 없다.
연기자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부산 사나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스무살에 달랑 몸뚱아리 하나로 가출을 감행했다. 경찰대 입학을 바라던 부모님 반대로 연기자의 꿈이 막히자 무턱대고 서울로 날랐다. 앞도 안보이는 개고생의 출발이었다.
방송사 게시판의 촬영공지 등을 보고 단역 일부터 찾아다녔다. 하루 일당 몇 만원의 '따라지 인생'이 시작됐다. 같은 처지의 동료(?)들 도움으로 숙식을 해결하며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가출한 처지라 연기학원 등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대신 희망을 꿈꾸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던 중 2005년 SBS 16부작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 우연히 출연하게 됐다. 물론 단역이었다. 고교드라마였던 극에서 그는공효진, 공유, 김다현, 최여진 등 주연 옆을 얼씬거리는 별 볼일없는 친구역할을 열심히 했다.단역인건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엔 방송에 나오는 단역이었다.신나는 시간이었다.
다음해 영장이 날아왔고 연기자의 꿈도 멈췄다. 그는 묵묵히 입대했고 2008년 말 꽉 채운 만기제대를 했다. 다시 연기자의 꿈이 도졌다. 그러기 위해선 돈벌이가 급했다. 평택의 사촌누나 옷가게에서 2년 간 장사꾼으로 살았다.돈은 조금 모았지만 개뿔도 없는 그에게 연예계는 너무 높은 장벽이었다. 오토바이를 샀다. 전국을 무대 삼아 1년 간 세상 구경을 하며 살아있는 연기 학습을 했다.
그리고 2012년 독립영화로 눈을 돌렸다. '마피아게임' '악의 축' 등에 출연했다. 주연이 가능했기에 내린 선택이었다. 대학생 졸업작품 연극도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주연이었기에. 연기에 재미를 붙이고 연기 폭을 넓혀갔다.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그즈음 그는 현재 라바 선수인 선배형 김정구와 함께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각종 사회복지시설과 농촌 등지를 찾아 노력봉사, 재능봉사 활동을 했다. 이때 야구를 좋아하던 그에게 김정구가 자신의 소속팀 오도씨(라바의 전신)의 입단을 권유했다. 그렇게 해서 연기자 윤한솔과 야구선수 윤한솔의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그는 현재단편영화, 연극 등에서 조연으로 연기활동을 이어가며 동화구연 극단 '이레'에서 일하고 있다.아동극으로 유치원 등을 찾아 일종의 어린이 봉사활동을 하는 셈. 여전히 돈하고는 친하지 못하지만 보람을 찾는 시간이다.
또 그는 올 해 연기자로서의 비상을 다시꿈꾼다.절친형인 LB엔터 소속 연기자 이영훈과 함께 중국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영훈의 중국쪽 활동이 구체화되면서 가을 쯤이면 그도 '큰 시장' 중국으로 날아갈 계획이다.
5년 여 연예계를 경험한 그의 꿈은 소박하다. 평생 해야 할 연기라면 '주연으로 소작'보다 '조연으로 다작'을하겠다는생각이다. 맡고 싶은 캐릭터는 다소 엉뚱하다. 스릴러물의 사이코역할이 좋다고. 특히 비열한 연기는 자신있다며 '악역 윤한솔'을 사랑하고 기대해 달라며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 뜨려 악역 표정을 지어 보였다. 조금씩 꿈이 익어가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신상을 털어보자. △성격: 긍정적(대단히-돈 없으면 없는 대로) △별명: 밝또(밝은 또라이) △주량: 소주 1병 반 △담배: 안피움(술 담배 좋아하지 않아 선배에게 혼남) △투구 유형: 스리쿼터 △주무기: 직구 커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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