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君子)와 소인(小人)
천지에 빛이 있고 어둠이 있듯
세상엔 군자가 있고 소인이 있다
이상은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지만
현실은 소인이 군자를 이긴다
느긋하고 차분하고 정직하고
항상 순리대로 행하려는 군자가
잽싸고 활동적이고 교활하고
늘 도모하는 소인을 어찌 당하랴
하지만 군자와 소인이 정작 다른 건
오직 공(公)과 사(私)의 구분에 있다
그 차이는 비록 가는 터럭에 불과하나
그로 인한 재앙은 무엇보다 참혹한 것
천하에 소인들이 득세할 때엔
치지도외(置之度外)도 방법일 게고
둔세무민(遁世无悶)도 갸륵하지만
발본색원(拔本塞源)은 누구의 몫인가
소산
<관련고전>
o 其與君子異者 特公私一毫髮之差 其禍猶慘(許筠, 「小人論」)
기여군자이자 특공사일호발지차 기화유참(허균, 「소인론」)
소인이 군자와 다른 것은 오직 공(公)과 사(私)라는 아주 작은 차이지만, 그들이 끼치는 재앙은 오히려 참혹하다.
o 치지도외(置之度外) : “생각 밖에 둔다”라는 뜻으로, 내버려 두고 문제 삼지 않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후한(後漢)을 세운 광무제(光武帝)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o 둔세무민(遁世无悶) : 속세에서 달아나 숨어 살며 고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初九曰 潛龍勿用 何謂也 子曰 龍德而隱者也 不易乎世 不成乎名 遯世无悶 不見是而无悶 樂則行之 憂則違之 確乎其不可拔 潛龍也(乾卦, 「文言傳」)
초구왈 잠룡물용 하위야 자왈 용덕이은자야 불역호세 불성호명 둔세무민 불견시이무민 낙즉행지 우즉위지 확호기불가발 잠룡야(건괘, 「문언전」)
건괘(乾卦) 초효(初爻)에 “潛龍勿用(잠겨 있는 용은 쓰지마라).”이라 한 것은 무슨 뜻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무한한 능력이 잠재되어 있는 사람을 두고 한 말이다. 이런 사람은 세상을 급히 바꾸려거나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 숨어 살면서도 근심하지 않으며, 자신의 올바름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근심하지도 않는다. 도리에 맞는 일이면 즐거워하며 실천하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면 근심하며 하지 않는다. 이처럼 빼앗을 수 없을 만큼 확고한 잠재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潛龍’이다.
o 발본색원(拔本塞源) : “나무를 뿌리째 뽑고 물의 근원을 없앤다.”는 뜻으로, 폐단의 근본 원인을 모조리 없앤다는 말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9년 조에 나온다. 왕양명(王陽明)의
저서『전습록(傳習錄)』에는 발본색원론(拔本塞源論)이 있다. 그가 말하는 ‘발본색원’의 취지는 하늘의 이치를 알고 사람들은 그 욕심을 버리라는 것으로 사사로운 탐욕은 그 근원부터 철저히 차단하고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발본색원은 부정부패 척결, 범죄 조직 소탕 등과 같은 주로 사회의 암적인 면을 뿌리째 뽑아 재발을 방지하는 데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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