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과 '아바타' 흥행 비교해보니...

스포츠 / 서 기찬 / 2014-08-17 08:40:45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영화 '명량'이 개봉 18일 만에 누적 관객 1362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흥행순위 1위에 등극한 16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극장에서 관람객들이 영화 '명량'의 포스터'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그1)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영화 '명량'이 개봉 18일 만에 누적 관객 1362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흥행순위 1위에 등극한 16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극장에서 관람객들이 영화 '명량'의 포스터'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그1)


[서울=뉴스1] 이제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 앞에 다른 영화는 없다. 모두 추월했다.
더 이상 넘어서야할 영화의 흥행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자체 최고 기록을 수립하기 위해 힘찬 질주를 이어갈 차례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명량’은 지난 16일 오전 11시30분(배급사 기준) 1362만7153명의 누적관객수를 돌파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아바타’가 보유한 누적관객수 1362만4328명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 1000만 관객 동원 영화의 목표는 언제나 ‘아바타’를 넘는 것이었다. 1000만 영화 ‘도둑들’과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이 턱밑까지 추격해도 넘지 못할 벽이었다. ‘아바타’는 지난 2009년 개봉된 영화로, 2154년 인간들이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에 가 그곳 원주민 나비와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타이타닉’과 ‘터미네이터2’ 등을 연출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4년 간 오랜 시간을 구상한 끝에 모습을 드러낸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8월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키덜트 페어'에서 한 어린이가 영화 아바타 속 인물의 흉상을 바라보고 있다.(뉴스1) 지난 8월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키덜트 페어'에서 한 어린이가 영화 아바타 속 인물의 흉상을 바라보고 있다.(뉴스1)


‘아바타’는 어떻게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바타’가 관객들을 매혹시켰던 데는 3D 입체영화라는 신기술이 있었다. 영상 테크놀로지의 혁신에 눈을 뜨게 한 이 영화는 개봉 38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해 외화로는 사상 첫 1000만 관객을 기록했다. ‘아바타’는 개봉 47째에 관객수 1135만을 넘기는 위력을 과시하며 영화 ‘해운대’가 세운 누적관객수 1132만 명을 넘어섰고,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서는 신화를 완성했다.
당시 ‘아바타’의 흥행 속도는 빠른 편이 아니었다. 같은 해 개봉됐던 ‘트랜스포머2 : 패자의 역습’이 개봉 첫 주 300만 관객을 넘긴 것과 비교했을 때 ‘아바타’의 흥행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아바타’는 개봉 9일이 지나서야 300만 관객을 넘겼기 때문. 국내 최고 흥행작이었던 ‘해운대’가 개봉 33일 째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장기간 역대 흥행 1위의 영광을 누린 ‘아바타’의 흥행 속도는 ‘명량’의 그것보다 위력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여타 일반 흥행작과 비교했을 때 ‘아바타’는 몇 가지 장애를 안고 있었다. 우선 상영시간이 핸디캡이었다. 일반적으로 한 편의 영화의 상영시간은 120분 내외이지만, ‘아바타’는 162분의 상영시간으로 다른 영화에 비해 비교적 길기 때문에 상영회수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적은 수요의 3D 상영관도 문제였다. 당시 3D 영화관은 117개 정도로,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2D보다 3D로 관람하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명량’의 흥행 속도는 단연 ‘아바타’를 앞선다. ‘명량’은 개봉 이후 5일 간 흥행 신기록을 수립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오다 개봉 10일 만에 800만을 달성했다. ‘명량’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개봉 12일째인 지난 10일이다. 개봉 15일째인 지난 13일에는 누적관객수 1200만을 돌파하며 ‘아바타’와 점차 간격을 좁혀왔다. 이어 17일 만에 1300만 관객을 돌파하고 18일 만에 ‘아바타’의 기록을 따라 잡았다.
‘명량’과 ‘아바타’는 각각 단기 흥행 레이스와 장기 흥행 레이스로 역대 흥행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아바타’는 1000만 관객을 모은 개봉 6주차에도 주말 하루 평균 40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했고, 이후 장기간 극장가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했다. 상영시간과 3D 극장의 공급 부족으로 흥행 속도에 부분적인 제약이 가해졌음에도 불구, 꾸준한 입소문으로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명량’은 난공불락의 존재와도 같았던 ‘아바타’의 흥행 기록을 넘어선 자랑스러운 국내 영화 중 하나가 됐다. 이제 ‘명량’ 앞에 놓인 새로운 목표는 1500만 고지를 넘기는 것이 됐다. 17일 주말이 지나면 1500만의 가시권에 더욱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명량’은 ‘아바타’처럼 장기 흥행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봉 3주 차인 지난 16일 40%대의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명량’이 장기 흥행 레이스에서도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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