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전공하던 대학생이 남들 웃기고 싶어 개그맨이 된 웃기는 사연의 주인공은 손민혁. 2006년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SBS 개그 오디션에 참가한 손민혁은 운좋게도 특채되며개그맨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특채 3개월 뒤 또 한 번 운이 따랐다.그는 '폭소클럽'을 통해 개그 프로 여기저기에 단역으로 얼굴을 내밀며 일종의 방송 데뷔를 한 것.
하지만 개그 지망생의 무명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2007년 '웃찾사'는 '개그투데이'로 개편되며 새롭게 출발했지만 단역들의 활동은 변한게 없었다. 특히 그는 오디션 테스트 중 '스마일매니아' 대표 박성대 눈에 띄어 대학로로 오라는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손민혁은 대학로에서 박승대 대표의 연습생으로 5년 간 빡센 트레이닝을 거친다.
춥고 배고팠던 이 시절을 그는 '생계형 개그'라 불렀다.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개그 입문을 반대하는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도 없었다. 푼 돈의 출연료로는 밥 먹기도 벅차대학로에서 표를 팔았다. 먹고 자는 일상을 극장에서 해결했다. 초반 2년의 바닥생활을 그는'반노숙인 이었다'고 표현했다.
2011년 11월 그는 SBS'웃찾사'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코너를 맡았다.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과 애완견 차오차오가 펼치는 개그인 '하오차오' 무대를 꾸몄다. 신선한 아이디어의 '하오차오'는 전 연령층 시청자들에게서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서기원·김성기·정세협과 함께 한 이 코너는 이들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손민혁은 그 해 연말 S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우수상을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2012년 9월까지 방송된 '하오차오'를 끝내고 손민혁은 새 개그 코너'응애베이비'로 인기 여세를 몰아갔다. 박경림과 손민혁, 서기원이 출연한 '응애베이비'는 손민혁이아기최민수로 서기원이 아기김흥국으로 분해 엄마인 박경림과 펼치는 상황극을 만들었다. '이 옷이 다 마를 거라 생각했어~' '으아~효도 한 번 해봤어요' 등의 재치있는 패러디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 후 영화판을 패러디한 '충무로선' 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해 왔다. 최근손민혁은우리 사회 누르는자와 당하는 자 사이의 '갑을관계'를 그린 '을의전쟁'을 SBS '웃찾사'에서 개그화한다. 이번 주 녹화에 들어가 곧 공개될 예정이다.
어느 정도 개그계에 자리를 잡은 손민혁이지만 초심을 잊지않으려 노력한다. 주말마다 대학로를 찾아'웃찾사' 무대에 오른다. 2006년 부터 시작했으니 8년 째 이어 온 셈이다. 늘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연기력을 쌓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좋아하는 롤모델이 있느냐는 물음에 "강성범 선배를 닮고 싶다. 나이 들어도 꾸준히 개그하는 열정이 부럽다"며 "더 열심히 노력해 꾸준히 방송활동을 하는게 목표"라고 답했다.
손민혁은 연예인 야구팀 라바에 2012년 입단했다. 총무 김영석의 권유에 따랐다. 글러브를 잡은 이유는 개그맨끼리 야구를 통해 하나가 되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날라바는 공직자팀 감사원과 경기를 가져 8-6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7번 타자 2루수로 나선 손민혁은 삼진,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야구를 못하더라고 하자 "야구공이무서버···잉, 수비하러 나가면 내 쪽으로 공 오지 말라고 주문을 외워"라며 익살을 떨었다. 이에 옆에 있던 감독 변기수가 "개그맨은 한다면 한다. 손민혁도 곧 잘할 것"이라고 격려하자 손민혁은 "앞으로 야구장에 자주 나오겠다. 라바의 짐이 아닌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개그끼를 버리고 목소리를 낮춰 각오를밝혔다.
개그와 야구 두 토끼를 잡겠다는 손민혁이 개그무대와 야구장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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