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 감독과 배우 정경호, 정유미, 김새론은 지난 8일 개봉한 ‘맨홀’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오싹한 명장면 베스트를 공개했다.
◆ 맨홀 안을 헤매는 연서, 그 뒤를 노리는 수철의 붉은 눈
정경호, 정유미가 입을 모아 추천한 명장면은 연서(정유미 분)를 노리는 수철(정경호 분)의 붉은 눈 습격신이다. 어둠을 헤치고 맨홀 안을 헤매는 연서의 바로 뒤에서 정체 모를 붉은 눈이 드러나고 이내 우악스러운 수철의 손이 연서의 얼굴을 감싸 쥐며 어둠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한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는 맨홀 안에서 앞을 가늠할 수 없는 희생자들과 달리 수철은 야간 투시경을 쓰고 곳곳에 설치한 CCTV로 그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감시한다. 이런 설정은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공포감과 불안감을 배가시킨다. 신재영 감독, 조영천 촬영 감독이 가장 공들여 찍은 장면으로 꼽기도 한 이 장면은 고속 촬영을 통해 더 섬뜩하고 임팩트있는 장면으로 탄생될 수 있었다.
◆ 경찰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무시무시한 그 놈 그리고 죽음의 탈출
신재영 감독이 “가장 영화적으로 표현이 잘된 장면”이라고 밝힌 두 번째 명장면은 수철에게 벗어나기 위한 아가씨(김빈우 분)의 죽음의 탈출 장면이다. 수철의 희생양이 되었던 아가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겨우 맨홀을 탈출한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열려있던 맨홀 밖으로 스르르 모습을 드러낸 수철은 경찰을 단숨에 제압하고, 차 안에 몸을 숨긴 아가씨에게 돌진한다. 관객들이 잠깐 긴장을 놓은 사이에 등장해 예상치 못한 긴박감을 선사하는 수철. 경찰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만큼 무시무시한 그놈은 한 시도 놓치지 않고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 목격자 수정을 추적하는 수철의 거리 추격
범인과 대면하는 장면은 모두 스릴 넘친다며 영화에 자신감을 드러낸 김새론은 수정(김새론 분)이 처음으로 수철과 마주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늦은 밤 언니를 마중 나간 수정은 골목길에서 무서운 광경을 목격한다. 수철이 한 여인을 맨홀 속으로 납치하려던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 것. 겁에 질린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음질치지만 미로 같은 맨홀도 동네 골목길도 눈에 훤한 살인마 수철에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경찰복을 입고, 경찰 오토바이를 탄 채 수정이 도망치는 골목길 곳곳을 여유롭게 누비는 수철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만든다. 특히 골목 사이에 숨어있는 수정을 귀신같이 찾아내 얇은 벽을 뚫고 손을 뻗치는 장면은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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