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걸그룹 마마 "평균나이는 서른 아홉"

스포츠 / 서 기찬 / 2014-10-24 16:13:49
그룹 마마는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크리진엔터테인먼트, 뉴스1) 그룹 마마는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크리진엔터테인먼트, 뉴스1)


주부 3총사 김미사, 최유경, 박소현

"엄마의 변신은 무죄"... 데뷔 눈앞

[뉴스1] '꿈은 이루어진다.’

요즘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그들의 성공을 멀리서 바라봐야 했던 사람들이 있다. 바로 주부들이다. 주부들은 나이의 한계, 현실적 문제 등으로 인해 그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남의 꿈이 아니다. 오랫동안 꿈꿔온 가수의 꿈을 이룬 주부 3인방이 있다. 김미사, 최유경, 박소현은 최근 35세 이상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에서 합격해 그룹 마마(MAMA)로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룹 마마는 가수의 꿈을 꿨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실현하지 못한 주부들이 뭉쳤다. (크리진엔터테인먼트, 뉴스1) 그룹 마마는 가수의 꿈을 꿨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실현하지 못한 주부들이 뭉쳤다. (크리진엔터테인먼트, 뉴스1)


“세 명 다 3~40대 주부예요. 자녀도 있고요. 나이도 많고, 아이도 있어서 차마 데뷔 생각을 못 했어요. 좋은 오디션이 있길래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하게 됐죠. 다른 오디션은 참가하고 싶어도 어린 친구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오디션은 자격조건이 35세 이상이었거든요. 매력적이었어요.”

김미사, 최유경, 박소현의 생각은 똑같았다. 원래부터 가수의 꿈을 꿨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혔고, 결국 그 꿈을 가슴 깊이 간직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오디션에 참가하기 이전까지 평범한 우리네 주부의 삶을 살고 있었다.

“저는 스무살 때 더 문(The Moon)이란 그룹으로 앨범을 냈었는데 잘 안됐어요. 이후 결혼을 일찍 했고, 가정 살림에만 충실했어야 해서 가수의 꿈을 접고 있었어요. 오디션에 참가할 생각은 차마 못했죠.”(박소현)

“저는 가수의 꿈은 계속 있었어요. 그런데 집안 환경이 안 좋아져서 빨리 생업에 뛰어들었고, 회사에서도 직책이 생기다 보니 제 꿈을 좇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덧 30대가 돼서 가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더라고요.”(김미사)

“KBS에서 주부들을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2002년부터 꾸준히 참여해서 살림 장만도 많이 하고 상금도 꽤 탔어요. 이런 식으로 노래는 꾸준히 했는데 방송에 나가도 음반 제작 제의는 없더라고요. 30세가 넘고 주부다 보니 가수 데뷔가 어려운 거란 걸 느꼈어요. 그래서 더 마음을 내려놓은 것 같아요.”(최유경)

이들은 현실의 벽을 뛰어넘을 기회가 찾아와 과감히 도전했다. 물론 큰 기대감 없이 도전 자체에 의의를 뒀다. 비슷한 연령대 참가자들끼리 겨룰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가슴 속에 항상 가수의 꿈을 가져왔던 세 사람으로서는 도전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나이가 있다 보니 기대를 못 했어요. 그저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결혼도 했고, 자녀도 있으니 당연히 제가 될 거란 생각은 못 했죠. 용기를 못 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오디션은 나이에 대한 메리트가 있었고, 더 늦으면 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것 같아서 나가게 됐는데 아무에게도 말을 안 했어요. 탈락하면 창피하니까요. 결선 진출자 30명 내에 들었을 때에야 주변에 얘기를 했어요. 가족들은 반신반의했었는데 나중에 상위 12명 안에 드니까 그제야 남편이 아이는 누가 키우냐고 걱정하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응원 많이 해줘요.”(김미사)

세 사람 모두 주변에 알리지 않고 오디션에 지원했다. 그만큼 기대를 안 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교사였던 김미사는 본격적인 트레이닝이 시작되고 나서야 학교에 소식을 알렸고, TOP12에 진출하고 난 뒤에 인수인계를 하며 생업을 포기했다. 기대없이 도전한 오디션이었기에 마마는 뜻밖의 결과에 더욱 환희에 찰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상상에서만 이뤄지던 가수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부들로 구성된 그룹 마마(왼쪽부터 박소현, 최유경, 김미사)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크리진 엔터테인먼트, 뉴스1) 주부들로 구성된 그룹 마마(왼쪽부터 박소현, 최유경, 김미사)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크리진 엔터테인먼트, 뉴스1)


“오디션에 도전한 것만으로도 가슴이 정말 벅차요. 아마 그 오디션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그런 마음이었을 거예요. 본선 진출자부터는 함께 트레이닝을 받으며 친하게 지냈는데 다들 비슷한 심정이더라고요. 그런데 가수 데뷔라는 꿈이 진짜 현실이 되니까 기쁘고 행복해요.”(박소현)

김미사, 최유경, 박소현은 650명의 지원자를 제치고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됐다. 지난 7일 한 CF에 사용된 데뷔곡 ‘내 안의 꿈’을 발표한 것에 이어 다음달 말 정식 앨범을 발매한다. 밤샘 작업과 안무 준비로 체력적인 문제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꿈에 대한 열정으로 즐겁게 작업에 임하고 있다.

“열심히 하지만 대중들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기존 가수들과 못지않게 프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은 있어요. 사실 요즘 아이돌들은 오랜 트레이닝 기간을 거쳤고, 저희보다 나이도 훨씬 어려요. 이런 걸 생각하면 저희가 위축되는데 저희가 보여줄 수 있는 엄마들만의 힘, 저희만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를 보여줄 방법밖엔 없어요. 이런 예가 없으니 걱정도 되고 고민도 되는데 연습만이 살 길인 것 같아요.”(박소현)

마마는 앨범 발매와 함께 음악 방송 출연 계획 역시 갖고 있다. 걸그룹이 아닌 레이디 그룹으로서 아이돌과 대결한다. 그러나 성인 가요를 생각하면 오산. 마마는 다른 걸그룹처럼 모든 나잇대에서 좋아할 만한 빠른 템포의 곡으로 대중 앞에 선다. 세 명의 주부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가요계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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