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주고 욕을 받으면 기분 좋은 사람이 있을까?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욕, 그것도 쌍욕이 터질수록 즐거운 곳이 있다. 바로 '뉴욕쇼(New욕쇼)' 현장이다. 격한 욕이 나올수록 유쾌하고 통괘하다.
국대 개그맨 이자 연예인 야구단 라바 감독 변기수가 19금 개그쇼 '뉴욕쇼' 무대를늦가을 정취 가득한 11월에 20여 일째 이어가고 있다. 지하철 4호선 2번 출구를 나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사잇길로 50여 미터를 걸으면갈갈이홀이 나온다. 홀 입구 벽면에 변기수사진이 박힌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있어 이 공연이 왠지 예사롭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11월 1일 개막돼 매주 토용(재미있자고 낸 오자)일 오후 3시, 7시 두 차례 공연되는 뉴욕쇼는 욕을 통해 감정의 찌꺼기를 배설하는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무대다. 일상사 찌든 삶의 흔적을 깡그리 지워준다. 욕을 들으면 웃음이 나고 욕을 하면 즐거워진다. 정신건강의 최고 치료요법이다. 자~이제 공연 현장으로 가보자.
갈갈이홀 입구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여러 공연이 이어지는 곳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변기수 뉴욕쇼가 시작되고 나서 더 복잡해졌다. 변기수는 단원들과 함께 홀 앞 단상에서길거리 쇼 홍보를 하고 있다. "재미는 빵빵, 객석은 텅텅"등 구호를 연호하며 관객을 불러 모은다. 일명 삐끼, 호객을 하고 있다.잠깐씩 짬을 내 사진촬영에 응해 주기도 한다.
오후 7시 홀의 문이 열린다. 줄지어 기다리던 관객들이 입장한다. 굉음같은 음악이 가득찼던 어두운 소극장에 불이 켜진다.170여 석의 객석이 금방 만석이 된다. 그때 변기수의 목소리가 들린다. "차가 밀려 단원 몇이 늦어지는데 딱 1분 후에 시작하겠다. 그렇지만 여러분의 시간은 소중하니까끝나는 시간은 딱 제시간에 마치겠다"며 너스레 인사를 한다.
분위기를 띄우려 신인 개그맨이 무대에 올라 "웃을 준비됐냐"며 박수와 환호를 유도한다. 6월 부산 공연은 대박이었는데 서울 공연은 욕쇼가 아니라 바가지쇼가 됐다며 관객의 호응이중요하다고참여를 당부한다. "변기수는 원래 변태 또라이라서 적극적인 호응이있어야 한다"며 관객을 연습시킨다.'뉴욕쇼'라고 외치면 '씨발'이라고 맞아 달란다.
'욕쟁이 맛집 할아버지' 코너로 공연이 시작된다. XX새끼, OO놈 등 적재적소에 욕이 튀어 나온다. 관객에게도 무차별로 날아온다. 그때마다 극장이 뒤집어진다. 된장찌개 맛의 비결을 묻자 변기수는 주머니에서 미원을 꺼내 들어 반전 웃음을 안긴다.다음은 카레. 정범균과 욕이 섞인 개그 후 맛의 비결로 꺼내 든 건 오뚜기 3분카레. 포장의 오뚜기 표정이 안좋다며 패대기 친 후 변기수는 외친다. "일어나 XX야. 니가 진정 오뚜기라면 일어나라고 OO눔아" 폭소가 터진다.
다음은 변기수가 'DJ 변'으로 분장하고 남녀커플이 나오는 '박정자-함하자'코너. 남친이 여친을 위해 미리 사연을 줬다며 즉석 코너식으로 진행된다. 남친 신청곡이라며 이정현의 '줄래'를 들려준다. 다음은 여친 신청곡으로 '다줄거야'를 틀어준다. 미니스커트 여성 관객을 위해선 김범수의 '보고싶다'가 나온다. 극장 안에는 웃다가 빠진 배꼽들이 굴러 다닌다.
대단한 재치와 애드립 등 국대급 변기수의 개그감이객석을 휘어잡는다. 처음의 다소 어색했던 관객 분위기는 난무하는 욕설과 함께 눈녹듯 사라지고 극장은 화끈한 열기로 뜨겁다.이어 특별게스트 코너, 연애학 코너-청담동 원숭이, 쪽집게 선생 으로 이어지며 관객들의 엔돌핀을 최고조로 상승 시킨다.
'크리스마스'코너에 어린이로 분장한 정범균은 자신이 너무 많이 나온다며 누가 보면 정범균 쇼로 알겠다며 투덜거리다 산타 변기수에게 얻어 맞고 욕을 먹는다. 이어 변기수는 선물을 조르는 정범균을 위해 자루를 뒤적인다. 이에 정범균이 조금 전 맛집 코너에서 나온 미원이나 카레 아니냐고 묻자 변기수는 아니다 라고말하고 꺼낸 것은 다시다. 다시 한 번관객들은 뒤집어 진다.
이어서 특별게스트가 나오는 욕 안하는 상황극이 진행된다. 여기서 변기수는 욕을 안한다. 그러자 특별게스트는 "이 XX,욕 안하니까 아무것도못하네 OO넘"이라고 일갈해 포복절도 웃음을 유발한다. 다음은 상품 주는 코너로 관객을 무대로 올려 스피드퀴즈를 시킨다.
만난지 35일 된 남녀커플이 무대에섰다. 남자가 묻고 여자가답한다. 첫 질문은 첫 키스. 남자가 "우리가 두 번째 만난날 한 것"이라구 묻자 여자는 "키스", 남자 "아니 세 글자", 여자 "첫 키스" 정답이다. 두 번째 질문은 딥 키스. 남자 "첫 키스 어떻게 했지?"하고 설명하자 여자 "깊게", 남자 "그걸 영어로 해봐", 여자 "딥 키스" 정답. 이런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엔 첫 경험까지 이끌어 낸다. 남자 "너와 내가 한 것" 머뭇거리던 여자 "첫 섹스" 객석은 완전 빵 터졌다. 이런것도 있다. 남자 "정자 막는 고무" , 여자 "콘돔" 다시 빵!!!!!!!!!! 이때 여배우와 무대에 등장하는 변기수. 좀 전의 스피드퀴즈를 그대로 재연해생각하지도 못했던 반전의 재미를 폭발시킨다. 빵 빵 빵~!!!!!! 여러번 터진다.
시간은 벌써 저녁 9시로 달려간다. 공연이 끝날시간은 이미 넘었다. 그래도 계속된다. '국무회의'코너에선 욕랩으로 관객과 하나가 된다.마지막 코너로 입장하기 전 관객이 쓴 '내 인생 최고의 욕'이 공개된다. 현실을 풍자하는글, 아니 욕이 많다. 답답하고 억눌렸던 가슴이 한 순간에 확하고 뻥뚫린다. 이런것이구나. 욕이란 것이. 인생의 청랑제 역할이구나. 깨닫게 된다.
변기수를 비롯한 공연단원들이 나와 무대인사를 한다. 얼굴이 해맑게 밝아진 관객들이 저절로 환호한다. 1시간 30여 분간 어느새 웃음에 길들여진 것이다.퇴장하는 관객들에게 변기수가 한가지 부탁을 한다. "'나가면서 잘봤다,개ㅅㄲ야'라고 해달라"고.관객들이 따라하자 단원들의 응답이 돌아왔다. "잘가라, ㅆㅂ넘아"라고. 계단을 올라 나가는 길에 폭소가 뒤를 따른다.
공연을 마친 변기수와 단원들은 갈갈이홀 앞에서 관객들을 배웅했다.사진도 같이 찍고 악수도 하고 포옹도 하며. 욕을 나누며 친해진 사이라 감정의 공감대가 무척 깊어졌다. 마치 비밀을 나눈 사이가 된 듯하다. 이런 것이구나. 욕이란 것이. 인생의 엔돌핀이구나. 허리 굽혀 인사 하는 변기수가 대단해 보였다. 인간 변기수의 진정성을 발견한 것이 뉴욕쇼의 의미보다 훨씬 크게 다가왔다.
웃고 싶습니까. 아픔이나 시름을 잠시라도 잊고 싶습니까. 대학로 갈갈이홀을 찾으십시요.그리고 변기수를 만나세요.시원하게 소리쳐 욕을 하십시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1월 29일! 이번 주 토요일 오후 3시, 7시 공연이 마지막 입니다. 서두르셔야 할겁니다. 뉴욕쇼를 보시려면. 특히 야구인 변기수이니 만큼 연예인 야구선수들은 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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