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 총리후보 지명 안됐더라면...

韶山 이상은 교수의 詩로 고전읽기 / 서 기찬 / 2015-02-12 16:14:27
지혜와 용기











순수한 욕구는 삶의 원동력
이것 없인 사랑도 행복도 한갓 무지개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불행의 근원
부질없이 제 삶을 갉아 먹는다
만족할 줄 아는 것은 최상의 지혜
만족할 줄 모르는 건 최대의 치욕

과감히 나아감도 용기이지만
멈출 줄 아는 것은 보다 큰 용기
자신의 과오와 한계를 분명히 알고
때와 세의 흐름을 바르게 읽었다면
물러설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용기
물러설 줄 모르는 건 심각한 위기

2015.2.12. 소산

ID-100250055〈관련고전〉

ㅇ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老子, 『道德經』44章)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노자, 『도덕경』44장)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래 갈 수 있다.

*****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상 초유로 연달아 세 번째 총리후보가 낙마할 지도 모르니 말이다. 청문회도 끝났고, 인준절차만 남았다. 청와대도 여당도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다. 이럴 때 최상의 방법은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더 망가지지 않게 하는 길이요, 여러 사람들 힘들게 하지 않고, 자신의 당과 정부 나아가 국가를 위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정부는 학교가 아니다. 반성문 쓰게 하고 잘 지도하여 바른 사람으로 키우는 그런 곳이 아니다. 설령 억지로 밀어붙여 총리로 임명된다 해도 총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권위로 내각을 잘 이끌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총리후보로 지명되었을 때의 일성이 법이 보장한 총리의 권한을 수행하는 책임총리가 되겠다고 했다. 포부는 좋았다. 그러나 세상 모는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고 나름 공이 있을 터인데, 그것은 인정해 주자. 하지만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거기까지가 자신의 몫이고, 한계인 지도 모른다. 안쓰럽기조차 하다. 총리 후보로 지명되지만 않았다면 이토록 만신창이가 되지 않고 잘 살아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래도 그 정도에서 만족하고 그만 물러설 줄 아는 것이 그나마 자신을 욕되고, 위태롭게 하지 않고 오래도록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소산-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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