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지젤'…세밀한 표정연기, 군무 관객 압도

오늘의 뉴스 / 서 기찬 / 2015-03-26 16:46:05
지젤역을 맡은 김지영·박슬기·이은원(왼쪽부터) .(국립발레단,  News1)  지젤역을 맡은 김지영·박슬기·이은원(왼쪽부터) .(국립발레단, News1)



[뉴스1]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이25일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로 2015시즌 막을 올렸다.




순박한 시골처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다룬지젤은 2막으로 구성된 발레다. 19세기 중반 테오필 고티에가 낭만주의 대표 발레리나 카를로타 그리지에게 헌정하는 각본을 썼고 아돌프 아당의 음악으로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폭발적인 인기로 런던·밀라노 등 유럽 각국 발레단에 수출된지젤은 발레리나가 거쳐야 할 관문이자발레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국내에 지젤 열풍을 일으킨 2011년과 같은 버전이다. 국립발레단은 2010년까지 지속한 볼쇼이 버전에서 벗어나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으로 바꾸는 모험을 2011년 시도했다. 당시 19세기 낭만발레의 오리지널 무대를 충실히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공연 한달 전에 모든 좌석이 매진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지젤 역은 김지영(37)·박슬기(29)·이은원(24)씨가 맡았다. 25일 첫 무대는 김지영씨가 올랐다. 그는 18살인1997년에 국립발레단에 최연소 입단해 2개월 만에 수석무용수가 됐고 2년 뒤 지젤역을 맡아 지금까지 여러 버전의 지젤을 열연했다. 박슬기는 2007년, 이은원은 2011년에 입단해 둘다 지젤역으로는 이번이3번째 출연이다.
여성지휘자주디스 얀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무대 의상은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디자인했다.
명장면은 섬세한 표정 연기가 필요한 1막인가?절도 있는 군무가 압권인 2막인가?1막에서 지젤은 신분을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져 죽는다.원작에서는 화려한 귀족 무도회장이배경이었다. 고티에의 원작에는 젊은 미녀가 무도회장에서 춤에 미쳐 밤새도록 춤추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각색하는 과정에서 현실감과 설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바둑도 훈수를 두는 사람이 맥락을 잘 보는 법이다. 무도회장이 독일 라인강 유역의 농촌으로 젊은 미녀는 순박한 시골처녀로 바뀌었다.
'지젤' 1막 지젤과 알브레히트.(국립발레단, News1) '지젤' 1막 지젤과 알브레히트.(국립발레단, News1)


지젤은 알브레히트에게 마음을 뺏기지만 망설인다. 사랑해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꽃을 꺾어 꽃잎을 하나씩 따낸다. 바닥에 꽃잎을 버릴 때는 지젤의 표정이 어둡다. 알브레히트에게 따낸 꽃잎을 건넬 때에는 표정이 환하다. 사랑에 빠진 표정을 누가 감출 수 있겠나. 현실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면 꽃을 뺏어 머리에 꽂아주겠지만 무대에서는 모든 게 용서된다.

꽃잎을 뜯다가 지젤은 남은 꽃잎을 세어보며 좌절한다. 마지막 꽃잎을 바닥에 버려야 할 상황이다. 지젤은 꽃을 의자에 놔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알브레히트가 꽃을 줍는다. 숫자를 세더니 꽃잎 하나를 떼어내고 지젤에게 다가간다. 다시 세어보라고 지젤에게 권한다.
'지젤' 2막 군무. (국립발레단,  News1) '지젤' 2막 군무. (국립발레단, News1)


2막에서 지젤은 결혼 전에 죽은 처녀들의 영혼인윌리가 돼 떠돈다. 우리 식으로 치자면 처녀귀신에 가깝다. 알브레히트는 지젤의 무덤을 찾아왔다가 윌리들의 포로가 된다. 그는 죽을 때까지 윌리들과 함께 춤을 춰야 할 상황에 처했지만 지젤의 사랑으로 목숨을 구한다.
2막에서 순백의 튀튀(발레리나가 입는 스커트)를 입은 윌리가 음악에 맞추어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추는 군무는 지젤의 백미다. '라 바야데르' 3막(망령들의 왕국), '백조의 호수' 2막과 4막의 호숫가 군무와 함께 발레를 대표하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 한스타 앱이 나왔습니다.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다운 받으세요^^


[ⓒ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