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14일 '내 마음의 풍금' 강추

인터뷰&칼럼 / 서 기찬 / 2015-06-12 08:15:20
 ‘내 마음의 풍금(The Harmonium In My Memory, 1999, 감독: 이영재)’ 포스터. ‘내 마음의 풍금(The Harmonium In My Memory, 1999, 감독: 이영재)’ 포스터.



학창시절 선생님을 짝사랑해 본 적 있나요?
전 중학교 2학년 때 세계사를 가르치셨던 선생님을 좋아한 적이 있습니다. 덕분에 세계사 공부는 참 열심히 했지요. 바람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가녀린 몸에 단정한 커트머리, 유난히 초록색을 좋아하셨던....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일요일 늦깎이 17세 초등학생 홍연의 선생님 짝사랑이야기 ‘내 마음의 풍금’을 추천합니다.

부르조아의 은밀한 매력

▲ 금요일(12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이 주목한 작품은 오랜만에 만나는 스페인 작품 ‘부르조아의 은밀한 매력( 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 1972, 감독: 루이스 부뉴엘)’입니다.
루이스 부뉴엘과 시나리오작가 장 클로드 카리에르가 공동으로 각본을 집필한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은 부뉴엘의 후기 영화 중 손꼽히는 걸작으로 풍자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코미디물입니다. 부유층 남녀 여섯 명을 중심으로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우스꽝스럽고도 기괴하며 때로는 잔혹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이들은 부르주아 세계에서 일종의 의식인 만찬을 계획하지만 번번이 다양한 돌발 상황들로 인해 식사를 하지 못합니다. 그 과정에서 부르주아들의 허위의식과 그 뒤에 숨겨진 비루한 욕망이 코믹하게 드러나지요. 품위를 중시하고 교양 없는 서민을 노골적으로 비웃는 그들도 뒤로는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거짓을 꾸미고, 부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범죄도 서슴지 않습니다.
1973년 국제영화비평가협회상 최우수감독상과 아카데미시상식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부뉴엘의 영화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유주얼 서스펙트

▲ 토요일(13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5)에서는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 1995, 감독: 브라이언 싱어)’를 준비했습니다. 케빈 스페이시, 스티븐 볼드윈, 가브리엘 번 등이 나옵니다.
‘식스 센스(The Sixth Sense, 1999, 감독: M.나이트 샤말란)’만큼이나 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한 영화로, 이 영화 이후 ‘카이저 소제’라는 이름은 반전 캐릭터를 대표하는 이름이 됩니다. 이런 반전에 힘을 더하기 위해 다양한 영화적 기법이 교묘하고도 영리하게 사용되었으므로, 이런 기법을 확인하며 반전의 단서를 찾아본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반전이 있다’이야기 하는 것조차도 영화 묘미를 떨어트리는 일입니다.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보셔야 정말 재밌을텐데요. 죄송합니다. 영화는 아카데미 각본상에 빛나는 참신한 각본과 사건 이후 목격자의 진술을 통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된다는 독특한 구성, 그리고 여러 이야기들이 마치 퍼즐처럼 맞춰지며 진행되는 형식이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모든 이미지와 대사, 사운드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와 연결시킨 감독의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성 넘치는 배우들도 이 영화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데, 뛰어난 배우들을 통해 영화 내내 각각의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살아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은 물론 뉴욕 및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등에서도 남우조연상을 휩쓴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가 압권으로, 그는 절름발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뇌성마비 전문가와 의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마비된 왼손을 표현하기 위해 손가락을 접착제로 붙이는 방법까지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완전 강추합니다.

어바웃 어 보이

▲ 일요일(14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기다리는 작품은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 2002, 감독: 크리스 웨이츠, 폴 웨이츠)’입니다. 휴 그랜트, 레이첼 와이즈, 니콜라스 홀트 등 출연.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원작자 닉 혼비가 1998년 출판한 영국산 베스트셀러를 영화한한 코믹 드라마.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독신남 버전입니다.
어른 같은 아이 마커스와, 아이 같은 어른 윌. 우연히 얽히게 된 두 사람은 본인들은 모르던 자신들의 문제를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서로 알아갑니다. 마커스는 우울증에 걸린 엄마를 위해 새 남자친구를 만들어주려고 고군분투하지만 윌은 다른 싱글 맘에게 또다시 마음을 뺏겨버리게 됩니다.
영화는 서로를 도와야 하지만 막상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그려가면서 두 사람의 ‘성장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갑니다. 유쾌하고 상쾌한 작품입니다.

맨발의 꿈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서는 ‘맨발의 꿈(2010, 감독: 김태균)’을 방송합니다.
꿈도 희망도 없던 동티모르. 그곳에서 희망을 상징하는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한국인이 있습니다. 2002년 사업차 동티모르를 찾았던 김신환 축구감독은 우연히 공터에서 맨발로 공을 차던 아이들을 만난 뒤 무보수로 축구를 가르치게 됩니다. 맨발로 축구를 하던 아이들과 김신환 감독은 유소년 축구단을 결성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 30회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 6전 전승 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고 자신 역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는 현재도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단의 감독을 맡고 있으며 월드컵 때마다 한국을 응원하는 아이들과 함께 동티모르에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몰랐지만 폐허의 땅에서 희망을 차 올린 김신환 감독과 맨발의 소년들이 이뤄낸 특별한 우정과 기적은 영화로 완성되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박휘순, 고창석 등이 감동을 전합니다.

* 주말 obs시네마 두 편도 미리 볼까요?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레드: 더 레전드(Red 2, 2013, 감독: 딘 패리소트)’를 방송합니다.인류 최악의 살상무기 ‘밤 그림자’를 두고 미국 국방부와 FBI, 영국의 M16, 러시아 정부와 대결을 펼치는 전직 레전드 CIA요원의 활약을 그린 액션 첩보물입니다. 이병헌이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존스, 안소니 홉킨스, 존 말코비치 등과 호흡을 맞춥니다.

- 일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내 마음의 풍금(The Harmonium In My Memory, 1999, 감독: 이영재)’을 마련했군요. 묘하게 또 이병헌 출연 작품입니다.1960년대 시골 학교를 배경으로 이곳에 부임한 21살의 총각선생 수하(이병헌)와 그를 짝사랑하는 열일곱살의 여학생 제자 홍연(전도연)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입니다. 시골 마을 사람들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함께 엮어 서정적인 시대극으로 꾸몄습니다. 작가 하근찬의 단편소설 <여제자>가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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