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7월마지막 날입니다. 무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열대야를 잊는 방법으로 좋은 영화 한 편 감상하시지요. 이번 주 주말 TV영화 미리 엿보겠습니다.
▲ 금요일(31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이 선택한 영화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The Thomas Crown Affair, 1968, 감독: 노만 주이슨)’입니다. 스티브 맥퀸, 페이 더너웨이가 호흡을 맞춥니다.
영화는 하이스트 무비(heist movie), 혹은 케이퍼 무비(caper movie)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이스트 무비나, 케이퍼 무비는 쉽게 말해 범죄자들이 치밀한 준비 끝에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과정을 다룬 영화를 말합니다. ‘스팅’ ‘오션스 일레븐’ ‘이탈리안 잡’ ‘범죄의 재구성’ ‘도둑들’같은 영화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하이스트 무비의 특징으로는 천재적이고 매력적인 범죄자와 유능한 수사관을 등장시키고 기막힌 범죄수법과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관객과 두뇌 게임을 벌인다는 것이지요.
영화는 스티브 맥퀸과 페이 더너웨이라는 두 배우가 범죄자와 수사관으로 불꽃 튀는 심리전을 펼칩니다. 그리고 서로의 신분을 알면서도 사랑합니다. 사랑, 그것 참 어렵습니다.^^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는 1999년 리메이크작이 더 익숙한데 1968년 원작과 비교해보는 것도 큰 재미가 될 것입니다. 007 시리즈로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넌이 토마스 크라운을 연기한 리메이크작에서는 미술품 탈취 사건을 소재로 하며 영화의 배경 역시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옮겨집니다. 또한 보험 수사관으로 등장하는 르네 루소는 페이 더너웨이와는 다른 배닝이란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배닝은 영화 결말에서 비키와는 다른 선택을 합니다.
▲ 토요일(8월1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5) 시간에선 ‘심야의 탈주( Odd Man Out, 1947, 감독: 캐롤 리드)’를 준비했습니다. 제임스 메이슨, 캐더린 라이언 등이 나옵니다.
북아일랜드의 정치적인 불안을 다룬 영화지만 정치적인 성향은 전혀 없으며, 인간이 예기치 않았던 상황에 휘말릴 때의 극한 상황을 다룬 서스펜스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은행을 털다가 부상을 입은 조니의 하루, 즉 오후 4시에서 밤 12시까지를 따라가며 진행됩니다. ‘제3의 사나이’를 만든 캐롤 리드가 만든 작품으로 함축적인 대사와 걷잡을 수 없는 안개로 가득한 화면이 인상적이고 낭만적인 느와르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북아일랜드의 도시명은 확실히 거론되고 있지 않으며 IRA 조직의 지도자로 비쳐지는 조지의 정체 또한 확실치는 않습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열광적이었는데, 특히 연출과 연기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범죄에 대한 묘사에 있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고 영화의 폭력적인 엔딩 또한 비평가들의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최종 개봉에는 수위를 낮추는 재편집이 있었다고 합니다. 1947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1948년에는 BAFTA Award에서 최우수 영국영화상을 수상했으며 오스카상 편집부분에 노미네이트 됐습니다.
▲ 일요일(8월2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기다리는 작품은 여름이면 가끔 만날 수 있는 작품이지요. ‘죠스(Jaws, 1975,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입니다. 로이 샤이더, 로버트 퀸 등 출연.
식인 상어를 소재로 한 해양 공포 영화의 대명사로서, 할리우드 영화 역사상 최초로 1억 달러를 돌파한 블록버스터의 원조이자 스필버그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입니다. 흥행적인 요소 외에도 이 작품은 ‘관객을 긴장으로 몰아넣는 영화적 구성에 있어서는 하나의 완벽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절묘하고 극적인 구성과 카메라워크를 선보인 뛰어난 영화입니다.
서서히 다가와서 비명이 저절로 나오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길이 20피트의 거대한 식인상어의 모습, 얼어붙는 긴장과 한숨을 내쉬는 휴식을 절묘하게 교차시키는 연출의 기법, 섬뜩하게 울리는 배경 음악, 3인의 주연 배우들의 완벽한 조화, 극적인 긴장감과 현장감을 보여주는 촬영과 편집 등이 한데 어울려 멋진 해양 드라마의 걸작을 창조했습니다. '죠스(Jaws)'는 ‘상어가 벌린 거대한 입’이라는 뜻입니다.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서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감독: 이명세)’를 방송합니다. 안성기, 박중훈, 장동건, 최지우 등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이명세 감독이 1996년 가을 3개월 동안 인천 서부경찰서 강력반 형사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개봉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탈주범 신창원의 도주행각과 맞물려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남성 중심의 액션영화지만 살인 사건이 중심이 되어 사건을 전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의 한 장면마다 아름다운 화집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기존 액션영화와 다릅니다. 감독은 눈발과 빗발, 조명과 음악 하나에도 치밀한 계산과 구성으로 완벽한 화면을 추구하여 영화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미장센을 영화 속에서 만들어 냈습니다. 당시 평론가들은 ‘문학이 하지 못하는 영상미학’ ‘폭력을 아름다운 미학으로 승화시켰다’ 고 극찬했습니다.
* 주말 obs시네마 두 편도 살짝 볼까요?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퍼펙트 겟어웨이(A Perfect Getaway, 2009, 감독: 데이빗 토히)’를 방송합니다. 티모시 올리펀트, 밀라 요보비치, 키엘 산체즈 등 출연.아름다운 섬 하와이에서 환상적인 신혼여행을 꿈꾸는 신혼부부가 다른 신혼부부의 살인사건을 접하면서 겪는 스릴러물입니다. 다소 억지스럽고 개연성 없는 반전이 나오는데 그게 재밌다고 하는 사람도 극히 일부가 있더군요. 안 보셔도 아깝지 않은 작품입니다.
- 일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인사이드 르윈(Inside Llewyn Davis, 2013, 감독: 조엘 코에느 에단 코엔)’을 방영합니다.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굿맨 등이 출연합니다. 저도 아직 만나지 못한 작품입니다. 코엔형제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보셔야 할 작품입니다. 이동진 평론가의 글을 보시면 더더욱 무조건 보셔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기자 출신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코엔형제(조엘 코엔, 에단 코엔)는 80년대 초중반에 ‘블러드 심플(분노의 저격자)’같은 영화로 시작해서 수많은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코엔형제의 최고작을 ‘파고’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코엔형제가 21세기에 만든 세 편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시리어스 맨’ 그리고 ‘인사이드 르윈’이 정말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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