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전도연도 '인기'에 대한 고민을 할까. 답은 놀랍게도 '그렇다'.
지난 1990년 데뷔한 전도연은 25년간 한결 같은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신인 시절 풋풋함이 담긴 '접속'을 시작으로 '내 마음의 풍금', '해피엔드',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변모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이후 '너는 내 운명', '멋진 하루', '하녀' 등에 출연하며 섬세한 연기력으로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은 그는 2007년 '밀양'으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칸의 여왕'이라는 영광스런 수식어를 얻게 됐다.
최근에는 '무뢰한', '협녀'로 관객들을 만났고, 여전히 충무로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로 꼽힌다. 실제로 많은 신인 감독들, 후배 배우들이 전도연과의 작업을 꿈꾼다고 고백한 바 있다.
지난 4일 오후 2시 30분 부산 해운대 비프 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이하 '오픈토크')에 참석한 전도연은 작품에 대한 애정과 특유의 자신감을 거침 없이 드러내며 솔직한 매력을 뽐냈다.
"예쁘다"는 관객의 외침에 어린 소녀처럼 기뻐했고, 답변을 할 때는 연륜과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배우로서의 고민과 두려움에 대해 고백한 순간이었다.
그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촌스럽게 눈물이 나더라"고 회상한 전도연은 "어릴 때는 영화만 찍으면 받는 게 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랫만에 받는 상이기도 하고, 상을 받기 위해 연기하는 건 아니지만, 잘했다고 주는 상이 아니라 힘내라고 주는 상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칸의 여왕'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도 토로했다. 그는 "털어내고 싶고 극복하고 싶었다"며 "칸 여우주연상이라는 게 너무 너무 크더라. 배우를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그 때까지 수식어를 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협녀'가 흥행에 실패해 속상해 하고 있던 차, 배우 윤여정의 격려 전화를 받은 일도 회상했다. 윤여정은 '칸의 여왕' 부담감을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고, 전도연 스스로도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어떤 수식어를 갖고 싶냐는 질문에는 '영화나라 흥행공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과거 자신의 타이틀이었다고 설명한 전도연은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들을 다시 찾아봬면 '영화나라 흥행공주'로 수식어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어보였다.
이날 오픈토크 말미 전도연은 관객들을 향해 깊은 고마움을 표했고, 가슴이 벅차 오르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이렇게 자리를 꽉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텅 비어 있을까봐 걱정했다"라고 말했다. 관객들의 믿지 않는 눈치에 전도연은 "우리도 그런 걱정 자주 한다. 정말이다"라고 덧붙여 눈길을 모았다.
배우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자만하지 않고 작품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는 모습,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면이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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