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명대사] (30)
배태곤(문성근): "막동아, 넌 꿈이 뭐냐"
막동이(한석규): "......그냥... 식구들이랑 뭐... 살면서 식당이나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
- '초록물고기(Green Fish, 1997, 감독: 이창동)’
배태곤이 막동에게 꿈이 뭐냐고 묻는 장면이 몇번 나옵니다.
막동이는 우무쭈물 말을 더듬다가 결국에는 '식구들이랑 식당이나 함께 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영화 마지막 장면 배태곤과 미애(심혜진)가 막동이가 없는 막동이네 식당에 밥 먹으러 옵니다. 가족과 함께 살면서 식당이나 하겠다는 막동이의 꿈에 막동이만 없습니다. 하늘에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그 식당이 제 기억이 맞다면 지하철 3호선 일산 신도시 가는 길, 대곡 역에서 보일 겁니다. 막동이가 영화 초반 제대하고 집을 찾아가는 장면이 나오지요. 그곳으로 기억하는데 ... 좀 헛갈리기도 하고.
1997년 개봉 당시 홍보 카피는 ‘한국영화계를 뒤흔든 충격의 느와르!’였습니다. 네, 충격이었습니다.
미애를 정부로 항상 곁에 두려는 조직의 보스 배태곤, 그리고 미애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막동.
늘 배태곤 옆에 있지만 막동을 사랑하고 순수한 사랑을 느끼는 미애...
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실타래처럼 엉킵니다. 매사건마다 연결되고 꼬이는 이들은 ‘운명이라는 어항 속에 갇힌 물고기들’처럼 운명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초록물고기’는 슬프면 슬픈 대로, 잔인하면 잔인한 대로 날것의 인생을 보여줍니다. 고향, 가족, 전통, 순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어둡고 허무한 현실 속 우리의 치열한 삶을 보여주며, 그 현실을 꼬집는 것이 아닌 사실 그대로를 보여줍니다.가족과 식당을 하고 싶다는 막동이의 꿈은 곧 우리들의 소박한 바람입니다. '건달, 깡패영화'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따스함'이 물씬 풍기는 영화입니다. ^^
이 영화는 당시 한국 최고의 영화배우와 스태프가 모여 완성한 작품입니다. 그들이 완성해낸 슬프고 잔인하며 감동적인 한국적 누아르는 1997년 최고의 한국영화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초록물고기’는 한국 리얼리즘을 말하며, 한국적 누아르를 향하며, 젊음의 순수를 그렸습니다.
한석규는 1997년 출연한 ‘접속’ ‘넘버3’가 잇달아 개봉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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