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릴레이 인터뷰 (9) 배우 정혜원
천방지축 말광량이 같은 배우 정혜원은 허당기 가득한 4차원 소녀처럼 보인다. 생각없이 유쾌 발랄한 ‘덤벙이’ 같지만 등록금 조금 내고 대학을 다니는 장학생 '똑순이'다. 또 7월부터 시작된 야구 연습에 11월이 돼서야 출석한 '농땡이'지만 처음 해 본 실내 타격 시합에서 1등을 차지한 '승부사'이기도 하다. 소리없이 강한 면모를 지녔다.
정혜원은 2008년 안방극장을 통해 데뷔한 7년 경력의 배우다. 그리고 세계 최초 여자 연예인 야구단인 한스타 여자 야구 팀의 등번호 44번의 선수다. 거기에 더해 2011학번의 대학생이기도 하다. 하나를 해도 벅찰 20대 중반의 그녀는 어떻게 1인 3역의 바쁜 생활을 하게 됐을까. 그러면서도 세 분야 모두에서 뒤처짐이 없다. 그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인간 정혜원'을 파헤쳐 보자.
신선한 미모 이미지로 데뷔, 드라마·영화·CF서 두각··MBC '메이퀸'서 큰 인기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때 서울로 온 정혜원은 '나도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아이였다. 그리고 중학교때 길거리 캐스팅 명함을 수없이 받으며 숨겨왔던 연기자의 꿈을 다시 꾸게 됐다. 그러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어릴 적 꿈이었던 연기로의 도전에 발판을 만들었다. 계약조건인 '한 달 내 10㎏ 감량-시나리오20권 읽기'를 연기 지망생인 소녀는 이를 물고 해냈다. 악바리라고 불린 그 소녀는 정혜원이었다.
2008년 8월, 고교 2학년이던 정혜원은 KBS 드라마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를 통해 데뷔하며 연예계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민홍 감독의 눈에 들었는지 이듬해에도 '전설의 고향-혈귀'에 출연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신선한 이미지의 소녀에게 반응은 빨랐다. 바로 광고가 들어왔다. '아름아~'로 기억되는 KTF 보디가드 폰 CF에 출연했다. 이어 2009년엔 오달균 감독의 '하늘과 바다'라는 영화에 첫 출연했다. 현재 대세 배우로 성장한 유아인의 상대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정혜원의 연기생활은 순탄하게 풀렸다. 2010년 SKT 광고 모델 콘테스트에서 수천 대 일의 경쟁을 뚫고 1위를 차지했다. 최종 면담에서 '저를 뽑으면 후회하지 않을 거에요"라고 말한 당돌함이 있었다. 이후 쥬얼리 브랜드 '줄리엣' 전속모델이 됐고 아이시스 CF도 찍었다.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다던 한 아이의 꿈이 이뤄져 가고 있었다.
정혜원은 2011년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 이어 2012년 영화 '두개의 달'에도 출연했다. 이순재, 조성하, 조민기, 신은경, 유승호 등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의 예쁨을 받았다. 그리고 인기 드라마였던 MBC '메이퀸'에 캐스팅이 됐다. 제법 비중있는 한지혜의 동생 '천영주'역할을 맡아 나름 열연했고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당연히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었다. '메이퀸'을 마치고 정혜원은 서로간의 소통문제로 소속사와 결별했다.
연예생활 중 어려운 일에 대해 정혜원은 특별한 것은 없었다며 연기를 안하는게 힘들다고 했다. 공부보다 연기에 대한 갈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잡혀 있는 스케줄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한 정혜원은 "겨울 방학을 통해 학교 정기공연에 참여할 계획이다. 학교 공연도 내겐 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매순간 집중하고 노력하는게 자신의 스케줄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3년 휴학 후 돌아온 캠퍼스··이왕이면 잘하자 '열공' 과 수석에 전액 장학생도
그리고 2014년 2학기, 재수 끝에 입학한 건국대 영화과로 돌아왔다. 연기에 몰두하며 보낸 3년 간의 휴학을 만회하기 위해 공부에 매달렸다. 친구의 교사자격증 취득 권유에 교직이수를 목표로 책을 팠다. 과 수석으로 전액 장학생이 되기도 하고 학기마다 장학금을 받으며 현재 성적은 4.5점 만점에 4.1을 받고 있다.
정혜원이 공부에 재미를 붙힌 2015년은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팀이 창단된 해. 원래 야구를 좋아해 사회인 야구단에 들어갔다 스케줄로 연습에 나가지 못해 짤린 정혜원은 그때의 연으로 한스타 문을 노크하고 입단했다.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 할 수있는 건 다 경험 보자는 마음으로 입단했지만 공부를 핑계로 연습엔 게을렀다.
처음 잡은 방망이로 타격 시합 1등··홈런 3방에 동료도 놀라고 자신은 더 놀라
지난 9월 1일 스크린 야구장 '리얼 야구존'에서는 한스타 여자 선수들의 타격연습 시합이 있었다. 이 날 정혜원은 창단식 참석후 처음으로 연습장에 나타났다. 캐치볼만 몇 번 해봤다는 정혜원은 배트는 처음 잡는 완전 초보였다. 연습때 헛스윙만 연발하던 정혜원은 본 게임에 들어가자 승부욕이 발동했다. 생글거리며 휘둘러 빗맞은 공도 홈런이 됐다. 힘도 있고 맞추는 재주가 있었다. 예상을 깨고 홈런 3개를 친 정혜원은 1등을 차지했다. 야구에 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혜원은 자신의 야구실력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처음 나가서 1등 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겠다"면서 "연습만 충실히 하면 에이스가 되지 않을까요?"라고 하룻 강아지같은 대답을 내놨다. 또 등번호 44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혜원은 "남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좋아해서 4번을 골랐다. 그런데 길건 언니가 4번이라 44번을 했다. 요즘 쌍둥이 숫자가 잘 나가더라"며 엉뚱한 이유를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운동신경이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정혜원은 "아빠가 187㎝로 높이뛰기 선수였다. 아빠에게 운동 유전자를 받은 것 같다. 운동은 헬스, 필라테스, 요가를 비롯해 골프와 스쿠버다이빙도 했다. 골프가 야구에 도움이 된다"며 "왼손으로 스윙해 봤는데 새롭고 좋더라. 야구에서도 왼손 스윙을 연습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닭살부녀 였던 정혜원의 아빠가 올 초 돌아가신 것을 나중에 알았다)
정혜원은 포지션에 대해 민첩하고 센스가 필요한 유격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민이 언니에게 밀리지만 언젠간 내가 선발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친한 동료는 배우 함민지와 LG 치어리더 정다혜를 꼽았다. "민지는 원래 친했고 다혜는 동갑내기라 금방 친해졌다"고 또 엉뚱한 것까지 대답했다. 한스타에서 잘하는 선수를 묻자 "많이 못나와서 거론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박지아가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좋아하는 야구팀과 선수에 대해 "LG 트윈스와 롯데 자언츠다. 트윈스 루키 장준원은 사회인야구단에서 알게돼 친하게 지낸다. 자이언츠에선 황재균!. 듬직한 체격이 멋있다"며 "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한스타 선수로서 마음가짐과 각오를 묻자 정혜원은 "같은 직군에 있는 언니, 친구, 동생을 많이 만나 함께 운동하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다. 더우기 좋아하는 야구를! 이라며 앞으로 한스타가 저로 인해 승리하게 되면 정말 황홀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야구, 농구 외 취미는 독서와 시나리오 쓰기라는 정혜원에게 자신의 성격과 장단점을 물었다. "난 완벽주의자다. 뭐든 환벽하게 하고 싶은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과정은 힘들지만 결과가 완벽하면 성취감이 장난이 아니다"며 "밤을 새거나 하나의 일로 수개월을 몰두해도 피곤한 줄 모른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해피 바이러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애는 3번 정도 했는데" 말 흐리고 "주량은 소주 3잔" 이라며 잔 크기는 비밀··
상당한 미모인데 연애도 많이 했을 것 같다고 하자 정혜원은 3번 정도 했는데 학창때 라며 말을 흐렸다. 이상형은 황재균처럼 듬직한 남자가 좋다고 했다. 이어 "내가 원숭이를 좋아해서 원숭이상에 듬직한 남자 어디 없을까? 미녀와 야수같은 커플이 되고 싶은데 나부터 미녀가 돼야겠다"고 가득한 허당기로 깔깔거렸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주량에 대해 면 요리와 치즈를 꼽은 정혜원은 일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사케동에 빠져 있다고 덧붙혔다. 주량은 항상 소주 3잔 이라고 말한다면서 "비밀인데 그 잔이 소주 잔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쉿!"이라고 일러줬다. 자신의 신체 특징에 대해선 "개구리 발가락이다. 발가락이 펼쳐져 있다. 무좀은 안걸리겠다고 다들 부러워한"며 "발가락이 손가락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힘도 세다며 신기하지 않냐"고 말도 안되는 얘기를 되물었다.
"훌륭한 배우가 목표··스스로 만족하는 연기 할 때 까지 최선" 독하고 야무져
연기와 공부와 야구, 쉽지 않은 세 가지 일을 모두 잘하고 싶다는 정혜원은 열정이 가득한 욕심장이다. 1991년생인 그녀는 나이에 맞게 아직 철이 없는 듯 맹랑하게 사람들을 웃기기도 하지만 자신의 일에서 만큼은 빈 틈이 없다. 겉과는 달리 속을 들여다 보면 보통 악바리가 아니다. 그 바탕에 무한한 잠재력이 숨어있음을 그녀는 결과물로 입증한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고 롤 모델은 누구냐고 물었다. 그녀는 "단순한 연기 이외에 노력해야 이뤄낼 수 있는 다른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싶다. 영화 '도리화가'처럼 소리면 소리, 춤이면 춤, 운동이면 운동 등 뭐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게 꿈이다. 영화 '황진이' '코리아'에 출연한 하지원 선배처럼 되고 싶다"며 "최종 목표는 훌륭한 배우가 되는 것이다. 너무 어렵고 긴 여정이라 평생 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혜원은 "연기는 언제나 아쉽고 부족하지만 그것을 매일매일 채우며 성장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할 때까지"라고 딱 부러지듯 말을 맺었다. 그녀는 야무졌고 독했다.
한편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은 지난 9월21일 공식 창단식을 가진 후 매주 한 두차례 단체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은 내년 한국여자야구연맹(회장:정진구)에 정식으로 가입할 예정이며 이후 여자 사회인 야구대회에 본격적으로 출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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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홍민희, 신지은과 함께하는 한스타-아프리카TV(http://afreeca.com/mjhanstar)가 개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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